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부 개편…'7인회' 김남국·김병욱·문진석 빠졌다
비명계는 '일단 신중'…당 일각 '비명 역할론'에 의문
김민석(왼쪽)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의 새 정책위의장을 맡게 됐다. 이전엔 이재명 대표 측근으로 채워졌던 지도부가 '친문' 의원들 위주의 인적 쇄신에 나서며 총선을 앞두고 '화합과 탕평'을 강조하려는 것 아니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남윤호 기자 |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정책위의장과 대변인단 등을 교체하며 '색채(친명) 지우기'에 나섰다. 지도부가 앞서 민주당 의원 모임 등 당내에서 이재명 대표에게 요구해온 '인적 쇄신'을 받아들이면서 1년께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화합과 탕평' 행보를 보이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친문'(문재인) 의원들이 대거 포함된 인사에 비명계에서도 "지켜보겠다"는 반응이지만, 일각에서는 "친문 의원 중에서도 비명계 목소리를 적극 담을 인사는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민주당은 지난 주말새 당직 개편과 관련한 논의를 마치고 27일 인선 명단을 발표했다. 당 지도부가 당직 개편에 나선 것은 지난 2월 본회의 도중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대거 '이탈표'가 나와 '내홍 논란'이 벌어진 이후 한 달 만이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번 당직 개편은 화합이라는 차원에서 널리 민주당 인사들의 '탕평' 인사 (그리고) '안정'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인선 명단을 살펴보면, 지도부가 민주당 최대 의원 모임 '더좋은미래' 등 당내 쇄신을 위해 대표의 측근으로 구성된 주요 인사들을 교체하라는 '비명'계 의원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뽑히는 '7인회' 소속 문진석 전략기획위원장, 김병욱 정책위 수석부의장, 김남국 미래사무부총장 등이 전원 교체됐고, 친명계로 분류되는 김성환 정책위의장도 물러났다. 다만 내년 총선 공천 실무를 담당하는 핵심직인 조정식 사무총장은 당내 교체 요구에도 유임을 결정했다.
정책위의장에는 김민석(3선) 의원, 전략기획위원장에는 한병도(재선) 의원이 임명됐다. 정책위 수석부의장으로는 재선의 김성주 의원이 임명됐다. 김민석 의원은 지난해 8·28 전당대회에 당 대표로 출마한 바 있고,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원장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았다. 한 의원은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친문' 인사다. 미래사무부총장에는 친문계 박상혁 의원(초선)이 임명됐다.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사의를 표했던 임선숙 최고위원 대신 광주 출신의 송갑석 의원(재선)이 임명됐다. 송 의원은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출마해 낙선한 바 있다. /이선화 기자 |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사의를 표했던 임선숙 최고위원 대신 광주 출신의 송갑석 의원(재선)이 임명됐다. 송 의원은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출마해 낙선한 바 있다. 송 의원은 출마 당시 이 대표의 출마를 비판했던 비명계 인사이기도 하다.
기존 대변인단에서는 안호영 수석대변인, 김의겸·임오경 대변인이 물러나고 박성준·한민수 대변인은 유임됐다. 수석대변인에는 권칠승 의원(재선)이 임명됐다. 권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낸 '친문' 의원이다. 여성 대변인에는 강선우 의원(초선)이 임명됐다.
민주당은 이날 인사에서 사무총작직이 유임된 데 대해 조 의원이 '탕평과 안정'을 구사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내년 총선을 위해서는 사무총장이 당의 살림을 꾸리면서 실질적으로 안정에 가장 방점이 있는 자리"라며 "조정식 의원이 5선으로서 일 잘 해왔고, 안정을 추구하면서 당내 화합을 이룰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이 많았다"고 말했다.
다만 당 지도부는 추가 당직 개편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박 대변인은 "이번에 (인선 개편을) 대폭 했기 때문에 추가 당직 개편은 없는 거로 안다"며 "소폭 있다면 추가로 말하겠다"고 설명했다.
개편된 지도부 인사에 친문·호남 인사들이 대거 유입되며 당 지도부가 인적 쇄신으로 '비명'계 달래기에 나섰다는 평이 나왔다. 민주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정태호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사무총장은 공천에 있어서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자리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거기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은 전략기획위원장과 민주연구원장이다. 거기에서 여론조사들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비명계에서는 인사 개편을 당 지도부의 '노력의 일환'으로 보겠다면서도 '앞으로 지켜보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전해철 의원은 이날 '감사원 통계 감사의 문제점 진단' 토론회 이후 인선 개편과 관련한 질문에 "당이 소통이나 통합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며 "(이번 인사 개편은)노력의 일환으로 보고 (이번 개편으로 충분한지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윤호 기자 |
전해철 의원은 이날 '감사원 통계 감사의 문제점 진단' 토론회 이후 인선 개편과 관련한 질문에 "당이 소통이나 통합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며 "(이번 인사 개편은)노력의 일환으로 보고 (이번 개편으로 충분한지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비명계 의원도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지도부가) 인적 쇄신 요구에 노력을 한 것이니 그 자체로는 의미가 있다. 여기서 '사무총장도 내놔라'고 하면 당내 갈등만 일으키는 것 아니겠나"라며 "앞으로는 민주당이 크게 윤석열 정부에 맞서는 야당다운 면모를 보이는 것, 또 '시스템 공천'을 철저히 지키겠다 하는 것 두 가지 기치 하에 하나가 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지도부가 차후 공천에 주요 역할을 하는 사무총장을 유임한 점을 들어 '무늬만 개편'했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일부 인선이 바뀌었다 한들 이들의 유입으로 당 지도부에 '균형 잡힌 목소리'가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 지도부 개편을 두고 "친문이면서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사람들로 중립적인 인사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이 대표 체제의 '개혁'을 원하는 비명계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담아낸 인사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