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지명, 방송 장악하려는 것...국민 바보 아니야"
"장모 법정 구속...尹 선택적 침묵 말고 국민께 사과해야"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31일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과 관련해 국정조사를 하면 된다고 밝혔다. /뉴시스 |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처가 부동산 특혜 의혹이 불거진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안에 대해 "아무 근거가 없다"면서 "의혹이 없는 걸 밝히려면 국정조사를 깨끗하게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31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상시사'에서 "아무 근거도 없이 예비 타당성 조사 원안을 변경안으로 수정했다. 이 사실이 드러난 게 핵심"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 근거라는 게 결국은 원안을 변경안으로 바꾸려면 논리적인,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해 놓고 바꿔야 하는데 그게 경제성 분석"이라며 "타당성 조사의 경제성 분석을 해서 B/C를 해 보니까 예타보다 2안이 낫더라. 이렇게 해서 안을 바꿔야 하는데 그거 없이 이 변경안이라는 걸 불쑥 내놓은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리고 국토교통부나 용역 회사가 변경안이 더 낫다고 그냥 일방적으로 말로만 주장하는데 아무 근거가 없다"면서 "국정조사를 한다면 모든 포커스가 거기에 맞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여야가 참여하는 노선검증위원회를 설치하자고 제안한 것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 국회가 할 일을 하고 행정부가 할 일을 구분해야 한다"며 "노선을 결정하고 또 근거로 수정하는 건 국토부, 행정부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권에서 여당 동수로 하든 의석 배분으로 하든 노선검증위원회를 구성해 놓으면, 여야가 뭐 자기들이 생각하는 전문가를 파견해서 노선검증위원회를 구성한다고 한들 그게 싸움밖에 더 되겠느냐"며 "원 장관이 노선검증위원회를 하자는 것은 교묘하게 비틀어서 국회가 할 거하고 행정부 할 거를 섞어 버리는 것이다. 이거는 꼼수다. 나중에 책임을 같이 하지 않았느냐고 주장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이 문제의 해법에는 두 가지 원칙을 세워야 한다. 첫째는 양평 고속도로는 예타를 통과한 국책사업이기 때문에 그대로 추진한다는 것. 두 번째는 의혹이 합리적인 의심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규명한다는 것"이라며 "국정조사는 그대로 하되 이 노선을 추진하는 것은 타당성 재조사를 해서 계속 사업이 굴러가도록 하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원 장관의 말이 몇 번 바뀌었다. 처음에는 완전히 백지화했다가 지금은 수혜자인 양평군민이 원하면 (재추진하겠다고 한다)"면서 "서울-양평 고속도로를 만들어 놓으면 양평군민만 수혜자가 아니다. 서울시민이 많고 경기도도 많다. 강원도민도 있다. 양평군민들 의사를 물어보고 여론조사를 한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원 장관께서 이거를 가지고 자꾸 정치적으로 싸우려고 그러는데 원 장관의 지금 입장은 민주당이 사과 안 하고 민주당의 뭐 정치적 오물(이라고 하는데), 오물이라는 거는 국토부가 뿌린 것"이라며 "정치적 오물을 치우지 않으면 저거 날파리 선동이다, 가짜 뉴스, 자꾸 이러는데 계속 원 장관이 저런 식으로 나오면 저는 대통령께서 장관을 경질하더라도 이거는 제대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유 전 의원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지명에 대해서도 "KBS, MBC, YTN 이런 공영방송, 특히 방송 전반을 장악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민주주의가, 언론의 자유가, 우리 세상이, 이 사회가 정말 이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정권이 바뀌고 이러면 뭔가 나아져야 하는데 저는 그 점에서 제일 좀 안타까움이 있다"고 했다.
그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나 문재인 정부 때도 공영 방송 장악했다. 그건 부인할 수 없다"며 "공영 방송의 지배 구조, 공영 방송의 경영 지배를 정치적으로 중립되고 독립되게 하기 위한 법을 박근혜 정부 말기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대부분 발의했는데 자기들 집권하고 안 했다.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지금 윤석열 대통령께서 역사에 남을 그런 대통령이 되려면 이번에 방송을 바꾸면서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진짜 한 단계 발전시키기 위해서 나는 방송을 장악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그런 철학을 가지고 (해야 한다)"면서 "(그런) 의지가 하나도 안 보이고 이동관이라는 사람을 보내는 것은 그거는 뭐 KBS, MBC 사장이 바꿀 거고 방송을 장악해서 정권의 나팔수, 정권의 하수인이 되는 그 방송을 만들고 나서 이제 총선을 치르겠다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과거 정권이 공영방송을 장악하면 국민들이 방송에서 하는 말을 다 믿는 바보 같은 국민이 아니다. 방송을 아무리 열심히 장악해도 대선에서 다 지고 총선도 진다. 국민들은 그만큼 이렇게 뚫어보시는 것"이라며 "MBC, KBS가 진짜 정권의 하수인, 나팔수가 되어서 편파방송을 하는지 안 하는지 보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동관 내정자가 영국의 BBC, 일본의 NHK 이야기를 하는데 제가 정말 웃었다. 방송 장악하러 온 사람이 무슨 영국의 BBC고 일본의 NHK냐. 그렇게 할 의지가 있었으면 저렇게 지명을 안 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가 법정 구속된 데 대해 "죄질이 굉장히 안 좋고, 인정하지도 반성하지도 않고 있다"면서 "대통령께서 대선 과정에서 틀린 이야기를 했다. '장모는 사기당한 피해자다', '장모가 남에게 피해를 준 적 없다' (고 했다)"고 직격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선택적인 침묵을 하고 있다. 자기한테 불리하거나 잘못한 문제에 대해서는 국민 앞에 떳떳하게 나서서 이야기를 못 하고 선택적인 침묵을 하고 입을 꾹 닫고 계신다"면서 "이런 문제는 국민들한테 '정말 면목 없다. 대선 과정에서 나도 몰랐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이런 불법이 드러났으니까, 국민들께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 앞으로는 대통령 친인척하고 관련된 이런 불법이나 부패는 정말 성역 없이 절대 없도록 하고 성역 없이 수사받도록 하겠다, 법의 처단을 받도록 하겠다.' 이런 정도의 이야기는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덧붙였다.
유 전 의원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무소속 출마·신당 창당설 등이 제기되는 데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민하고 있다"며 "워낙 찍혀서 저한테 공천해 주겠나. 저는 공천을 구걸할 생각도 전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홍준표 대구시장이 국민의힘을 향해 "나는 총선까지 쳐냈지만, 이준석도 안고 가고 유승민도 안고 가라"고 제언한 데 대해 "제발 좀 잘못했으면 '입꾹닫(입을 꾹 다물다)' 하시는 게 맞는 것 아니냐"며 "거기다 왜 저를 끌어들이느냐"고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