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원, 상임위 회의 중에도 거래 정황 발견
與 "왜 '이 모(某)씨'를 '이모'라고 했는지 알겠다"
국민의힘이 12일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60억 코인 투자 의혹'에 대해 입법 로비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이새롬 기자 |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국민의힘이 12일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가상자산 의혹을 두고 "개인 도덕성 문제를 넘은 불법 로비 문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검찰 수사로 관련 의혹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의원의 가상화폐 보유 의혹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매일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김 의원이 '마브렉스'라는 코인에 10억여 원을 투자해 3억 원 이상의 이익을 봤을 거란 보도가 나왔다. 매입이 상장 직전에 이루어진 것으로, 내부자 정보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면서 "김 의원이 지난해 11월 7일 법사위 전체회의, 올 3월 22일 법사위 법안심사 소위 중에도 위믹스 코인을 거래했던 정황이 발견됐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 원내대표는 "김 의원의 문제는 개인의 도덕성을 넘어 민주당의 불법 로비 문제"라며 "한국게임학회가 이례적으로 설명을 발표해 P2E(Play To Earn, 돈 버는 게임) 합법화를 위한 로비 가능성을 제기했다. 위정현 학회장은 직접 언론에 나와 지난 대선 때 이재명 캠프에서 게임 베타버스 특보단을 맡아 P2E 합법화에 반대했는데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갑자기 찬성한 것이 이해가 간다고 밝혔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전날(11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한 박정훈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도 김 의원의 거래가 형사사건과 관련돼 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윤 원내대표는 "김 의원 관련 의혹은 처음부터 충격적이었는데 날이 갈수록 충격이 커지고 있다"며 "일반 국민은 상상도 못 하고 특히 그 불공정함과 파렴치함에 국민이 느끼는 분노와 좌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김 의원이 해명할 때마다 거짓이 밝혀지고 민주당이 어디까지 연루됐을지 모를 로비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며 "강제 수사를 통해 실체를 밝히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야가 합의해 가상자산도 재산 공개에 포함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모든 의혹이 상세히 소명되고 문제점을 확인해야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이 가능해진다"며 "민주당도 유체 이탈식 제도 개선이나 면죄부용 꼼수 조사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의혹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국민께 공개하고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도 "김 의원이 소유한 위믹스 코인이 당초 알려진 80만 개보다 많은 90만 개 이상, 60억 원 이상의 가치를 지녔다고 한다"며 "김 의원은 전 세계 위믹스 코인 보유자 30만 명 중 27위이며 개인으로 보면 세계 7위 보유자"라고 짚었다.
그는 "이해충돌 의혹 중 하나였던 코인 과세 유예 법안뿐만 아니라 코인 가격에 영향을 미칠 법안까지 공동발의에 참여했다. 위믹스 코인 가격이 정점을 찍은 지난 2021년 12월에는 게임머니 기반 가상화폐 관련 개정안 발의에 참여했다"며 "그 결과 위믹스 주가가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해충돌 논란은 이뿐이 아니"라며 "지난 대선 당시 김 의원은 대체불가토큰(NFT) 테마 코인을 보유한 상태에서 민주당 선대위 온라인소통단장을 맡아 NFT 활용 이재명 펀드를 기획 출시했다. 본인이 소유한 코인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 대선 펀드를 기획한 것 아니냐"고 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입법 로비 의혹에 대해 뚜렷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김 의원의 투자가 내부자 정보 없인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국회의원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코인 보유 논란에 휩싸인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
정치권에서는 국회의원 가상자산 보유 현황을 전수조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과거 국회는 부동산투기 의혹과 관련해 국회의원 모두의 동의를 받아 전수조사했던 사례가 있다"면서 "국회의원 전체에 대한 코인 전수조사 실시를 공식, 공개적으로 요구한다"고 했다. 다만 윤 원내대표는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당 차원에서 전수조사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김 의원에 대한 진상조사가 먼저"라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국민의힘은 연일 공세 수위를 올리고 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민주당은 뒤늦게 여론을 의식한 듯 의혹을 수습해 보겠다며 진상조사단을 꾸렸지만,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품고서 어쩌지 못하는 모습이 참으로 딱할 지경"이라며 "송영길 전 대표 돈 봉투 의혹과 김 의원의 60억 코인 의혹을 두고 제대로 된 자체 조사도 못 하는 딜레마에 빠진 민주당에 누가 '민생'을 기대할 수 있겠냐"고 했다.
이날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 의원은 게임 코인 '마브렉스'에 10억여 원을 투자했다. 마브렉스는 국내 게임 회사 넷마블이 게임 머니 거래용으로 발행한 코인이다. 지난해 3월 출시돼 같은 해 5월 6일 상장됐는데 김 의원의 전자지갑을 살펴보면 상장 직전인 4월 21일부터 5월 3일에 매입이 집중됐다. 김 의원은 폭등 시기인 5월 3~6일 보유량의 3분의 1가량을 판매했고 이 직후 코인은 폭락을 거듭했다.
전문가들은 김 의원이 △위믹스 투자 두 달 여 만에 마브렉스에 투자한 점 △국내 코인에 연달아 투자한 점 △상장 전에 투자한 점 등을 짚으며 "내부자 정보 없이 투자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다른 언론보도에서는 전문가 분석으로 김 의원이 지난해 11월 7일 법사위 전체회의가 진행되던 시각에 위믹스 코인을 한차례 매도했고 올 3월 22일 법사위 법안심사소위가 진행 중인 시각에도 위믹스 코인 매도 기록이 남은 것이 확인됐다. 김 의원의 전자지갑은 앞서 김 의원이 위믹스에 80여만 개를 투자한 사실을 밝히며 공개한 투자 내역을 바탕으로 전문가들이 분석해 특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