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돈 봉투 의혹' 골머리…"宋 귀국 요청" 당론화
입력: 2023.04.21 00:00 / 수정: 2023.04.21 00:00

비명계 중심 '송영길 제명' 의견 속출
지도부는 검찰 수사 '신중론'...쌍특검 추진 등 국면 전환 시도


더불어민주당 돈 봉투 의혹 파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당이 검찰 수사에 대한 사건의 해결책을 마땅히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일부 의원은 송영길 전 대표 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불어민주당 '돈 봉투 의혹' 파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당이 검찰 수사에 대한 사건의 해결책을 마땅히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일부 의원은 송영길 전 대표 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돈봉투 의혹' 파장 출구 전략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당 의원들은 한데 모여 대국민 사과와 사건의 핵심 관계자인 송영길 전 대표의 조기 귀국을 재차 요청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은 '쌍특검'(김건희 여사·50억 클럽 특검) 추진 등 대 정부·여당 공세로 국면전환을 시도하는 모양새지만, 2021년 전당대회 당시 송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 캠프 내에서 돈 봉투가 오갔다는 의혹 관련 녹취록과 정황이 담긴 내용이 공개되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민주당은 20일 오후 '돈봉투 의혹'이 불거진 이후 처음으로 의원총회를 열고 송 전 대표의 조기 귀국 요청을 사실상 당론으로 정했다. 2024년 총선을 1년여 앞둔 '비상시국'에서 현재 상황이 악재로 번지면 수습이 불가할 수 있는 만큼, 파리에 체류 중인 송 전 대표가 조기 귀국해 수사에 응하는 게 '선당후사'라는 것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의총 이후 "당 지도부가 사과했지만 국민께 고개 숙여 사과드리기로 뜻을 모았다"라고 전했다. 또 박 원내대표는 "또한 송 전 대표가 즉각 귀국해서 의혹을 낱낱이 분명히 실체를 밝혀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의원들의 뜻을 송 전 대표도 충분히 감안해 향후 개인 입장이나 행동을 취해주실 걸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돈 봉투 의혹과 관련 침묵을 이어온 2021년도 전당대회 당시 송 전 대표의 상대 후보였던 홍영표 의원도 20일 입을 열었다. 사진은 이 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있는 홍 의원 모습. /이새롬 기자
돈 봉투 의혹과 관련 침묵을 이어온 2021년도 전당대회 당시 송 전 대표의 상대 후보였던 홍영표 의원도 20일 입을 열었다. 사진은 이 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있는 홍 의원 모습. /이새롬 기자

그간 침묵을 이어온 홍영표 의원도 입을 열었다. 그는 2021년도 전당대회 당시 송 전 대표의 상대 후보였다. 홍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사자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국민과 당원께 진솔하게 용서를 구하고 다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민주당은 한 발자국도 전진할 수 없다"고 밝혔다. 홍 의원이 실명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맥락상 책임 당사자로 거론되는 송 전 대표의 행동이 뒷따라야 할 것이라는 뜻으로 읽힌다.

앞서 이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는 17일 송 전 대표의 귀국을 공식 요청했다. 송 전 대표는 오는 22일 파리 현지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겠다며 조기 귀국 요청에 대한 즉답을 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내 계파별, 선수별 의원 모임은 송 전 대표가 귀국 요청에 응하지 않을 경우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당 지도부에 공식 요청하기도 했다.

특히 비이재명계 중심으로 송 전 대표와 관련자들을 선제적으로 '제명 조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낙연계' 이병훈 의원은 "5선 국회의원을 하고, 당 대표까지 지낸 분이다. 본인 주변에서 일어난 문제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며 귀국을 미루는 모습은 당혹스럽기까지 하다"며 "기자 간담회는 파리에서 가질 게 아니라 국민 앞에서 열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윤영찬 의원도 "송 전 대표가 끝내 입국을 거부한다면 당은 선제적으로 송 전 대표에 대한 출당이나 제명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고, 강병원 의원은 "돈봉투가 민주당의 자긍심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며 "간곡히 눈물로 호소드린다. 스스로 결단해달라"고 송 전 대표의 조기 귀국을 촉구했다.

지난 2021년 5월 전당대회 당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더팩트 DB
지난 2021년 5월 전당대회 당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더팩트 DB

그러나 이날 의총에서는 주말 송 전 대표의 기자회견을 지켜보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이는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마땅히 당 지도부가 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더팩트>와 만나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서는 증거를 다 검찰 쪽에서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당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확인을 할 수도 없어 일단은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송 전 대표의 태도를 두고 당내에서 비판하는 시선이 많다. 만약 주말 기자회견에서도 귀국 의사를 밝히지 않는다면 출당 요구도 빗발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쌍특검' 법안을 오는 27일 본회의에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올릴 것을 예고하고, '이태원 참사 특별법'도 발의했다. 정부와 여당을 압박해 국면전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박 원내대표는 의총 이후 "'50억 클럽 특검'과 '김건희 특검법'을 27일 본회의에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동의안을 당론으로 제출하기로 결의했고 의결했다"고 전했다. 야 4당(더불어민주당·정의당·진보당·기본소득당)은 이날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등과 함께 '10·29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 특별법'도 발의했다. 특별법은 국회 추천을 받은 17명(상임위원 5명)으로 특별조사위원회를 꾸리고 이들이 참사 진상 조사를 수행하게 한다는 내용 등이 골자다. 박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여당 의원들은 법안 발의에 참여하지 않았으나 최소한 통과에 함께해 민의를 받들어 달라"고 요청하며 여당을 압박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본회의가 예정된) 다음주에는 '50억 특검'법 등으로 야당이 더 파이팅 넘치게(적극적으로) 정부·여당을 압박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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