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과 관련해 방류 점검 과정에서 한국 전문가 참여 등을 요청했다. 12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는 윤 대통령. /뉴시스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2일 오후(현지시간) NATO 정상회의가 열리는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점검 과정에서의 한국 전문가 참여와 방사성 물질 농도 기준치 초과시 즉시 방류 중단을 요청했다. 오염수 방류 관련 국내 반발 여론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일본 측의 방류 결정을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5분부터 35분까지(현지시각) 약 30분간 기시다 총리와 회담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적인 요소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최근 IAEA(국제원자력기구) 발표 내용을 존중한다고 언급했다. IAEA는 앞서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성 기준에 부합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계획대로 방류의 전 과정이 이행되는지에 대한 모니터링 정보를 실시간 우리측과 공유하고, 방류에 대한 점검 과정에 우리 전문가도 참여토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경우 즉각 방류를 중단하고 한국 측에 바로 알려줄 것도 요청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일본 총리로서 해양 방출 안전성에 만전을 기해 자국민 및 한국 국민들의 건강과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방출은 하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또 해양 방출 개시 후 IAEA의 검토를 받으면서 일본이 시행하는 모니터링 정보를 높은 투명성을 갖고 신속하게 공표하고, 만일 모니터링을 통해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등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계획대로 즉시 방출 중단 등 적절한 대응을 취하겠다고 설명했다.

양 정상은 또 앞서 이날 북한의 장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에 대해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자 한반도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심각한 도발'이라고 강조하고 강력히 규탄했다.

이어 한일, 한미일 정상 간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이어 나가기로 하면서 이와 관련해 미국이 제안한 한미일 3국 정상회의를 환영했다.

아울러 인도 태평양 지역의 전략적 중요성에 공감하고 각자의 역내 구상 추진 과정에서 연대를 지속하는 한편, 글로벌 복합위기 대응 과정에서 보편적 가치를 수호하고 공동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또 양국 협력을 미래 지향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포괄적 경제분야 협의체인 '한일 고위경제협의회'를 연내 재개하기로 합의하고, 외교와 안보를 비롯해 경제, 문화, 인적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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