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청이 30일 대우조선해양에서 장보고-Ⅲ 배치-Ⅱ 선도함 기공식을 열었다. 형상은 장보고-Ⅲ 배치-Ⅰ도산안창호급과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은 도산안창호함 진수당시 모습. /대우조선해양 |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10발을 발사하는 리튬전지 체계 탑재 3600t급 중형잠수함이 건조가 시작됐다. 오는 2027년 해군에 인도되면 도산안창호급 3척과 함께 북한 잠수함 세력은 물론, 북한의 남침의지를 억제하는 주요 전력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북한은 전술핵 탑재를 추진하고 있는 데 반해 우리 잠수함은 재래식 탄두를 탑재할 수밖에 없어 보복공격 능력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게 흠이다. 우리해군의 잠수함은 209급 9척, 214급 9척, 도산안창호급 1척(2척 진수) 등 19척으로 70여 척을 보유한 북한에 비해서는 수의 열세를 보이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30일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에서 장보고-Ⅲ 배치(Batch·같은 종류의 군함 묶음)-Ⅱ 선도함 기공식을 열었다. 기공식은 잠수함 선체를 구성하는 첫 블록을 뼈대인 용골(keel)에 처음 거치하는 행사다.
장보고-Ⅲ 배치-Ⅱ 선도함은 방사청이 지난 2019년 10월 대우조선해양과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계약'을 체결한 이후 주요 설계단계를 거쳐 2021년 5월 강재절단(Steel Cutting)을 시작으로 건조 중에 있다. 2025년 진수해 작전요구성능 확인을 위한 시험평가를 거쳐 2027년 해군에 인도된다.
배치-Ⅱ는 길이 89m, 너비 9.6m로 배치-Ⅰ인 도산안창호급(83.5m, 배수량 3000t급)보다 길이가 5.5m, 배수량이 약 600t 정도 커졌다. 수중배수량은 안창호급이 3750t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4000t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배치-Ⅱ 선도함은 장보고-I(1200t) 세 배 크기, 장보고-II(1800t)의 두 배 크기여서 많은 무기와 연료 등을 싣고 더 오래 작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방사청은 이와 관련, 수중에서 최고 20노트(시속 37km)로 잠항할 수 있으며 어뢰(LIG넥스원 범상어 중어뢰)와 기뢰, 유도탄(하푼) 등으로 무장한다고 밝혔다.이 모든 것을 운용하기 위해 50여 명의 승조원이 탑승한다.
방사청은 국내 기술로 개발되는 배치-Ⅱ 3600t급 잠수함은 2021년 8월 해군에 인도된 도산안창호함보다 커지고 SLBM 수직발사관 수도 6개에서 10개로 늘어 은밀한 타격능력이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탑재되는 미사일은 천룡 잠대지 수항미사일이나 현무-2를 개량한 현무 4-4로 알려져 있다.
세계 두 번째로 국내에서 개발한 리튬전지체계와 디젤엔진, 공기불요추진체계(AIP)를 탑재해 잠항일수가 증가된다. 또 관통형잠망경과 보조추진기를 탑재해 비상상황 시에도 표적탐색과 기동이 가능해 작전 간 은밀성과 생존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방사청은 설명했다.
방사청은 "장보고-Ⅲ 배치-Ⅱ는 공기불요추진체계(AIP)와 리튬전지체계, 수직발사장치(VLS)를 모두 탑재한 3600t급 잠수함으로서 현존하는 디젤잠수함 중 가장 우수한 작전능력을 자랑한다"고 자평했다. 장보고-Ⅲ 배치-Ⅱ의 국산화율은 76%다.
SLBM에 전술핵 탑재를 추진하는 것으로 관측되는 북한과 비교해 우리나라는 재래식 탄두 SLBM을 탑재하는 만큼 '핵 보복'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도산안창호함이 2021년 9월 국내 최초의 수중 SLBM 발사 시험에 성공한 만큼 우리해군의 잠수함들은 제한된 보복 공격 능력을 갖췄다.
북한의 SLBM 발사용 '8·24 영웅함'은 미사일 수직발사관이 1개 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우리해군은 현재 총 18기를 갖춰 북한의 핵심 표적을 은밀하게 타격할 수 있다.
해군 준장(진)인 김태훈 방위사업청 한국형잠수함 사업단장은 "다시 한번 대한민국의 잠수함 설계 및 건조 기술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며 방산 수출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최고의 성능과 품질을 갖춘 명품 잠수함을 건조하기 위해 철저한 사업관리를 해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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