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자, 반대 세력 300명 뒤섞여 공항 입국장 아수라장
눈시울 붉어진 송영길 "도망가지 않겠다"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에 연루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후 프랑스 파리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해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인천국제공항=남윤호 기자 |
[더팩트ㅣ인천국제공항=설상미 기자]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 중심에 선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46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B 게이트 통과 후 입국장 앞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서 "서민 경제가 어렵고 국가가 어려운 상황에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이 많은데 국민 여러분과 당원동지 여러분께 심려 끼쳐드려서 대단히 송구스럽단 말씀 드린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 송 전 대표는 돈 봉투 의혹에 대해 입장 변화가 없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가 모르는 상황들이 많기 때문에 상황을 좀 파악한 후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저로 인해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책임 있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 서겠다"고 전했다.
이후 송 전 대표는 검찰 대응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건 검찰에 달려 있다"며 "제가 뭘 도피해 파리에 있는 거처럼 오해하시는 분들 있어 귀국했고, 어떤 일 당하더라도 절대 회피하지 않고 도망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정계 은퇴 질문에는 별다른 입장 없이 자리를 뜬 후 공항 앞에 마련된 흰색 구형 카니발을 타고 떠났다.
이날 자리에는 공항 측 추산 기자 70명, 유튜버 60명 등 300명의 인파가 몰렸다. 1층과 2층 곳곳에 공항 보안 요원 20여 명이 배치됐으나, 현장 입국장 앞은 지지자들과 반대 세력이 뒤섞여 욕설과 환호로 아수라장이 됐다. 송 전 대표가 입국할 당시에는 지지자들이 '송영길' 이름을 연신 연호했고, 반대 세력은 "송영길 고개 숙여"라며 소리를 질렀다.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에 연루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후 프랑스 파리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해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인천국제공항=남윤호 기자 |
입국장 앞에는 '우리는 민주당 동지', '믿는다 송영길!', '선당후사 송영길' 등 송 전 대표를 지지하는 비호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반면 '인천시민에게 사과하십시오'라는 플래카드도 보였다.
'7인회' 멤버로 꼽히는 김영진 민주당 의원(수원시병)과 전준경 민주연구원 상근부원장, 문세정 인천시의원 등이 송 전 대표를 공항에서 맞이했다. 김 의원은 취재진에 "개인적 인연으로 왔다"며 "대선 때 송 전 대표 밑에서 사무총장으로 있었다"고 했다. 전 상근부원장은 "문세정 인천시의원이 개인적으로 와서 모시고 간다"며 "자택으로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파리경영대학원(ESCP) 방문교수 자격으로 오는 7월 4일까지 프랑스에 머물 계획이었으나, 당 안팎에서 귀국 압박이 계속되자 일정을 앞당겼다. 돈 봉투 의혹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송 전 대표는 전날 오후 5시쯤(현지시간) 프랑스 샤를 드골 공항에서 "송구스러운 마음으로 (한국에) 들어간다"며 "다시 차분하게 사태를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현재 송 전 대표는 상임고문 자리 사퇴와 탈당 의지를 밝힌 상태다.
한편 검찰은 민주당 현역 의원 2명을 포함한 핵심 피의자들을 대거 출국금지 하고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송 전 대표 줄소환과 함께 신병 확보를 위한 구속영장 재청구 등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