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낙' 만났지만 곳곳 뇌관…민주당, 계파 갈등 봉합 요원
입력: 2023.08.01 00:00 / 수정: 2023.08.01 00:00

이재명 '사법리스크' 다시 부각…퇴진론 분출 가능성
혁신위, '공천 룰' 다룰 계획…비명계 불만 나와


더불어민주당 계파 갈등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과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8월 중 이 대표에 대한 추가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불어민주당 계파 갈등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과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8월 중 이 대표에 대한 추가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더불어민주당 계파 갈등이 8월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내부 다툼 향배의 가늠자로 여겨졌던 전현직 대표가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낸 데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다시 부상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당 일각에서 이미 확정된 내년 총선 공천 룰 변경 요구도 친명계와 비명계 간 계파 갈등을 증폭시킬 뇌관으로 꼽힌다.

민주당 내홍을 봉합할 계기를 마련할지 주목됐던 이른바 '명낙회동' 이후 비명계 진영에서 뒷말이 나온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낙연 전 대표 귀국 이후 처음 만난 자리였지만 원론적인 의견 교환만 됐다"며 "당이 도덕성을 회복하고 중도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과감한 혁신이 필요한데도 방법에 대한 결이 다른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와 이 전 총리가 지난달 28일 만나 윤석열 정부의 실책을 비판하며 총선 승리에 인식을 같이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단합'을 주문했지만, 이 전 총리는 '혁신과 도덕성'을 강조하며 시각차를 드러냈다. 두 사람의 만찬 회동이 당내 갈등을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됐지만, 별다른 진전은 없었다는 평가가 많다.

내년 총선 공천 혁신안도 계파 갈등 봉합에 걸림돌이다. 민주당은 지난 5월 강력범죄, 음주운전, 투기성 다주택자 등은 예외 없이 부적격 처리해 공천에서 배제하는 내용의 공천안을 확정했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18일 공천 룰 문제를 다룰 수 있다고 언급하자, 비명계 측은 '솎아내기'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친명계는 '대의원제 폐지' 등 당원 영향력 강화와 공천 룰 수정을 요구했고, 비명계는 '팬덤 정치'와 결별과 이 대표 체제 평가가 1순위로 이뤄져야 한다고 혁신위에 요청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의 친명계 원외 인사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가 현역의원 절반의 물갈이 등이 담긴 혁신안을 제안하며 특별당규 개정안 검토를 요구했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18일 공천 룰 문제를 다룰 수 있다고 언급하자, 비명계 측은 솎아내기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 대표가 지난달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 9차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임영무 기자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18일 공천 룰 문제를 다룰 수 있다고 언급하자, 비명계 측은 '솎아내기'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 대표가 지난달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 9차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임영무 기자

윤형준 민주당 혁신위원은 통화에서 "당 혁신과 관련해 혁신위에 워낙 많은 제안이 들어오고 있고, 그 가운데 상당수는 공천 룰이나 어떤 인물들로 일신해야 하는지에 대한 말씀"이라며 "저희는 이런 의견을 무시할 수 없고 잠정적·기본적으로 제안 주신 것들에 대해 폭넓게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아직 공천 룰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논의한 건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다시 부각되는 점도 내부 분란을 키울 요소로 꼽힌다. 비명계 진영에서 이 대표의 퇴진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지난 5월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이 터지자 계파를 불문하고 도덕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당 쇄신론이 분출된 것인데, 이 대표 체제에서 '방탄' 이미지를 벗을 수 없다는 주장도 비명계 일각에서 제기됐다.

검찰이 8월 중 이 대표에 대한 추가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백현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지난달 말 이 대표 조사와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을 시사한 데 이어 쌍방울그룹의 방북 비용 대납 의혹 수사도 속도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에 대한 2차 체포동의안이 이달 중 국회에 넘어올 가능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가뜩이나 친명계와 비명계가 체포동의안 기명투표 전환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상화을 고려하면 검찰의 8월 영장설이 현실화한다면 걷잡을 수 없는 내홍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 대표가 지난달 24일 국회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을 기명투표로 전환해야 한다고 언급하자, 일부 비명계 의원들은 일명 '수박'(비명계를 비난하는 은어) 색출용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미 여당의 견제도 시작됐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달 3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가 '쌍방울 수사팀' 명단을 공개한 데 대해 "민주당 내의 공적 조직이 당 대표 방탄을 위해 이러한 좌표 찍기를 부활시켜 광적인 민주당 지지자들로 하여금 검사들에게 인신공격을 가하도록 유도하고 수사에 영향을 미치려는 것에 대하여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이 대표는 자신의 범죄혐의와 관련한 사실이 드러날 때마다 '조작 수사' 운운하며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을 부정하는 발언을 쏟고 있다"며 "담당 검사의 실명을 공개하고 '검사신상공개법'까지 밀어붙이면서 사법부를 압박하는 작태는 뻔뻔함을 넘어 가히 법 위에 선 자가 보여주는 사법 농단이라 할 만하다"고 지적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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