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가 IAEA 최종 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당 소속 의원들에게 신중한 언행을 당부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운데)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최종 보고서 공개를 앞두고 4일 국민의힘 지도부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개별 행동이나 발언은 자제해 달라"며 내부 단속에 들어갔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소속 의원들에게 "IAEA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최종 보고서 제출과 관련해 의원님들께 당부의 말씀 드린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그는 "다들 예상하시겠지만, 보고서 제출 이후 야당의 거짓 선동·정치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와 관련해 정부와 당 소속 의원님들의 대응에도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개별 행동이나 발언은 자제해 주시라"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지역 활동 시 진정성을 갖고 어업·수산업·자영업 종사자들을 격려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김기현 대표도 전날(3일) 최고위원회의 전 사전회의에서 '수조 바닷물 먹방' 논란을 일으킨 김영선 의원을 두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IAEA 보고서 결과가 나오면 정확한 수치를 바탕으로 국민들께 설명해야 한다"면서 "'일본 정부 대변인이냐'는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3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과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은 김영선 의원은 생선이 있는 수조 물을 마시면서 "이게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2011년에 방류돼서 우리 근해까지 온 것이라 지금 방류하는 것보다 훨씬 진하다"고 말했다.

이런 당부의 배경에는 오염수 방류에 대해 부정적인 국민 여론이 높은 것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의 '수조 물 마시기' 같은 돌발 행동이 되레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과학적·객관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대응'을 강조하면서 야당의 공세를 '괴담 선동'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최종 보고서를 보기도 전에 이미 결론을 내려놓았다"면서 "마치 지동설을 주장했던 갈릴레이에 유죄를 선고했던 중세 종교재판의 맹목적 세계관을 보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도 "오염수 방류 문제는 국제적 기준과 과학의 근거에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는 일본에 오염수에 대한 철저한 모니터링 촉구, 모니터링 정보를 한국에 실시간 공유 요청을 할 것이다. 보고서 발표 이후에는 이해 관계국들이 보고서를 검토할 충분히 시간이 보장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향해 "IAEA 보고서가 나오기 전부터 '믿을 수 없다'며 무조건 반대만 외치며 외교적 무지를 드러내는 행태를 중단하길 바란다"고 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은 이제 슬그머니 전략을 바꿔 IAEA의 결과를 믿지 못하겠다며 IAEA를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면서 "진실에 막혀 선전·선동이 힘을 잃어갈 때쯤 마지막으로 '메신저'를 공격하는 전형적인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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