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피켓 제거하면 회의 정상화" vs 野 "정치 구호 아닌 역사적 교훈일 뿐"
北 ICBM 발사 군 당국 업무보고 차질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노트북에 태극기 문양과 함께 피켓을 부착하고 이에 반발한 국민의힘이 불참하면서 회의는 파행했다. /뉴시스 |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17일 국방부 업무 보고가 예정돼 있던 국회 국방위원회가 파행했다. 더불어민주당 위원들이 회의장 내에 피켓을 게시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 위원들이 "정치적 구호"라고 반발, 불참했다. 민주당은 "피켓(내용)은 역사적 교훈"이라며 반박했지만, 여야가 신경전을 펼치면서 개의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는 이날 오전 10시 개의해 군 당국으로부터 지난 16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현안 보고를 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민주당 위원들이 노트북에 태극기 문양과 함께 '역사를 팔아서 미래를 살 수는 없습니다'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부착하고, 이에 대해 국민의힘 위원들이 반발하면서 개의도 못 한 채 파행했다. 해당 피켓은 강제동원 '제3자 변제' 해법 등 윤석열 정부의 대일 외교를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해당 피켓에 대해 "국방위와 무슨 관계가 있냐"는 입장이다. 한기호 국방위원장은 "피켓 문제 때문에 여당은 입장 하지 않겠다고 하고 있다. 원인 제공을 하지 않았나"라면서 야당에 "피켓을 제거해주면 회의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겠다"고 했다. 그는 또 민주당도 여당 시절인 지난 2021년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위원들이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 문구가 적힌 피켓을 내걸자 회의가 파행한 점을 들며 "과거엔 못하게 해놓고 지금 와서 하자고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병주 야당 간사는 "국민의힘에선 피켓을 떼지 않는 한 개의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건 태극기고, 정치적 구호라고 할 수 없는 역사적 교훈이다. 전체회의가 열리지 못해 아주 아쉬운 상태"라고 했다. 그는 "국방위원장이 입장이 난처하면 간사에게 (개의) 권한을 위임할 수도 있지만 하지 않겠다고 해서 보류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민주당 국방위원 일동은 이날 11시 40분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굴욕적인 날에 태극기의 의미, 우리나라의 자존심, 우리 선조들의 헌신을 되새기고자 태극기를 부착했던 것"이라며 "애국심의 상징인 태극기를 거부하는 국민의힘의 주장에 어처구니가 없다. 자랑스러운 우리 국기를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내거는 것이 해서는 안 될 행위인가"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민족의 얼과 혼이 담긴 태극기를 핑계 삼아 일방적으로 국방위 개의를 포기한 국민의힘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오후에라도 국방위를 개의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