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경제위기 극복 길은 첨단산업뿐…정부 선도적 투자해야" 
입력: 2023.06.01 19:33 / 수정: 2023.06.01 19:33

1일 제5차 수출전략회의 주재
"세계 최고 연구진과 동료처럼 연구하는 분위기 만들어야"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강서구 서울창업허브 엠플러스에서 열린 제5차 수출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강서구 서울창업허브 엠플러스에서 열린 제5차 수출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뉴시스

[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일 "경제위기는 생산성 향상으로 극복해야 하는데, 첨단과학기술밖에 없다. 우리가 갈 길이 바로 그것"이라면서 첨단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한국형 최첨단 클러스터 생태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첨단산업 글로벌 클러스터 육성 방안'을 발표하고 국제연구협력 등 인프라 구축 계획을 밝혔다. 특히 의료 데이터를 개방하는 등 과감한 조처로 '바이오 클러스터'를 집중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서울창업허브 엠플러스에서 '제5차 수출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정부의 선도적인 투자 전략과 국제연구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월 미국 국빈 방문 당시 보스턴 클러스터 현장에서의 논의 내용을 상기하면서 "정부 예산의 5% 정도 R&D(연구·개발) 예산을 갖고 있는데 결국 이런 데에 어떻게 돈을 잘 쓰느냐 하는 게 유능한 정부"라고 했다.

정부는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1일 서울 강서구 서울창업허브 엠플러스에서 열린 제5차 수출전략회의에 앞서 소리클 디지털 치료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제품 체험을 하고 있는 윤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정부는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1일 서울 강서구 서울창업허브 엠플러스에서 열린 제5차 수출전략회의에 앞서 소리클 디지털 치료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제품 체험을 하고 있는 윤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첨단과학기술을 육성할 때에도 '국가주의'보다 '국제주의'로 접근해서 세계 최고의 과학자, 연구자, 기술자들과 함께 서로 동료처럼 연구해 나가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또, 정부 역할에 대해선 "자유 시장 원리에 기반한 공정한 보상체계를 잘 법제화를 해주고 설계를 해줘야 되고, 불합리한 규제는 과감히 풀고, 시장에 아주 활력을 주는 정책적 노력을 하고, 정부 재정을 잘 골라서 선도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인내를 강요하면 혁신의 장애물이 된다"면서 불필요한 규제 해소도 약속했다.

아울러 참석자들의 건의를 듣고 관계 부처에 제도 개선을 지시했다.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이 "해외 유수의 대학교와의 공동연구 예산이 부족해 어려움이 있다"고 하자, 윤 대통령은 "미국 순방에서 귀국하는 길에 과기부 장관에게 30조 원의 R&D 예산 중 국제협력 부분을 크게 늘리라고 지시했다"면서 "이 예산을 활용해 국제 공동연구를 적극적으로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 테서(Tesser, 의료·헬스케어 분야 데이터 기업)의 이수현 대표가 '의료 데이터' 접근 제약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자 윤 대통령은 "데이터 활용에 대해 민간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만큼, 악용할 소지가 없고 비식별화만 정확히 된다면 우리 첨단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의료 데이터도 산업 자원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쓸 수 있도록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는 해외 연구기관과의 공동연구와 디지털 데이터 개방 등을 통해 바이오 클러스터를 육성해나간다는 계획이다. 1일 서울 강서구 서울창업허브 엠플러스에서 열린 제5차 수출전략회의에 앞서 김찬혁 KAIST 교수에게 알츠하이머 단백질 치료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윤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정부는 해외 연구기관과의 공동연구와 디지털 데이터 개방 등을 통해 바이오 클러스터를 육성해나간다는 계획이다. 1일 서울 강서구 서울창업허브 엠플러스에서 열린 제5차 수출전략회의에 앞서 김찬혁 KAIST 교수에게 알츠하이머 단백질 치료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윤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정부는 유망 클러스터를 선별해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집중 지원하는 방식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산업 글로벌 클러스터를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우선 클러스터 내에 기업, 대학, 연구기관, 법률·회계 등 사업지원서비스 기업, 창업보육기관이 한데 모일 수 있도록 용도변경, 클러스터 개발·관리계획 개정 등을 통해 입주업종규제 등을 완화한다.

또 클러스터 내에서의 네트워킹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클러스터 내 구역을 업종별‧기능별로 다양한 주체 간 네트워킹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보완한 것이다. 클러스터 내 공동이용 시설·장비를 확충하고, 스타트업이 클러스터 입주 법률·회계·컨설팅 기업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바우처도 지원하기로 했다. 마케팅, 멘토링, 네트워킹, 경영교육 등 민간이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클러스터 내 입주기업-관계기관 간 실시간 정보공유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도 운영하기로 했다. 대·중견기업이 스타트업과 협력하는 경우 사업화 자금으로 최대 1억 원, 기술개발 연계로 1억2000만 원도 지원하기로 했다.

클러스터 생태계를 고도화하기 위해 첨단 클러스터입주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한 현금지원을 늘리는 한편, 해외 우수인재에 세액 감면과 비자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아울러 우리 기업의 기술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MIT 등 세계 최고 수준 연구기관과의 R&D 분야 협력을 추진하고 기술사업화를 활성화할 예정이다.

정부는 다양한 분야 가운데, 우선 기업‧대학‧연구소‧병원 등이 집적된 '바이오 클러스터' 생태계 조성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바이오 제조공정을 자동화·고속화·디지털화하는 국가 바이오파운드리도 구축해 2030년까지 바이오제조 기반을 확보한다는 게 목표다. 바이오 특화 초고성능 컴퓨터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AI‧빅데이터 결합 기반의 연구플랫폼도 구축할 계획이다. 또 '조세특례제한법' 상 국가전략기술 범위에 동물세포 배양‧정제기술 등 바이오 의약품 관련 핵심기술을 포함해 세제 혜택을 주고 2025년까지 혁신적 바이오의약품의 전 주기에 투자할 수 있는 메가펀드 1조 원을 조성하는 등 민간 투자를 촉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연간 국내 연구자 50명을 보스턴 내 연구기관에 파견하고, 보스턴 연구기관 내 연구자 10명을 초빙하는 등 인력 교류와 공동 기술개발 연구를 지원하는 '보스턴-코리아(Boston-Korea)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공공기관이 보유한 전체 암 환자 정보는 암 정책·연구를 위해 올해 상반기부터 개방하고, 100만 명 규모의 임상·유전체 정보와 개인 보유 건강정보 등 바이오 빅데이터도 수집해 3단계에 걸쳐 2032년까지 관련 데이터 전체를 개방하는 등 데이터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도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다만 보건의료데이터의 경우 민감성을 감안해 공공기관이 모니터링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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