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뼈 굵은 원내 협상가...4월 임시국회 주목
'친윤-영남' 지도부로 총선...한계 선명 지적
국민의힘 새 원내사령탑으로 윤재옥 신임 원내대표가 7일 선출됐다. 윤 원내대표는 '대야 협상력'을 강조하며 윤석열 정부의 국정동력을 뒷받침해 민심을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당 지도부의 구성에 따른 우려가 적지 않다. /남용희 기자 |
[더팩트ㅣ국회=김정수 기자] 국민의힘 새 원내사령탑으로 윤재옥 신임 원내대표가 7일 선출됐다. 윤 원내대표는 냉랭한 여소야대 정국을 '대야 협상력'으로 녹여내 윤석열 정부의 국정동력을 뒷받침하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윤 원내대표의 당선이 '친윤계(친윤석열계)-영남권' 지도부 완성으로 풀이되면서 우려도 적지 않다. 내년 총선이 '야당 대 대통령' 구도로 펼쳐지면서 당의 역할이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외연 확장의 교두보를 찾아볼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야 협상가' 첫 시험대는 4월 임시국회...양곡관리법, 노란봉투법 등 산적
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원내 과반인 65표를 얻어 김학용 의원(44표)을 제치고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윤 원내대표가 내걸었던 슬로건은 '협상가'였다. 그는 "거대 야당에 맞서 제대로 협상해 내는 충분한 협상 경험을 가진 원내대표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115석으로 169석을 뛰어넘는 협상의 전략과 지혜를 보여주겠다"고 호소했다.
윤 원내대표는 대야 협상력에 잔뼈가 굵다는 평가를 받는다. 드루킹 특검이 대표적이다. 윤 원내대표는 지난 2018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아 드루킹 특검 실무 협상을 맡았다. 당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단식을 통해 이끌어낸 드루킹 특검을 실질적으로 매듭지은 셈이다.
윤 원내대표의 첫 시험대는 4월 임시국회가 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부터 노란봉투법 등 사안이 만만치 않다. /남용희 기자 |
윤 원내대표는 또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이 국회선진화법 수정안을 추진할 때 관련 태스크포스(TF) 소속으로 참여했고, 20대 국회에서는 한국GM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 도입이 불거지자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로 여야 협의에 나서기도 했다.
윤 원내대표의 첫 시험대는 4월 임시국회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이 의석수를 앞세워 밀어붙였거나 강행처리를 예고한 법안들이 그 과제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부터 간호법 제정안, 방송법 개정안,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등 사안이 만만치 않다.
민주당이 4월 임시국회 처리를 예고한 쌍특검(50억 클럽, 김건희 여사 특검)도 변수다. 이를 해결하면서 윤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연금·노동·교육 3대 개혁에 대해서도 야당과 협상해야 한다.
◆총선 앞두고 '친윤-영남' 지도부..."고민 흔적 찾아볼 수 없어"
윤 원내대표는 "내년 총선을 여러분과 함께 승리해 정권교체를 완성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을 활짝 열겠다"며 총선 승리를 다짐했다. 다만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친윤계-영남권'으로 구성된 만큼 한계가 선명해졌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윤 원내대표는 대구 달서구을에서 내리 3선에 성공했고, 지난 대선 당시 중앙선대본부 상황실장을 맡아 친윤계로 분류된다. 김기현 대표는 울산에서만 4선을 했고 울산시장까지 지냈다. 지난 전당대회에서는 친윤계와 대통령실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당 대표에 당선됐다.
윤 원내대표의 당선으로 당 지도부 색채가 '친윤계-영남권'으로 짙어지면서 우려가 제기된다. (왼쪽부터) 주호영 전 원내대표, 윤 원내대표, 김기현 당 대표. /남용희 기자) |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당 대표가 영남권이면 원내대표는 수도권이라든지, 한쪽이 중장년층 지지율이 높으면 다른 한쪽은 젊은 층 지지율이 높다든지 등의 고민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 대표와 원내대표 모두 친윤계가 된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내년 총선을 윤 대통령 이름으로 치르게 되는 것"이라며"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에 따라 총선 성과가 달라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당의 역할은 아주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7일 페이스북에 "당 3역이 모두 영남권으로 채워지는 사상 초유의 구도가 됐다"며 "부디 수도권, 충청권, 호남권도 배려하는 그림으로 채워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고 했다. 김기현 대표와 윤 원내대표, 경남 진주갑의 박대출 정책위의장 등 당 주요 지도부가 모두 영남권 인사로 꾸려진 것을 지적한 것이다.
윤 의원은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영남권 인사 편중 등에 대해 "수도권과 지역이라고 보기보다 중도층 민심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있다"며 "지역별로 분리해서 대책을 세우기 쉽지 않다. 정책 방향이나 지향을 생각하며 고민해야 되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js8814@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