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로 다가온 더불어민주당의 원내대표 선거에 후보군들이 고개를 들고 있다. 사진은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월 조기 사퇴 의사를 밝힌 가운데, 당내 차기 원내사령탑을 노리는 의원들의 물밑전을 시작했다. 당내에서는 이재명 대표 체제 아래 '탕평'을 보일 수 있는 인물이 원내대표가 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다. 후보군으로 하마평에 오른 의원들도 계파를 내세우기 보다는 '중도 확장성'을 거론하며 적임자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당초 5월로 예정됐던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는 박 원내대표가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 시기인 4월에 맞춰 치를 것으로 보인다. 예상 후보군도 당겨진 일정에 맞춰 출마 의사를 밝히고 유권자들인 의원들에게 성큼 다가가는 모습이다.

이번 선거는 민주당이 △총선을 앞둔 상황인 점 △여야가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점 △일각에서 대표 사퇴론 의견이 나오는 점 등을 들어 확장성 있고 균형감각이 있는 인물이 원내대표직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또 이 대표가 '사법 리스크' 탓에 향후 매주 재판에 참석해야 하는 등을 감안하면 원내대표의 역할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점도 특이사항이다. 당내에서는 최악의 경우 이 대표의 자리가 빌 경우 원내대표가 당대표 직무대행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원내대표 후보군으로는 4선의 안규백 의원, 3선의 박광온·윤관석·이원욱·홍익표 의원, 재선의 김두관 의원 등이 원내대표 후보군 하마평에 올라있다. 계파로는 안규백 의원과 이원욱 의원은 정세균계, 박광온 의원은 이낙연계이자 친문계로 분류된다. 이원욱 의원의 경우, 이 대표의 계양을 출마를 반대하면서부터 꾸준히 '비명계'로 분류된 의원이기도 하다. 홍익표·윤관석·김두관 의원은 타 후보군에 비해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초 친문계에서는 전해철 의원의 출마가 점쳐졌으나, 전 의원이 한 언론 인터뷰에서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박광온 의원의 경우,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이후 일찍부터 재출마를 결정했고 가장 활발하게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해 원내대표 선거 당시 박 의원. /이선화 기자

박광온 의원의 경우,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이후 일찍부터 재출마를 결정했고 가장 활발하게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홍익표 의원도 일찍이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의원들에게 밝혔다고 알려졌다. 홍 의원은 이날 민주당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에 참석해 의원들에게 표심을 호소했다. 윤관석·이원욱 의원도 주변에 출마 의사를 밝히며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안규백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민주당 원내 의원을 비롯한 측근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금명간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거론된 후보군 중 뚜렷한 '친명'계 의원은 없어 보인다. 총선을 앞두고 당내 분열을 극도로 경계하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본인 의사를 타진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도 "이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원내대표 선거에 일체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의원들은 다음 원내대표 조건으로 중도층에 소구 효과가 있는 확장성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중진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지금 당 지도부는 이 대표 쪽으로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차기 원내대표는 당내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가진 분이 돼야 한다"며 "지금 민주당이 친명 대 비명 정쟁 구도로 가는 것을 국민들이 안 좋게 보고 있지 않나. 이 대표 쪽이 아닌 사람이 원내대표를 하는 것이 당의 (정치공학적) 순리에 맞는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차기 원내대표의 가장 주된 자질로는 '확장성' '균형 감각' 등이 꼽힌다. 당내 갈등은 최소화하고 총선 승리를 위해 힘써야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사진은 2024 총선 공천제도 TF 제1차 회의 사진. /사진영상기획부

한 초선 의원은 "당내 공천제도 TF도 비명계 의원들을 대거 포진해 당 지도부가 탕평 인사를 중시할 거라고 보여준 거다. 원내대표 선거로 (친명계가 아닌 인사를 선출하는 것이) 탕평의 '하이라이트'가 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친명계의 표심이 어떤 후보를 향할지도 다가오는 원내대표 선거의 관전 포인트다. 당내에서는 홍익표 의원이 친문계이지만 계파색이 옅어 친명 의원들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원내대표 후보군은 친명계 의원들에게 자신이 당의 화합과 협치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장점을 들어 표심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또 이 대표 퇴진론과 맞물려 거칠어지는 당내 계파 갈등이 원내대표 선거전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 친명계 의원은 "리더십이 있고 여당과의 협상 능력과 돌파력 등 다양하게 갖춘 사람이 원내대표가 되는 게 가장 좋겠다"면서도 한 비명계 후보군의 당선 가능성을 묻자 "(그분이 원내대표가 되면)당이 더 어려워질 거다. 사람은 좋다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안 되지 않나"라며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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