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관련해 "선을 그어야 할 만큼의 어떠한 관계도 아니다"고 10일 밝혔다.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는 김 대표.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국민의힘 지도부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관계 없다"며 선을 긋고 나섰다. 전 목사로 당내 분란이 계속되자 관계를 확실히 짚고 넘어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1일 페이스북에 "자랑스러운 84만 책임당원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 국민의힘을 우리당 당원도 아닌 전광훈 목사와 결부시켜, 마치 공동체인 양 호도하며 악의적 공세를 취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당 대표로서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국민의힘이 전광훈 목사와 선을 그어야 할 만큼의 그 어떠한 관계도 아님을 제가 수차례 말씀드린 바 있다"며 "전 목사는 다른 정당을 창당하여 그 정당을 실제 대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런 사람이 우리 당과 무슨 관계가 있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또 김 대표는 "전 목사의 일거수일투족을 당과 결부시켜 당과 당원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체 언행에 대해 당 대표로서 엄중히 경고한다"며 "전 목사와 관련된 불필요한 논쟁은 당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지금 우리 국민의힘 앞에는 민생 현안이 산적해 있다"며 "우리 국민의힘의 관심은 오직 민생을 살리는 것이며, 국민이 더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일에만 매진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가 전 목사와 선 긋기에 나선 배경엔 홍준표 대구시장이 "무슨 약점을 잡힌 것인지 눈치만 보고 있어 답답하다"고 비판한 데 따른 발언으로 풀이된다. /남윤호 기자

김 대표의 해당 발언은 홍준표 대구시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앞서 홍 시장은 페이스북에 "도대체 김기현 대표는 무슨 약점을 잡힌 것인지 눈치만 보고 있어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홍 시장은 "황교안 대표 시절에는 180석 만들어 주겠다고 했는데 폭망했다"며 "(이제는) 김기현 대표에게 200석 만들어 준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기현 대표는 ‘그 사람 우리 당원도 아니다’라고 소극적인 부인만 하고 눈치나 보고 있다"며 "입에 욕을 달고 다니는 목회자와 페이크뉴스만 일삼는 극우 유튜버만 데리고 선거 치를 수 있다고 보는가"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도대체 무슨 약점을 잡힌 건가? 총선이 1년밖에 안 남았는데 참 답답한 일"이라고 했다.

한편 전 목사는 지난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대한민국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져있다"며 "정치인은 권력을 갖기 때문에 반드시 종교인의 감시가 필요하다. (국민의힘이) 내 통제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snow@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