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검찰 왕국으로 퇴보, 권력 지키기 위한 검찰" 비판
의원 50명 이상 탄핵소추안 찬성한 것으로 전해져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비리 검사 탄핵소추안 요청' 친전을 동료 의원들에게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더팩트>가 입수한 친전에는 '라임 김봉현 술 접대'로 징계 절차를 밟고 있는 검사 3명, 유우성 간첩조작 사건 보복 기소 의혹을 받은 검사 1명 등이 대상으로 이름을 올렸다. /남용희 기자 |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주 동료들에게 보낸 '비리 검사 탄핵소추안 요청' 친전 문건을 <더팩트>가 단독 입수했다. 김 의원은 '라임 김봉현 술 접대'로 징계 절차를 밟고 있는 검사 3명, 유우성 간첩조작 사건 보복 기소 의혹을 받은 검사 1명 등을 탄핵 대상에 올렸다. 현재까지 당내에서 50명 이상이 해당 탄핵소추안에 찬성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주 김 의원은 A4 3장 분량 <비리 검사 탄핵소추안에 동참해 주시기를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친전을 종이 서류 형태로 동료 의원들에게 돌렸다. 무소속 윤미향 의원,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등 친야권 의원실에도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 등 야권이 검사 탄핵소추안을 추진 중이라는 사실은 21일
김 의원의 친전은 이달 초 작성됐다. 김 의원은 친전 문건에서 "윤석열 정부의 지난 1년 동안 대한민국은 상식과 공정보다는 검찰 왕국으로 퇴보했다"라며 "내 식구 감싸기, 늦장 수사, 공권력 남용 등 국민을 위한 검찰이 아닌 권력과 이권을 지키기 위한 검찰로 바뀌었다"라고 평가했다.
김 의원이 의원들에게 전달한 '비리 검사 탄핵소추안 요청' 친전. /설상미 기자 |
이어 김 의원은 "현재 검사들은 수사권, 기소권, 형 집행권을 손에 쥐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기반을 흔들고 있다"며 "평범한 공무원을 간첩으로 몰고 공소권 남용으로 판결 난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을 비롯해 '라임사건', '울산 고래고기 사건', '김학의 성 접대 사건' 등 무고한 국민들의 삶을 파괴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검찰은 이런 만행 속에서도 어떠한 처벌이나 징계조차 받지 않으며 대한민국의 사법 정의는 물론 헌법 질서를 어지럽히며 공직자의 명예를 땅바닥으로 실추시키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민들은 더 이상 정부와 사법부가 비리 검사들의 만행에 대해 올바른 판결을 해줄 거라 한 줌의 기대조차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지난 12일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둔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국회 본회의에서 신상발언을 위해 이동하는 가운데, 한동훈 법무부 장관(왼쪽)의 모습. /이새롬 기자 |
또 김 의원은 "위 검사 4인은 본인의 신분을 망각하고 본인의 직권을 남용하거나 법정 1인 최저생계비에 맞먹는 금액을 하룻밤 술값으로 접대받으며 국민들에게 박탈감은 물론 대한민국을 어지럽히는 중대한 비위를 저질렀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뻔뻔하게 짝이 없게 그 어떠한 징계와 처벌 없이 본인의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상황으로, 이는 국가사법 시스템의 신뢰도 훼손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 헌법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위와 같은 비리검사에 대한 탄핵을 이번 기회에 진행해 반드시 대한민국 사법정의를 바로 세우고 어지럽혀진 대한민국 헌법질서를 제고해야만 한다"라며 "이번 탄핵소추안에 함께 해주시길 간곡히 요청한다"라고 호소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무소속 의원들 중에도 윤미향 의원과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께는 보낸 걸로 기억한다"며 "친전을 보낸 건 지난 주 쯤에 보냈다. 현재까지 50명 의원님들이 조금 넘게 동의해주신 상태다. 저녁 때 다시 동의 여부를 체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의원이 탄핵을 추진하고 있는 검사는 나의엽, 유효제, 임홍석, 안동완 검사다. 2021년 8월 대검찰청 감찰위원회는 스타모빌리티 김봉현 전 회장으로부터 술접대를 받은 나의엽·유효제·임홍석 검사에 대한 징계를 의결했으나, 현재까지 징계를 받지 않았다.
당시 나의엽 검사는 면직 징계 처분을 받았으나, 검사징계법 24조에 따라 현재 징계절차가 중단됐다. 유효제 검사는 정직 3개월, 임홍석 검사는 감봉 3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았으나 이들 역시 징계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또 유우성 간첩조작 사건 '보복기소' 사건과 관련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입건된 안동완 검사는 공소시효 만료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