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민주당, 2030 여성 지지받고 싶으면 '성폭력' 단호히 대처해야"
입력: 2023.07.05 15:14 / 수정: 2023.07.05 18:53

민주당 원외모임 '넥스트민주당', 권력형 성범죄 관련 토론회 개최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포함한 민주당 원외 청년 당원들이 5일 당내 권력형 성폭력 재발 방지와 피해자 보호를 논의하는 권력형 성범죄, 안전한 민주당으로 가는 길 토론회를 열었다. /넥스트민주당 제공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포함한 민주당 원외 청년 당원들이 5일 당내 권력형 성폭력 재발 방지와 피해자 보호를 논의하는 '권력형 성범죄, 안전한 민주당으로 가는 길' 토론회를 열었다. /넥스트민주당 제공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포함한 민주당 원외 청년 당원들이 5일 당내 권력형 성폭력 재발 방지와 피해자 보호를 논의하는 '권력형 성범죄, 안전한 민주당으로 가는 길' 토론회를 열었다. 이들은 민주당 혁신위에 권력형 성폭력 근절을 위한 내용을 담은 제안서도 발표했다.

이날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는 민주당 권력형 성범죄를 근절하자는 내용의 토론회가 열렸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과 '넥스트민주당' 공동 주최로 열린 토론회는 김수아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박 전 비대위원장, 신용우 안희정 충남지사 전 수행비서관, 이대호 서울시청 미디어 비서관 등은 발표를 맡았다.

토론자로는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마민지 다큐멘터리 감독, 이재정 전 민주당 보좌진, 황연주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사무국장 등이 참여했다.

이 의원은 이날 인사말에서 당의 도덕성 회복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의) 민주당은 특정 사건 하나만 가지고 이렇게 된 것이 아니다. 안희정·박원순 등 권력형 성범죄 사건뿐 아니라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 김남국 코인 사태 등 사건이 있을 때마다 대응하는 민주당의 태도와 입장이 매우 애매모호하고 회피하고 비호하는 등의 행동들이 모여있는 것 아니겠나"라며 "민주당의 근저에는 소속 의원들의 도덕 불감증이 있다"고 지적했다.

토론회 시작에 앞서 박 전 비대위원장은 안희정 전 지사 성범죄 피해자 김지은 씨와 박완주 국회의원 성 비위 피해자가 토론회 주최 측에 보내온 편지를 대독했다. 피해자들은 "국회와 정치권이 권력형 성폭력에 가장 취약한 조직이고, 평범한 하루를 살고 싶다"며 토론회가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일자리를 만들 선한 영향력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첫 발제자인 신용우 씨는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로 7년간 일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권력형 성폭력 문제의 해결은 단순히 피해자와 가해자의 싸움이 아니라 피해자 개인과 권력 집단과의 싸움이었다"고 말했다. 신 씨는 안희정 성폭력 사건 당시 가해자 편에서 권력을 부양한 자는 권력을 얻고, 피해자 편에서 진실을 증언한 증인들은 정치권에서 모두 쫓겨난 것을 예로 들며 '정의로운 사회란 무엇인지' 회의를 느꼈다고 덧붙였다.

신 씨는 민주당에 향후 △성폭력 피해자를 공격하고 2차 가해한 이들의 출당 조치 △성폭력 피해자를 도왔다는 이유로 출당된 이들의 공직 복귀 △공천심사위원회에 성폭력 관련 외부 전문가를 포함할 것 △공천 심사 대상자 대상 성인지감수성·성폭력 방지 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신 씨는 "안희정 비서실장 타이틀로 당선되신 조승래 의원, 지역구(의원 자리)를 선물 받으신 전 충남정무부지사 김종민 의원, 고등학교 친구로서 안 전 지사의 아들을 비서로 채용해 준 강준현 의원 등이 나서서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안 전 지사의 측근 현직 의원들을 직격하기도 했다.

두 번째 발제자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 비서실에서 일했던 이대호 전 서울시청 미디어 비서관이었다. 그는 권력형 성폭력의 발생 원인으로 △단체장 권력에 대한 견제 부족 △반인권적 조직 문화 △공적 자원을 사유화하는 문화 등을 지목했다.

이어 이 씨는 성범죄 발생 방지에 대한 대안으로 △공사가 구분되는 의전 시스템 가이드라인 제정과 당무 감사 실시 △직장 내 권력형 성범죄, 괴롭힘 예방 교육 실시 △민주당 윤리 규범 14조에서 '피해호소인'이라는 표현 삭제 △당 지도부 차원의 2차 피해 방지 의무 신설 △권력형 성범죄 발생 시 보좌진 대응 매뉴얼 제정·배포·교육 실시 등을 제안했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박 전 위원장은 지난해 박완주 의원의 성폭력 사건 당시 성범죄 처리와 결과가 당대표 한 명에 좌지우지될 수 있는 허술한 당내 시스템을 지적했다. 그는 "조직 내 성폭력 발생 시 권한이 있는 자가 사건을 어떻게 다루는지가 또 다른 숨겨진 피해를 밝히고 새로운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 전 위원장은 "민주당은 피해자를 통해 지속적인 문제 해결을 고려하지 않는 것에 대해 반성하고 약속하는 대책들을 추진해 재발을 막아야 한다"며 "박완주 의원을 제명했으니 모른다고 할 수 없다. 박원순 시장이 사망했다고 이 일은 끝났다고 말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전 위원장은 당내 성폭력 사건에 대한 보완 및 개선 대책으로 △젠더폭력센터 기능 강화 △성범죄 조사 및 사건처리 소요 시간 명시 △피해자의 새로운 일자리를 포함한 심리 회복 지원 △당 차원에서 가해자를 국회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고 14일 이내 윤리특위를 반드시 개회하도록 국회법 개정 △선출직을 비롯한 당내 보좌진과 당직자의 성평등 교육 의무화 및 강화 등을 제안했다.

박 전 위원장은 "민주당이 20·30세대 여성의 지지를 받고 싶다면 권력형 성폭력부터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넥스트민주당 측은 토론회 내용을 중심으로 도출된 '제안서'를 민주당 혁신위원회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안서에는 △젠더폭력신고센터 기능과 위상 격상 △권력형 성범죄 피해자 일상 회복 지원 제도 마련 △성폭력 관련 법률, 당규 및 윤리 규범 개정 △사각지대 없는 성평등 교육 의무화, 성평등 의전 가이드라인 제정 및 보급 등의 내용이 담겼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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