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6일 김건희 여사 특혜 의혹이 불거진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과 관련해 야당 의원들이 사과를 요구하자 "사과한다면 이 거짓과 선동의 사태를 만든 민주당 전·현직 대표(이해찬·이재명)부터 하라"며 거부했다. /국회=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6일 김건희 여사 특혜 의혹이 불거진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과 관련해 야당 의원들이 사과를 요구하자 "사과한다면 이 거짓과 선동의 사태를 만든 민주당 전·현직 대표(이해찬·이재명)부터 하라"며 거부했다.

이날 오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 전면 취소와 관련해 원 장관의 현안 보고를 받고 현안 질의를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은 현안 질의 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원 장관의 그간 태도에 대한 사과가 선행되어야 회의를 재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토위 야당 간사 최인호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국토부가 지난 23일 양평고속도로 사업과 관련해 모든 자료를 공개한다며 홈페이지에 관련 자료를 올린 것을 문제 삼으며 원 장관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이외에 다른 야당 의원들도 원 장관이 의혹 해소에 있어 요청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민기 국토위원장은 원 장관에게 "의사진행발언에서 장관의 사과가 선행되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제 의견부터 말하자면, 제가 지난 14일 국토위원장 명의로 국토위 자료제출을 충실히 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17일 현안질의가 예정돼 있음에도 그때까지 자료제출을 상당부분 안 했기 때문"이라며 "이후 국토부 홈페이지에 자료가 공개됐다. 또 자료가 공개돼 있음에도 (야당 의원들의 주장에 따르면) 그나마도 핵심 자료는 빠져있다고 한다. 그리고 (박상혁 의원에 따르면) 파일이 조작돼 있다는 것이다. 장관은 사과를 하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원 장관은 "지금 그런 문제들을 질문하고 답변하기 위해서 현안 질의가 마련된 것 아니겠나. 아직 보고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제가 왜) 사과하나"라며 사과를 거부했다.

원 장관이 답변을 마치자마자 '야당의 문제제기를 괴담 치부하는 장관에게 어떻게 현안 질의를 하나', '그럼 회의를 안 한다는 거냐', '사과는 얘기를 듣고 사과를 해야 한다', '설명을 들어보고 얘기해야지' 등의 여야 의원들의 고성과 항의가 섞여 장내가 소란해졌다.

김 위원장이 곧이어 원 장관에게 "사과를 강요할 순 없다. 그러나 위원장이 그동안 볼 때도 사과를 전제하는 게 타당하다는 생각이 있어 의향이 있냐고 (원 장관에게) 물어봤는데 사과할 의향이 없다고 말한 거다"라며 "그동안 태도에 대해서 사과할 의향이 없나"라고 재차 사과를 요구했다.

원 장관은 이에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모든 상황이 지금까지 온 건 지난 6월 15일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난데없이 특혜 의혹을 들고 와서 당원교육에서 말한 것이고, 이재명 대표가 TF까지 만들어가면서 사실상 지시를 해서 그렇다"라며 "(야당의 의혹 제기가) 괴담인지 아닌지도 (이 자리에서) 밝힐 것이고, 사과한다면 이 사태를 거짓선동으로 만든 민주당 전·현 대표부터 하라"라고 사과를 재차 거부했다.

원 장관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국토위 위원들은 '태도가 이러니까 사과 요청을 하는 것 아니냐', '왜 기름을 붓느냐', '장관의 태도가 아니다' 등의 발언이 터져나오며 장내는 또 여야 의원들의 고성과 반발로 소란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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