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회서 마약류 관리 종합 대책 당정협의회 열려
"최선 다해 마약 청정국 지위 되찾을 것"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왼쪽)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마약류 관리 종합대책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남용희 기자 |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국민의힘이 마약 근절 대책을 위한 법안 개정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정부여당은 21일 국회에서 마약류 관리 종합대책과 마약범죄 동향 및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당정협의를 가졌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마약근절 대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의료용 마약류 처방 이력 조회 의무화를 위해 관련 법안을 신속 개정하는 데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마약류 관리 종합대책 관련 당정협의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법개정, 예산, 조직 확보를 위해 정부와 당이 긴밀히 협력해 노력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와 더불어 정부에서 수사 단속 조직 확보, 마약 탐지 첨단장비 도입 등에 필요한 예산 지원을 당에 협조 요청한 데 대해 예산 심의 과정에서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마약범죄 언론보도에 대한 기준도 만들기로 했다.
이날 2시 30분 국회에서 열린 협의회에는 김기현 대표와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 이만희 정책위 수석부의장, 이태규 정책위부의장, 정점식 법제사법위원회 간사, 유상범 수석대변인, 구자근 당대표 비서실장 등이 자리했다. 정부 측에선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조규홍 복지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장상윤 교육부 차관, 오유경 식품의약안전처장 등이 참석했다.
김기현 대표는 "얼마 전에 대통령께서 마약에 대한 심각성을 지적하고 정부 차원 대책도 발표했다. 우리 당에서도 그보다 훨씬 더 강한 의지를 가지고 마약의 확산, 치유, 재활을 위한 노력을 해야 되겠다는 의지를 담아 오늘 당정협의 자리를 가지게 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어 김 대표는 "강남에서 일어났던 마약 사건은 모두를 경악하게 했다"며 "어느 누구도 마약 범죄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타깃이 될 수 있어 우리 사회가 마약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한 것을 여실하게 보여줬던 사건"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보안 메신저 또는 추적이 불가능한 특수웹 등을 통해 거래가 이루어지면서 청소년들 사이에서 마약이 급증하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미국의 경우에도 수십 조원 예산을 투입하는데도 불구하고 약물 중독 사망자는 되레 급증하는 추세라고 한다. 그런 만큼 우리나라도 지금이라도 강도 높은 대책을 강구해야 더 이상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김 대표는 "마약을 사겠다는 의사를 전달하고 가격과 보관장소를 정하는데 10여분 밖에 걸리지 않을 만큼 마약 구입이 쉬워졌다"며 "처벌과 수사에 그칠 것이 아니라 종합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사전 예방, 치료, 재활 교육까지 충분하게 잘 확보된 그런 대책이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우연히 마약에 접해 삶 전체가 수렁에 빠질 위기에 놓인 분들을 회복시키는데 국가의 노력이 배가 돼야 한다. 서울, 부산에 있는 마약 중독 재활센터의 권역별 확보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좀 더 빠른 속도로 더 빨리 많이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최근 강남 학원 학생들에게 벌어진 마약 범죄는 청소년이 대상이란 점에서 충격을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작년 10월 윤석열 대통령의 마약 전쟁 선포 이래로 정부가 강력 단속 의지 보이며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 시행해 왔지만 마약범죄는 여전히 일상 위협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박 위의장은 "특히 SNS에서 마약 주문하고 암호화폐로 대금 결제하며 비대면 배송 받는 등 마약 유통 방식은 날로 진화하는데, 마약 대응 역량이 그 확산속도 따라가지 못하는 게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더욱이 마약 상태 체험하기 콘텐츠가 인터넷에 버젓이 올라오는 등 청소년들 사이에서 마약에 대한 경각심이 무뎌지고 있는 게 아닌가 우려스럽다"라며 "지난 문재인 정권 때 축소된 마약 수사권을 원상 회복시키고 마약이 국내로 유입되는 경로도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미국 DA 같은 마약 범죄 전담기관 신설도 검토해야 한다"라고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운데)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마약류 관리 종합대책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
정부 측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마약사범 수가 급격 증가해왔고 작년에 역대 최다인 18395명, 지금 우리 추세로는 올해는 2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최근 마약 합법화 국가 늘고 있고, 전통 마약인 헤로인, 코카인 필로폰 외 펜타놀까지 대규모 생산 협동체들의 원가가 동반 하락하면서 가격은 내려갔지만 마약의 심각성은 더욱 높아졌다"라고 지적했다.
한 장관은 "우리나라 같은 정도의 지정학적 위치와 경제 규모에서 이 정도로 마약을 잘 막아낸 나라가 없었다"며 "최근 몇 년 간 있었던 어떤 계획되지 않고 절제되지 않고 계산되지 않은 수사기관의 재편과정에서 약간 공백이 생겼다"며 비판했다.
또 한 장관은 "작년부터 검경이 똘똘 뭉쳐서 서로 정보를 공유하면서 많이 잡아내고 있다"며 "작년 9월에 시행령 개정으로 검찰 마약 수사가 일부 복원됐다. 단기간에 검찰의 인지가 50%로 늘었고, 구속은 83%가 늘었다. 마약 문제는 서로 간에 경쟁하고 정보를 공유하면서 진행한다. 이를 위해서 지난 4월 17일 검경을 중심으로 마약 범죄 특별수사 본부를 출범했고, 원팀으로서 전국 마약범죄에 공동 대응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장관은 "마약 유입 감시, 단계, 유통, 단속 단계 사법 처리 단계에서 서로 신속 유기적으로 대응하고 철저히 환수하겠다. 검찰에서 마약 문제를 좀 더 중하게 보고 확실하게 컨트롤하기 위해 대검에 마약조직범죄부를 조속히 복원 설치했다"라며 "앞으로 청소년 상대로 마약을 공급하는 자에 대해서는 관여자, 청소년 상대로 마약을 꺼내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모두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겠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한 장관은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지만 최선을 다한다면 빠른 시일 내에 우리나라가 다시 마약 청정국의 지위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 단계가 역대 가장 심각하고 안 좋은 단계인 건 분명하지만 막아낼 수 있는 단계다. 사명감을 가지고 반드시 막아내겠다"라는 의지를 보였다.
조규홍 복지부장관은 "우리 사회가 마약에 무관심한 사이 마약은 우리 생활 곳곳 침투해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라며 "전문가들은 마약 중독이 단순한 중독이 아니라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정신질환이며 치료에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 장관은 "중독자가 충분하고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마약 중독자 치료비 지원 단가를 상향 조정하고 통원 치료보다 입원 치료의 비중을 높이겠다"라며 "사업 운영비를 별도로 지원하고 성과가 좋은 병원에는 별도의 재정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치료가 사회 재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치료기관과 재활 시설 간의 연계 체계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지난 4개월간 마약 관리 종합 대책을 통해 일부 성과가 있었지만, 최근 마약 범죄 양상을 감안할 때 다시 한번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강력 대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라며 "앞으로 당에서 마약 대책 추진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고 조속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보내주실 것을 기대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