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최경환, '보수연합군' 띄웠지만 국민의힘 반응 '미지근'
입력: 2023.07.06 07:46 / 수정: 2023.07.06 07:46

당내 부정적 분위기..."득보다 실이 클 것"

친박계 좌장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띄운 보수연합군에 국민의힘은 뒤숭숭한 분위기다. 지난해 3월 24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앞에서 최경환 전 부총리(왼쪽)가 환한 표정으로 박근혜 정부 당시 인사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맨 오른쪽)도 바쁘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 /김정수 기자
'친박계 좌장'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띄운 '보수연합군'에 국민의힘은 뒤숭숭한 분위기다. 지난해 3월 24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앞에서 최경환 전 부총리(왼쪽)가 환한 표정으로 박근혜 정부 당시 인사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맨 오른쪽)도 바쁘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 /김정수 기자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친박계 좌장'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띄운 '보수연합군'에 국민의힘이 뒤숭숭한 분위기다. 중도 확장을 위해 탄핵으로 심판받은 친박 세력과 손을 잡는 게 부담스럽지만, 이들이 대구·경북에서 여전히 높은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는 불편한 반응이 주를 이루면서도 "가봐야 아는 일"이라는 유보적인 반응도 나온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5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최 전 부총리의 발언에 대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얘기"라며 "저희 당은 모든 것이 열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진보 쪽에서도 우리 당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건강한 분들이면 모셔 오는 게 좋다"면서 "그 누구든 배제할 필요는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반면 수도권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당원도 아니고 정치권 밖에 계신 분"이라며 거리를 뒀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도 통화에서 "최 전 부총리가 정치에 복귀하려고 명분 쌓으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의미를 축소했다.

당내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이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적폐 세력'으로 심판받았던 인물인 만큼 수도권·중도층 표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최 전 부총리와 함께 박근혜 정부에서 민정수석을 지낸 우병우 전 수석도 출마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최 전 부총리와 함께 박근혜 정부에서 민정수석을 지낸 우병우 전 수석도 출마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최 전 부총리와 함께 박근혜 정부에서 민정수석을 지낸 우병우 전 수석도 출마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윤희석 국민의 대변인은 지난 3일 YTN '뉴스라이브'에서도 "당내에서 썩 유쾌한 반응은 없는 것 같다"며 "그분들이 결국 끝에 가면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탄핵'이라는 단어까지 가게 된다. 그렇게 될 경우 하나로 뭉칠 수 있는 상황은 못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최 전 부총리가) 본인의 명예 회복을 위해 총선에 출마하는 건 자유지만 과거 얘기를 꺼내 들어서 정치적 입지를 다지려 한다면 국민들이 바람직하게 보지 않을 것이며 당 또한 마찬가지"라고 했다. 일각에서 흘러나온 최 전 부총리와 이준석 전 대표의 '비윤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 전 대표는 당원권이 정지돼 있지만, 저희 당 당원"이라며 선을 그었다.

최 전 부총리는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진 않았으나 정치권에서는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실제로 최 전 부총리는 지난해 말 사면된 후 경북 경산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 전 부총리는 경산에서 4선을 했으며, 최근 무소속 출마로도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지역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가 나올 정도로 영향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승리의 전제가 '수도권 승리'인 만큼 최 전 부총리와 연대는 득보다 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국민의힘 공천을 받기는 틀렸고, 무소속이나 신당을 창당하는 등 보수 성향의 정당에서 출마하지 않겠느냐"고 봤다. 총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남아있는 대구·경북에서 표가 갈릴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박 평론가는 최 전 부총리가 지역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총선까지 가 봐야 아는 일"이라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국민의힘이 지지율이 불안하다는 분석이 나오긴 하지만 여전히 '총선 텃밭'이라는 점에서다. 박 평론가는 "국민의힘은 옛날의 수구 정당으로 가선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라며 "굳이 최 전 부총리와 손을 잡을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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