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상>] 'PT 지각'? '키링 표절'?…尹 대통령 부부 '진땀' 
입력: 2023.06.24 00:00 / 수정: 2023.06.24 00:00

中 구속 축구 국대 손준호…'재판, 언제 시작해서 끝날지 기약 없어'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지각(위) 논란에 휩싸였다. 이날 BIE 총회 2030 세계박람회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서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영어 연설하고 있는 윤 대통령. / MBC 유튜브 채널 영상 갈무리·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지각(위) 논란에 휩싸였다. 이날 BIE 총회 2030 세계박람회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서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영어 연설하고 있는 윤 대통령. / MBC 유튜브 채널 영상 갈무리·대통령실 제공

<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 외교·통일부 등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이철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해외 순방이 이번에도 여러 의혹과 뒷말을 낳았지만 대부분 해프닝으로 끝났다. 윤 대통령 부부는 지난 19일부터 24일까지 프랑스 파리와 베트남으로 해외 순방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일 파리에서 열린 BIE(국제박람회기구) 총회에서 2030 세계박람회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의 지각 논란이 불거졌다. 그뿐만 아니라 김 여사가 가방에 단 화제의 '키링'이 표절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대부분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는데,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지각 의혹을 "선동세력의 왜곡"이라며 반박했다.

-또, 이번 주 국회에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했다. 이 대표는 원고에 없던 '불체포 특권 포기'를 선언하면서 이목을 끈 반면, 김 대표는 격앙된 목소리로 연설을 해 '어색' '불편' 등 혹평을 받기도 했다. 특히 김 대표 연설 중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발언을 방해하면서 여야 의원들의 고성이 오가며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 20일 프랑스 파리 BIE 총회에서 2030 세계박람회 경쟁 프레젠테이션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지난 20일 프랑스 파리 BIE 총회에서 2030 세계박람회 경쟁 프레젠테이션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尹 대통령 부부 순방을 둘러싼 '의혹 해프닝'…대통령실 "선동세력의 왜곡"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9일부터 24일까지 해외 순방을 떠났어. 특히 프랑스 파리에서는 2030 세계박람회 경쟁 프레젠테이션(PT) 일정이 화제였는데, 지각 논란이 있었다고?

-지난 20일 BIE(국제박람회기구) 총회에서 박람회 후보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 발표가 끝나고 한국 순서였어.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무대 스크린에는 부산 세계박람회 오프닝 영상이 흘러나오고 있었어. 그런 와중에 윤 대통령이 한국 대표단 대여섯 명과 총회장에 등장해서 사우디아라비아 대표단 등 참석자들과 악수하는 모습이 포착됐어. 그러자 BIE 측은 한국의 오프닝 영상을 다시 처음부터 상영했어. 그런데 이를 두고 온라인상에서 누리꾼들이 '윤 대통령이 PT에 지각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거야. 사회자가 팔을 휘젓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 이게 '더 기다리지 못하고 빨리 한국 발표를 진행해야 한다'는 신호라는 해석도 있었어.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사실이 아니야.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지난 2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PT가 시작되기 이전에 윤 대통령은 (총회장) 대기실에서 대기 중이었다. 늦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일축했어. 또 "(PT) 시간이 안 됐는데도 동영상이 상영됐고, 그걸 보던 (BIE) 사무총장이 당황해서 (손짓으로) 엑스자를 그렸다"며 "(행사) 기술 총괄이 그냥 틀었다고 한다"고 덧붙였어.

-영어보다 익숙지 않은 불어로 행사가 진행된 점도 논란이 불거지게 된 이유 중 하나였던 것 같아. 사회자는 불어로 "죄송한 말씀 드린다. 영상이 제가 신호를 주기 전에 시작돼 버렸다. 지금 한국 대표단이 입장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의혹 제기에 대해 "일부 국내 선동세력의 왜곡"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는데, 단순한 해프닝으로 보고 사실관계만 설명하고 넘겼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해.

김건희 여사가 부산 키링 제작에 직접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급기야 표절 논란까지 제기됐다. 프랑스와 베트남 순방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9일 공군 1호기에 오르는 모습. 김 여사의 가방에 부착된 BUSAN IS READY(부산 이즈 레디) 키링. 오른쪽은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가나가와의 거대한 파도. /이새롬 기자
김건희 여사가 '부산 키링' 제작에 직접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급기야 표절 논란까지 제기됐다. 프랑스와 베트남 순방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9일 공군 1호기에 오르는 모습. 김 여사의 가방에 부착된 'BUSAN IS READY(부산 이즈 레디)' 키링. 오른쪽은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가나가와의 거대한 파도'. /이새롬 기자

-김건희 여사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고?

-이것 역시 온라인상에서 공유된 건데, 김건희 여사가 직접 제작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키링(열쇠고리) 디자인이 표절 아니냐는 지적이야. 키링에는 'BUSAN IS READY'라는 문구와 함께 부산을 상징하는 바다 파도 그림이 담겨 있는데, 파도의 비율과 배치, 물줄기의 색상 등이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가나가와의 거대한 파도' 그림과 유사하다는 주장이야. 언뜻 보기엔 표절이라고 할 만큼 유사성이 보이진 않아.

-아마도 지난 대선 당시 조용한 내조를 약속했던 김 여사가 해외 순방 때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니까 관심이 높아져서 생긴 또 하나의 해프닝이 아닌가 싶어. 김 여사는 지난 13일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전시 때도 '부산 키링'을 가방에 부착했는데, 이때는 조명받지 않았지. 화제가 된 이번 '부산 키링' 제작은 부산시나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측에서는 전혀 알지 못했고, 대통령실에서 직접 제작을 담당했다고 하네. 부산 키링은 프랑스 외신 기자들에게, 또 공식 리셉션 참석자들에게 기념품으로 나눠줬는데 나라 안팎에서 화제성은 확실히 챙긴 듯해.

손준호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가 중국에서 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손 선수는 현재 비공원 뇌물 수뢰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더팩트 DB
손준호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가 중국에서 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손 선수는 현재 '비공원 뇌물 수뢰'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더팩트 DB

◆승부조작? 뇌물죄?…중국서 구속수사 받는 국대 손준호

-우리 축구 국가대표 손준호 선수가 중국에서 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고?

-산둥 타이산 소속인 손 선수가 중국 공안(경찰)에 구금된 것은 지난달 12일이야. 상하이 공항에서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출국하려다 체포돼 랴오닝성 차오양시 공안국에 '형사 구류'됐어. 형사 구류는 현행범이나 피의자를 일시적으로 구금해 실시하는 강제수사를 말하는데, 중국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최장 37일까지 가둬놓고 구속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 지난 18일 중국 현지 매체들은 손 선수 형사 구류 기간이 17일로 만료됐고, 검찰에 구속 수사를 받는다는 소식을 보도했어.

-손 선수가 어떤 죄를 지은 거야?

-손 선수에겐 '비공무원 뇌물 수뢰' 혐의가 적용된 걸로 알려져 있어. 공무원이 아닌 자에게 뇌물을 줄 경우 받는 혐의야. 구체적으로 손 선수가 누구에게 어떤 뇌물을 줬는지는 알려지지 않아 여러 추측이 나와.

-하나는 하오웨이(郝偉) 전 산둥 타이산 감독과 일부 선수들이 벌인 승부조작 사건에 손 선수가 연계돼 있다는 거야. 연계된 선수 중 하나는 조선족 출신의 진징다오인데, 손 선수와 절친한 것으로 알려져 있거든. 현재 진 선수와 하오 감독도 중국 사법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어.

-다른 하나는 현지 에이전트와 관련이 있다는 내용이야. 손 선수 에이전트도 지난 6일 손 선수와 같은 혐의로 랴오닝성 공안에 체포됐어. 에이전트가 산둥 타이산의 감독 등 고위층에 뇌물을 주고 손 선수의 연봉을 높게 책정하게 해 결과적으로 손 선수가 이득을 봤다는 거지. 둘 다 확인된 사실은 아니고 중국 현지 매체 등에서 나오는 추측일 뿐이라는 점은 참고 수준으로 볼 필요가 있어.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손준호 선수 건에 대해 중국 측과 긴밀하게 소통을 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외교채널을 통해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계속 중국 측에게 우리 입장을 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동률 기자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손준호 선수 건에 대해 중국 측과 긴밀하게 소통을 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외교채널을 통해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계속 중국 측에게 우리 입장을 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동률 기자

-외교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어?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9일 정례브리핑에서 "손 선수 건에 대해 중국 측과 긴밀하게 소통을 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외교채널을 통해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계속 중국 측에게 우리 입장을 전하고 있다"고 밝혔어. "손 선수가 중국 측에 구금된 이래 지금까지 현지 공관 직원이 영사 면담을 세 차례 가졌고, 앞으로도 조만간 영사 면담을 할 예정"이라고도 했어. 손 선수가 갇혀있는 동안 인권침해가 있는지 확인하고 약, 음식 등 필요한 물품도 전달하고 있다고 해.

-외국 국적 선수가 중국 검찰에 구속 수사를 받은 건 최초 사례기도 하고, 한국과 중국의 법 체계가 다른 측면도 있어 법적으로 풀어나가기 쉽지 않은 모양이야.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대한축구협회도 현지로 출장을 갔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며 "영사가 찾아가서도 무슨 혐의인지 알아내지 못했다고 하더라"고 전했어. 형사구류 기간을 꽉 채워 검찰에 넘겨졌다 보니 경색된 한중관계가 반영된 게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낳고 있는 상황이야. 외교부는 "이번 사안은 한중관계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어.

-손 선수는 이제 어떻게 되는 거야?

-손 선수는 현지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어. 중국에선 검찰의 구속 수사가 2개월~7개월까지 가능하다고 해. 신속하게 수사가 진행돼도 두 달은 구치소에 있어야 하는 거지. 검찰이 손 선수를 기소하면 재판도 받아야 할 텐데 재판이 언제 시작해서 끝날지는 기약도 없어. 손 선수 혐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사람들도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 수사가 장기화 할거라는 관측도 나와.

-범죄를 저질렀다면 한국 국가대표라고 해서 특혜를 바랄 수는 없을 거야. 당국 사법절차에 따라 성실하게 수사를 받는 게 맞다고 생각해. 물론 수사도 공정하게 이뤄져야겠지. 한중 양국의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사안인 만큼 손 선수에게 억울함이 없게 잘 처리됐으면 하는 바람이야.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조채원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송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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