통일부 당국자 "사전 통보했는데…합의정신 이행해야"
2020년 8월 연일 계속되는 집중호우와 북한 황강댐의 방류로 역대 최고수위를 경신한 경기도 연천군 군남댐이 수문을 열고 방류하던 당시. / 이덕인 기자 |
[더팩트ㅣ조채원 기자] 정부는 1일 북한이 장마 기간 임진강 황강댐에서 통보 없이 물을 방류한 정황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지난 6월 30일과 지난달 17일 북측에 댐 방류 시 미리 통보해줄 것을 공식 요청한 바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미국 상업위성인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지난달 20일 촬영한 북한 황강댐에서 일부 수문을 열고 물을 방류하는 모습이 확인됐다"고 지난달 28일 보도했다. RFA는 지난달 24일과 27일에도 북한이 황강댐의 수문을 열고 물을 방류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북한은 언론에 보도된 날짜를 포함해 7월 중 수위조절 차원에서 수시로 방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우리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기관이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방류 자체는 우리에게 직접 영향을 미친다"며 "알려주는 것이 어려운 일도 아니고 합의의 정신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황강댐은 임진강 상류에 있는 북한의 댐이다. 임진강 우리 군남댐에서 57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저수용량은 3억5천만 톤(t) 규모로 군남댐의 약 5배다. 북한이 사전 통보 없이 물을 대량으로 방류할 경우 임진강 하류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2009년 9월 북한이 예고없이 황강댐을 방류해 우리 국민 6명이 사망하고, 2012년에는 야영객 70명이 긴급 대피한 사례가 있었다. 남북은 2009년 10월 북한이 댐 방류 시 사전 통보하기로 합의했지만 2011년부터는 이행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