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상>] '역도 영웅' 장미란, 문체부 차관 '화제'…추천인은?
입력: 2023.07.01 00:00 / 수정: 2023.07.01 00:00

尹대통령, 통일부 장관 교체 등 개각 단행
김영호 통일장관 내정자 과거 발언 논란


한국 역도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장미란 용인대 체육학과 교수가 지난달 29일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으로 깜짝 발탁됐다. /대통령실 제공
한국 역도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장미란 용인대 체육학과 교수가 지난달 29일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으로 '깜짝' 발탁됐다. /대통령실 제공

<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 외교·통일부 등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집권 2년차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첫 개각을 단행했다. 10여 개 부처 장·차관을 교체했다. 신임 통일부 장관과 국민권익위원장 등 장관급은 소폭 개각했다. 하지만 김영호 통일부 장관 지명자의 과거 발언이 회자되면서 야당은 '극우 인사'라며 향후 열릴 인사청문회를 벼르고 있다. 2008 베이징올림픽 역도 금메달리스트 장미란 용인대 교수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깜짝 발탁'돼 눈길을 끌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총선 출마설이 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조 전 장관의 실제 출마 여부를 두고 여러 관측이 제기된다. 이른바 '조국 사태'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기류도 감지된다. 당 혁신위원회가 지난달 23일 소속 국회의원 전원의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서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한 이후 당 지도부의 미온적인 태도로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야심 차게 출범시킨 '민생119' 특위의 활동이 뜸해지는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첫 개각을 단행했다. 통일부 장관으로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장관급인 국민권익위원장은 고검장 출신 김홍일 변호사를 각각 선임했다. /더팩트 DB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첫 개각을 단행했다. 통일부 장관으로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장관급인 국민권익위원장은 고검장 출신 김홍일 변호사를 각각 선임했다. /더팩트 DB

◆尹 대통령, 첫 개각…'역도 영웅' 장미란 깜짝 발탁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첫 개각을 단행했지?

-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취임 후 처음으로 대규모 개각을 단행했어. 통일부 장관과 국민권익위원장과 차관 12명이 대상이었지. 당초 방송통신위원장과 산업부 장관도 개각 대상에 포함됐었지만, 여러 상황을 고려해 이번 인사에서는 제외됐어.

-이번 개각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역시나 차관 인사가 아닐까 싶은데.

-맞아. 이번 차관급 인사에서 단연 눈에 띄는 인물을 꼽자면 한국 역도계는 물론 세계 역도계 스타였던 장미란 용인대학교 체육학과 교수를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으로 임명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아. 장 신임 차관은 올림픽은 물론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등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장미란재단을 만들어 후학을 양성하는 등 선한 영향력을 행사한 스포츠 스타라 할 수 있을 것 같아.

-윤 대통령이 장 신임 차관을 임명한 배경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을 것 같아. 이유가 뭐야?

-장 신임 차관 임명은 의외였다는 반응이야. 그야말로 윤 대통령의 깜짝 발탁이 아닐까 싶어. 장 신임 차관 임명과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현장과 이론을 겸비했다"면서 "우리나라가 문화 쪽은 BTS다 뭐다 확 잡지 않나. 체육도 이런 분이 한 번 새바람을 불어넣으면 좋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어. 세계적으로 한류가 큰 인기를 얻는 것처럼 우리나라 스포츠도 세계에 한류 바람을 일으키려는 의도로 읽히기도 해. 여기에 더해 체육계의 해묵은 관행을 깨고 세대교체를 해주길 바라는 기대도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어.

2008 베이징 올림픽 역도 금메달리스트인 장미란 용인대 체육학과 교수는 다음 달 3일부터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을 맡는다. K-스포츠 바람을 세계에 일으키기 위한 인사라고 한다. /tvN 유 퀴즈 온더 블록 갈무리
2008 베이징 올림픽 역도 금메달리스트인 장미란 용인대 체육학과 교수는 다음 달 3일부터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을 맡는다. 'K-스포츠' 바람을 세계에 일으키기 위한 인사라고 한다. /tvN '유 퀴즈 온더 블록' 갈무리

-장 차관 임명에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의 역할이 있었다고?

-김 실장은 평소 장 교수의 자질과 성품에 대해 종종 칭찬해 왔다고 해. 김 실장이 문체부 2차관을 역임했던 터라 장 차관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던 것도 사실이야. 김 실장은 엘리트 스포츠인을 중앙부처 정무직으로 기용하는 '깜짝 인사'를 통해 국민들에게 감동을 줄 필요가 있다는 점을 윤 대통령에게 강조하며 추천했다고 해.

-장 신임 차관 임명을 놓고 정치권에선 어떤 평가가 나와?

-국민의힘은 "현장의 경험을 정책 실행에 옮길 장미란 문체부 제2차관을 비롯, 새롭게 임명된 차관급 인사 역시 윤석열 정부의 실사구시 기조를 제대로 구현해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평이한 논평을 내놓았어. 반면 민주당은 장·차관 이름을 거론하지 않으면서도 "인사가 만사라는데 윤석열 정부의 인사는 완전히 망사가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어떻게 하나같이 자격 없는 사람만 고릅니까? 구제 불능의 인사"라고 혹평했어.

-장 차관도 이번 임명에 대한 입장을 내놓았지?

-장 차관은 문체부를 통해 "임명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스포츠 현장에서 페어플레이 정신은 공정·상식과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스포츠인으로서 차관의 소임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국민 여러분께서 생활체육을 통해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했어.

-사실 일부 야권지지자들 사이에선 장 차관을 향해 엄청난 비판을 쏟아내고 있어. 그런데 장 차관은 여야를 떠나 국민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스포츠 스타였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고, 한 분야에서 입지전적인 인물인 것도 사실이야. 따라서 장 차관이 행정가로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비판을 잠시 거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어.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평소 장 교수의 자질과 성품에 대해 종종 칭찬해 왔다고 한다. /더팩트 DB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평소 장 교수의 자질과 성품에 대해 종종 칭찬해 왔다고 한다. /더팩트 DB

-장 차관 이야기가 길었는데 이번 차관 인사를 두고도 말이 많지?

-대통령실 참모들이 대거 차관으로 임명됐다고 할 수 있어. 김대기 실장은 "집권 2년 차를 맞아 개혁 동력도 얻기 위해선 그 부처에 좀 더 대통령의 철학을 잘 이해하는 사람들이 가서 이끌어 줬으면 좋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어. 김 실장은 또, 참모진들의 부처 이동은 과거에도 있었던 것으로 윤석열 정부만의 경우는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지.

-대통령실은 참모진들의 대거 차관으로 임명된 것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야권의 시각은 달랐어. 민주당은 "대통령실 비서관들의 전진 배치는 정부 부처를 대통령의 직할 체제로 운영하려는 의도"라면서 "회전문 인사를 넘어 대통령실이 장관을 건너뛰고 직접 부처를 지휘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비판했어. 정치권 일각에서도 '차관정치'의 시작이라는 평가가 나와. 윤 대통령의 의지를 누구보다 잘 아는 참모진들이기에 당연한 우려가 아닐까 생각해.

-이 외에도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에 내정된 김채환 전 서울사이버대 전임교수의 과거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어. 공직을 맡기 전이지만 김 내정자의 발언은 극우 유튜버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 당분간 이번 개각을 놓고 정치권에서 상당한 논란이 있을 것 같아.

윤석열 대통령이 통일부 장관을 교체했다. 사진은 김영호 통일부 장관 지명자가 지난달 29일 인사청문회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 /임영무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통일부 장관을 교체했다. 사진은 김영호 통일부 장관 지명자가 지난달 29일 인사청문회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 /임영무 기자

◆尹, 통일부만 장·차관 동시 교체…김영호 내정자 과거 발언 논란

-윤 대통령이 첫 개각을 단행했는데 유일하게 장·차관 인사가 동시에 난 곳이 있는데 바로 통일부지?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으로 복귀하게 됐고, 장관으로는 통일부 장관 직속 정책자문기구인 통일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차관으로는 외교관 출신의 문승현 주태국대사가 내정됐어. 두 사람은 통일부 아닌 외부 인사 출신이라는 특징도 있어.

-현 정부가 출범한 지도 어느덧 13개월이 넘었네. 통일부도 많은 변화가 있었지?

-권 장관이 이끄는 통일부는 북한과의 대화와 교류에 방점을 뒀던 과거 정부와는 달리 '북한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강한 메시지를 냈어. 먼저 북한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인권 문제를 공론화한 것이 대표적 사례야. 통일부는 2016년 3월 북한인권법 제정 이후 비공개 발간해 온 '북한인권보고서'를 처음으로 공개하고, 영문판까지 발간했어. 북한인권 증진을 위해 협력·지원하는 조직개편도 이뤄졌지.

-최근에는 북한을 상대로 2020년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 477억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손배소)도 제기했어. 실제로 소송 결과에 따라 배상받긴 어렵다 해도, 북한의 잘못된 부분은 분명히 지적해 바로잡아야 지속가능한 남북관계를 재정립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야. 통일부는 지난 26일 북한의 개성공단 시설 무단 이용과 금강산지구 시설 파괴에 대해서도 손배소 청구 절차를 구체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신임 통일부 장관에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지명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의원인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여의도로 복귀하게 됐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신임 통일부 장관에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지명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의원인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여의도'로 복귀하게 됐다. /뉴시스

-바뀐 건 있지만, 통일부 본연의 역할과는 거리가 좀 있어 보이는데?

-통일부 누리집 소개 글을 보면 통일부의 임무는 '통일부는 통일 및 남북대화·교류·협력·인도지원에 관한 정책의 수립, 북한정세 분석, 통일교육·홍보, 그 밖에 통일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고 적혀 있어. 그런데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이에 맞선 한미의 '강 대 강' 대치는 더욱 심화하는 상황이야. 북한과는 대화·교류는커녕 정기적인 남북연락사무소, 군 통신선 연락마저 두절됐고.

-달라진 통일부 방향이 맞는지 궁금해서 양무진 북한대학교대학원 교수의 의견을 들어봤어. 양 교수는 "통일부 장관의 역할은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라며 "담대한 구상이나 인권보고서를 만들어 내는 '결과'가 있었지만, 남북관계 개선에서 보이는 '성과'가 있었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평가했어. 상황이 어렵더라도 남북 간 대화 복원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은 귀담아들어야 할 것 같아. 대화로 나아가지 않으면 결국 군사적 긴장감은 더 높아지게 되고, 통일부 입지도 좁아질 수밖에 없으니까.

-새로운 통일부 장관 역할이 중요할 것 같은데.

-김대기 비서실장은 김 내정자에 대해 "외교부 인권대사를 역임한 국제정치, 통일정책분야 전문가"라며 "원칙 있는 대북정책, 일관성 있는 통일 전략을 추진해 나갈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소개했어. 그런데 우리 헌법 전문엔 '평화적 통일'을 명시하고 있는데, 김 내정자의 과거 기고문과 SNS에 올린 글은 헌법과 좀 달라.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9일 논평에서 통일부 장관으로 지명된 김영호 교수에 대해 일본의 강제 동원에 대한 대법원 판결에 반일 종족주의, 반일 선동이라고 망언했던 친일 인사이자 임시정부 수립일을 건국절로 기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을 한 극단적 극우 인사라고 비판했다. /임영무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9일 논평에서 통일부 장관으로 지명된 김영호 교수에 대해 "일본의 강제 동원에 대한 대법원 판결에 '반일 종족주의', '반일 선동'이라고 망언했던 친일 인사이자 임시정부 수립일을 건국절로 기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을 한 극단적 극우 인사"라고 비판했다. /임영무 기자

-김 내정자는 "북핵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은 북한 전체주의 체제 파괴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했어. 김대중 정부의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을 두고 "실현 가능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북한의 선전·선동에 완전히 놀아난 것"이라고 비판하는 등 과거 정부의 남북 간 합의와 관련해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던 발언들도 여러 차례 있었어. 자질 논란이 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

-김 내정자도 논란을 의식하는 태도를 보였지?

-그는 지난달 30일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출근하면서 "강압적인 흡수통일을 지향하지 않는다"며 "대한민국은 평화통일을 지향하도록 돼 있고, 정부는 평화적인 점진적인 평화통일을 지향한다"고 해명했어. 그러면서 "(관련 글의) 전문을 읽어보면 북한에 어떤 변화가 왔을 때 학자로서 통일을 위한 여러 시나리오를 제시한 것"이라며 "내정자 신분으로 얘기한다면 정책은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 정부의 기조도 있다"고도 설명했어.

-과거 발언이 헌법 정신에 어긋나지 않을 뿐 아니라 현 정부 정책과 기조를 같이 한다고 답한 셈이야. 그렇지만 과거 남북 합의에 대한 발언이나 현 대북정책 기조에 대해서는 추가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내정자의 사상, 능력, 도덕성이 제대로 검증이 되길 기대해 봐야겠지.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조채원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송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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