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만난 尹, 강제동원 제3자 변제…"너무 당연한 결정"
입력: 2023.03.16 20:24 / 수정: 2023.03.16 20:24

"어려운 결단 했다는데…엄청난 일 했다고 생각 안 해"
"앞으로 담대한 마음 갖고 한일관계 이끌어 갈 것"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6일 도쿄 한 제국호텔에서 열린 재일 동포 오찬 간담회에서 여건이 민단중앙본부 단장의 환영사를 듣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6일 도쿄 한 제국호텔에서 열린 재일 동포 오찬 간담회에서 여건이 민단중앙본부 단장의 환영사를 듣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6일 일본 방문 첫 일정으로 도쿄 제국호텔에서 현지 동포를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제3자 변제 방식의 강제동원 해법으로 경색된 한일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한 것에 대해 "당연한 결정을 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또한 "앞으로 담대한 마음을 갖고 한일관계를 이끌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재일 한국유학생연합회, 민단중앙본부 등 주요 동포단체 대표, 경제, 사회, 문화, 스포츠 인사 등 각계각층의 동포 110여 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국과 일본은 가까운 이웃이자 우리와 민주주의 보편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라며 "안보, 경제 그리고 글로벌 어젠다에서 함께 협력하는 파트너"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수년간 정치, 경제, 인적 교류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양국 간 교류와 협력이 정체됐다"며 "지금과 같은 세계적인 복합 위기, 북핵과 미사일 위협 등 엄중한 안보 상황은 자유, 인권, 법치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 간에 보다 더 강력한 연대와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웃 일본과의 연대와 협력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그래서 강제징용 문제 해법을 발표했고, 한일 양국이 미래를 향해 함께 협력할 것을 제안했다"며 "저는 오늘 기시다 총리와 마주 앉아 이러한 취지를 재확인하고, 양국의 미래를 위한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불편한 한일관계가 정상화되고, 양국의 관계가 미래를 향해 나아갈 때 재외 동포 여러분께서도 이곳에서 더 자긍심을 가지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러한 점에서라도 한일 양국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야 함은 물론이다"라고 말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해방이 되고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양국 정부와 기업, 학술, 문화 분야에서 왕성한 왕래가 이루어져 왔다. 그런데 지난 수년간 정부 당국 간 관계가 얼어붙으면서 경제 교류가 줄고, 문화·국민 간 교류도 줄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6일 도쿄 제국호텔에서 열린 재일 동포 오찬 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6일 도쿄 제국호텔에서 열린 재일 동포 오찬 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그러면서 "일본 국민은 가장 가고 싶은 나라로 한국을 지목하고 있고, 한국 국민은 코로나 창궐 전인 2018년 758만 명이 일본을 방문했다. 2019년에도 500만 명이 넘게 일본을 방문했다"며 "양국 국민이 상대국을 좋아하면 문화에 관심을 갖는데,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양국 문제를 국내 정치나 자기 입지에 활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민주 국가에서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나보고 어려운 결단(강제동원 문제 제3자 변제로 해결)을 했다고 하는데, 너무 당연한 결정을 한 것"이라며 "엄청난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은 "한일관계가 불편하거나 악화되면 동포들부터 힘이 든다. 정부 대표로서 동포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담대한 마음을 갖고 한일관계를 이끌어가겠다"고 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재일 동포들은 "일본의 신문과 방송이 온통 윤 대통령의 방일에 대해 우호적인 기사로 도배가 됐다"며 "대통령의 말씀에서 책임감이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신용상 민단중앙본부 상임고문은 "윤 대통령께서 어려운 결단을 내려주셔서 한일관계가 정상화되고 있다"며 "양국 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수 있도록 저희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재욱 신주쿠한국상인연합회 회장은 "어제부터 코리아타운이 있는 신주쿠는 축제 분위기다. 한인뿐만 아니라 일본 상인들도 현수막을 걸고, 전광판에도 환영 메시지를 내고 있다"며 "다음에 방문하시면 한인타운도 방문해 상인들을 격려해 달라"고 했다.

간담회를 마치면서 여건이 민단 단장이 동포 대표로 윤 대통령에게 심수관 도예가가 제작한 도자기를 선물했다.

심 도예가는 조선도공 심수관가의 제15대 자손이다. 1598년 정유재란 당시 포로로 일본에 잡혀간 초대 심당길의 후손들이 규슈 가고시마에서 대대로 가업을 이으며 도자기 명가를 이뤘다.

이에 대통령은 "외국 정상들이 많이 오는 용산 대통령실에 잘 전시해서 심 선생의 작품을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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