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30일 본회의서 '日 오염수 투기 저지 결의안' 처리 방침
與 "민주, 국민 선동"…7대 제안 수용에 미온적
더불어민주당은 30일 본회의에서 후쿠시마 핵물질 오염수 해양 투기를 막기 위한 국회 결의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사진은 박광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남용희 기자 |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일본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가 임박한 분위기 속에 골든 타임이 점점 다가오는 상황에서 여야의 공방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국민의 우려가 큰 오염수 처리에 관한 문제를 두고 여야의 견해차가 극명히 갈린다는 점에서 민주당의 오염수 방류 최소 6개월 보류 등 7대 제안이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은 30일 본회의에서 후쿠시마 핵물질 오염수 해양 투기를 막기 위한 국회 결의안도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이다. 또 지난 27일 여당의 퇴장 속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에서 통과된 결의안에 정부와 여당에 촉구한 7대 제안을 포함한 수정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야당 단독으로 통과된 결의안은 '일본에 해양 방류 철회 요청'과 우리 정부가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 및 잠정조치를 청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민주당은 일본 정부에 요청하고 반드시 관철해야 할 7가지 사항을 정부와 국민의힘에 촉구했다. 7대 제안은 △최소 6개월 동안 해양 투기 보류 △이 기간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가 상설협의체를 구축해 포괄적 환경영향평가 시행 △오염수 처리 방안 재검토 △재정비용 지원 △국제사회 검증 △한일 자국민 설득 △국제해양법재판소 잠정조치 청구·결과 수용이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29일 정책조정회의에서 "7대 제안을 담은 수정안은 궁극적으로 정부와 여당을 돕는 일이 될 것"이라며 "정부가 일본을 상대로 협상력을 높이고 국제사회의 폭넓은 동의와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 6개월의 시간을 갖고 모든 방안을 강구하자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수용한다면 민주당은 정부와 여당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여야는 본회의 전 양당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가 이미 합의된 후쿠시마 오염수 검증 특별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 국정조사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7대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다. 박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을 향해 "지금과 같이 괴담을 당론처럼 퍼뜨린다면 당의 명운을 걸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당내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28일) 국회에서 열린 '후쿠시마 괴담 대응·어민 보호 대책 간담회'에서 "일본의 해양 방류는 국제법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검증 결과에 따라 기준치에 적합하게 객관적으로 진행되는 것이지, 우리나라가 좌지우지할 수 있는 사안은 결코 아니다"라며 "민주당은 우리 정부가 반대하면 일본이 방류를 못하는 것처럼 선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피켓을 들고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 규탄, 국민청문회를 촉구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다음 달 초 오염수 방류 최종 평가 보고서를 일본 정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여당은 IAEA의 최종 판단이 나온 이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실질적인 검증과 오염수 검증 특위를 열자고 주장하고 있다. 서둘러야 한다는 민주당과 조금 기다리자는 국민의힘의 방침이 확연히 다르다. 때문에 국민의힘의 민주당의 7대 제안을 바로 수용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민주당은 일본 정부의 오염수 해양 방류를 막기 위한 요구를 지속하고 있지만,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에 사실상 한계가 있다. 게다가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IAEA의 오염수 방류 계획에 관한 최종 보고서를 받은 이후 방류 시점을 결정할 것이라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원전 전문가들은 IAEA가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계획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고 있다.
당 해양수산특별위원장인 윤재갑 민주당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윤석열 정부는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방류를 말리려는 의지가 없는지, 일본 정부와 방류 약속을 한 건지 모르겠다"고 지적하면서 "그렇다고 우리가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설령 오염수가 방류되더라도 그걸 중단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도 "윤석열 정부는 태평양 연안국의 공동 관심사인 오염수 방류 문제를 환경 관점이 아니라 한미일 안보 동맹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에 어떤 약점이 잡혔거나, 한미일 안보 동맹에 완전히 종속되지 않으면 이런 태도가 나올 수 없다. 매우 잘못된 접근 방법"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당 일각에선 피해 어업인 지원 등과 관련한 법안을 발의하며 후속 조치도 마련하고 있다. 위성곤 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일본의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해양 투기에 대비해 '피해 어업인 지원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에 따른 피해 어업인 지원금 지급 및 피해 지역 지원, 피해복구 대책 마련 등이 골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