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지지율 '30%대 박스권'…아랑곳 않는 대통령실, 왜?  
입력: 2023.07.24 00:00 / 수정: 2023.07.24 00:00

"지지율 일희일비 않겠다"
내년 총선 공천 앞두고 '보수 지지층 결집' 우선 전략


연이은 해외 순방 후에도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은 30%대에 머물러 있다. 우크라이나 방문과 김건희 여사 명품 매장 방문 논란에 대한 대통령실 메시지 관리가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5일(현지시간) 키이우 인근 부차 지역을 방문한 윤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연이은 해외 순방 후에도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은 30%대에 머물러 있다. 우크라이나 방문과 김건희 여사 명품 매장 방문 논란에 대한 대통령실 메시지 관리가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5일(현지시간) 키이우 인근 부차 지역을 방문한 윤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이달 둘째 주 지지율이 횡보했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지지율이 지난주 큰 폭 하락하는 등 30% 박스권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국정운영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대통령실은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기류가 여전하다. 현 단계에선 외교·안보 이슈에 집중하면서 보수 지지층 결집을 공략하고, 내년 총선 공천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본격적으로 중도 확장 행보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해외순방 이후 나온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횡보·하락한 모습이다.

21일 한국갤럽 여론조사(7월 18~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서는 윤 대통령이 '직무 수행을 잘했다'는 긍정평가가 33%였다. 긍·부정평가가 모두 지난주에 비해 1%포인트 오르면서 횡보한 것이다. 직전 여론조사에선 윤 대통령 지지율이 전 주에 비해 6%포인트 급락해 같은 기관 여론조사 중 취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20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의 전국지표조사(7월 17일부터 19일, 전국 성인남녀 1001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는 윤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평가가 34%로, 직전 2주전 조사보다 4%포인트 하락했다. 부정평가는 54%로 3%포인트 올랐다. 지난 17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미디어트리뷴 의뢰, 지난 10~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07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에서도 윤 대통령 지지율은 2주 연속 하락한 38.1%를 기록했다.

대통령실은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의 지지율은 내년 총선 구도를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전문가는 분석한다. /한국갤럽 갈무리
대통령실은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의 지지율은 내년 총선 구도를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전문가는 분석한다. /한국갤럽 갈무리

윤 대통령은 최근 순방 기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해 북한 위협에 대한 국제사회 대응 공조를 강조하고,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했다. 그러나 청주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 경상북도 예천 산사태 등 국내 호우 피해에 '순방 효과'가 묻힌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순방 기간 연장과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명품매장 방문에 대한 대통령실의 부적절한 해명도 지지율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전체 응답자의 61.6%가 김 여사의 명품 쇼핑 논란에 대해 '해명·사과가 필요하다'고 답했다는 여론조사(미디어토마토 조사, 7월 17일부터 19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5명 대상)도 21일 나왔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취임 두 달 만에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추월한 '데드크로스 현상'이 발생했고, 이후 줄곧 30%대에 갇혀 있다. 같은 기간 문재인 전 대통령 평균 지지율이 60%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다. 대통령의 지지율은 내년 총선 선거 구도 형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지지율 정체가 지속될 경우 국정운영 동력을 잃는다는 점도 우려할 부분이다. 이와 관련,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지난 1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방문, 여사 논란 관련 대통령실의 메시지 관리를 지적하면서 "대통령실에서 지지율을 좀 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의 당내 지지기반이 약한 만큼 내년 총선 공천 때까지 보수 지지층 결집에 집중하고, 이후 중도층 공략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7일 경북 예천군 산사태 현장을 둘러보며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는 윤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의 당내 지지기반이 약한 만큼 내년 총선 공천 때까지 보수 지지층 결집에 집중하고, 이후 중도층 공략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7일 경북 예천군 산사태 현장을 둘러보며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는 윤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은 지지율과 관련해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부족한 것들을 채우면서 해나가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다. 지지율을 인위적으로 반등시킬 수 없다는 인식도 깔려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폭우 대응 미흡으로) 민심이 안 좋다는 소리는 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대통령실에서) 다른 메시지를 내기 어렵다. 잘못한 건 잘못한 거니까 이럴 땐 지지율이 빠지더라도 그냥 지켜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이 내년 총선 공천을 앞둔 시점에 전략적으로 보수 지지층을 집중 겨냥하는 메시지를 발산하면서 상대적으로 중도층에 호소하는 메시지 관리에는 소홀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최근 윤 대통령은 지난달 자유총연맹 창립기념식에 참석해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겨냥하면서 "반국가세력들"이라고 발언해 파장이 일기도 했다. 여권 관계자는 "아직 (내년 총선) 당선보다는 공천이 중요한 단계라 그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여권에선 지금 이 상황에서 강성 지지층 결속이 제일 중요하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당내 지지기반이 없다 보니 중도로 나가서 내부에서 흔들리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그래서 현재로선 중도층을 생각할 겨를이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총선을 앞두고 연말이나 내년 초쯤에는 '개혁 정부를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면서 중도층을 겨냥하는 방향으로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각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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