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프랑스 정상, 경제안보 공조·미래 전략산업 분야 협력 심화키로"
입력: 2023.06.21 10:14 / 수정: 2023.06.21 10:14

이차전지, 배터리 등 상호 투자 확대
尹, EU '신규 무역 입법' 한국 기업 영향 우려 전달
"'연금개혁' 의견교환은 없어"


윤석열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20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경제안보와 첨단 미래 산업분야 공조를 심화하기로 했다. 북한 핵 위협 등 국제 안보 협력 증진 방안도 논의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단독회담하는 윤 대통령.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20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경제안보와 첨단 미래 산업분야 공조를 심화하기로 했다. 북한 핵 위협 등 국제 안보 협력 증진 방안도 논의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단독회담하는 윤 대통령. /뉴시스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 등 경제안보는 물론 인공지능, 우주, 첨단 미래 산업분야까지 공조를 심화하기로 했다. 또 차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서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와 북한 핵 위협, 우크라이나 지원 등 국제 안보 문제에 대한 협력을 늘리는 방안도 논의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현지 브리핑을 통해 "양국은 경제안보 공조와 미래 전략산업 분야에서의 실질 협력을 심화시켜 나가기로 했다"면서 "양 정상은 지난해 최대치를 기록한 양국 간 교역이 더욱 확대되도록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차전지, 배터리 등 첨단 분야를 중심으로 상호 투자를 계속 확대해 나가는 데 있어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회담에서 EU가 추진 중인 신규 무역 입법 조치들이 한국 기업에 차별적인 효과를 가져오지 않도록 마크롱 대통령의 각별한 관심을 요청했다고 김 1차장은 전했다.

아울러 한국판 나사(NASA)에 해당하는 한국우주항공청(KASA) 설립을 계기로 한국과 프랑스 간 우주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김 1차장은 "프랑스 에어버스사와 한국 기업들이 모색 중인 항공 분야 방위산업 협력도 성과를 만들어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또 차세대원전(SMR)과 수소에너지 등 청정에너지 기술 협력도 강화하는 한편 미래세대를 위한 청년 스타트업 교류 협력 확대를 위해 함께 노력해 가기로 했다. 또 인공지능을 비롯해 디지털 기술의 혜택 확대를 위한 새로운 규범 정립 필요성에 대해서도 양 정상이 공감했다고 김 1차장은 전했다.

윤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은 사이버위협 대응에 관한 협력도 추진하기로 했다. 김 1차장은 "2024년 7월 파리 하계올림픽을 계기로 사이버안보를 서로 구축하고,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 대응에 있어 양국 정보당국이 긴밀히 공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북한 도발 대응과 북한 인권 개선 협력을 포함한 북한 문제 공조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김 1차장은 "양 정상은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북한의 반복되는 도발을 강력히 규탄하면서 이러한 불법적 행동에 대해서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2023 북한인권보고서' 발간을 비롯해 북한 인권 참상을 알리고자 하는 노력을 설명했고, 마크롱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해 협력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양 정상은 글로벌 무대에서의 공조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양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핵심 가치를 공유하고, 자유롭고 평화로우며 번영하는 인태 지역을 위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또 각자 차기 안보리 비상임이사국과 상임이사국으로서 국제안보 문제에 관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은 "글로벌 책임 국가로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평화 회복을 위해 가능한 지원을 적극 실시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프랑스를 비롯해 NATO, 그리고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전했고, 마크롱 대통령은 이를 환영했다고 김 1차장이 전했다.

양 정상은 또 내년 한국에서 다시 정상회담을 열고 이날 뜻을 모은 협력 분야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이어가기로 약속했다.

순방에 동행한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마크롱 대통령과) 동시통역을 통해서 실시간으로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서 깊은 논의를 해 본 것은 처음"이라며 "마크롱 대통령이 글로벌 어젠다, 지역 이슈, 양자 관계에 대해서 많은 것을 깊이 생각하고 신중한 사람이며 '앞으로 잘 통하겠다', '프랑스와 시너지 효과를 내는 협력을 할 수 있겠구나' 이런 믿음을 갖게 되신 것 같다"고 했다.

양국 정상이 공통으로 추진하고 있는 '연금개혁'에 대한 의견교환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현지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이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늦추는 내용의 연금개혁을 강행하자 이달 초 반대 시위가 열리는 등 반발 여론이 일다가 최근 수그러들었다.

엘리제궁에서 열린 한 프랑스 정상회담은 오찬을 겸한 회담과 단독 환담까지 포함해 약 2시간 진행됐다. 공식 양자 방문이 아니었지만 프랑스 측은 공식환영식, 오찬, 환송 시 군악대 연주 등의 행사로 윤 대통령 부부를 맞이했다. 이에 대해 김 1차장은 "프랑스 방문 전례에 비추어 보면 이례적인 것"이라며 "이번에 (국제기구 참석 계기 방문에서) 한-프랑스 정상회담이 이렇게 성사된 것은 윤 대통령의 이번 한국 대통령 방문에 대한 프랑스 측의 기대, 양국 협력에 대한 프랑스 측의 기대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순방 3일 차인 21일(현지시간)에는 소르본 대학에서 열리는 파리 디지털 비전 포럼에 참석해 디지털 기술이 인류의 후생 확대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디지털 질서 규범 제정 필요성에 대해 연설한다. 이어서 한국에 투자한 유럽 기업들을 격려하기 위해 유럽 지역 투자신고식에 참석한 뒤, 오후에 한국이 주최하는 2030 부산 세계박람회 공식리셉션에 참석해 각국 대표단을 대상으로 부산 유치 지지 교섭 활동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 리셉션 행사 후에는 베트남을 국빈 방문하기 위해 하노이로 향한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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