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與 지도부, '월 2회' 회동…당정일체 향한 기대와 우려
입력: 2023.03.15 00:00 / 수정: 2023.03.15 00:00

당정 간 소통 강화 긍정적…金 "국정 현안 전반 의논"
정치권에서 '윤석열 직할 체제 완성' 우려도


윤석열 대통령과 김기현(가운데) 국민의힘 대표가 ‘월 2회’ 정기회동을 하기로 했다. 사진은 김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남용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김기현(가운데) 국민의힘 대표가 ‘월 2회’ 정기회동을 하기로 했다. 사진은 김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월 2회 정기회동을 하기로 했다. 여당이 소위 '윤심'을 등에 업고 당권을 거머쥔 김 대표 체제로 접어든 이후 당정관계의 일체감이 한층 더 강화되는 모양새다. 당정 간 원활한 소통 강화가 기대되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친정 체제' 공고화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1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김 대표를 포함한 새 지도부와 만찬을 했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이끈 정진석 전 비대위원장과 이철규 신임 사무총장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김 대표의 정례회동 요청을 수용했다고 한다. 애초 김 대표는 취임 이후 당정 간 긴밀한 소통을 위해 당과 대통령실의 정기적인 만남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윤 대통령과 격주로 만나 국정 현안 전반에 대해 의논할 것이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정치권에서 국정 운영 총책임자인 대통령과 여당 수장이 직접 대면해 국정을 논의한다는 자체가 윤 대통령이 김 대표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과 정부 간 긴밀한 협력관계가 요구되는 만큼 일방통행식 국정 운영은 없다는 신호라는 해석도 있다.

김 대표는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윤석열 정부를 뒷받침하기 위해 여소야대 국면을 뒤집어야 하는 처지다. 현재 여당은 정국 주도권과 의회 권력에서 169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에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 22대 총선 결과 국민의힘이 원내 1당으로 올라선다면 정부의 개혁 작업은 순항할 수 있게 된다.

최근 지지율을 보면 국민의힘은 총선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6~10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25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8.9%, 부정 평가는 58.9%로 나타났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이 41.5%, 민주당은 42.6%로 조사됐다.

김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3·8 전당대회에서 경쟁했던 황교안 전 대표를 만나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원팀 구성에 공감대를 이뤘다. /남용희 기자
김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3·8 전당대회에서 경쟁했던 황교안 전 대표를 만나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원팀 구성에 공감대를 이뤘다. /남용희 기자

윤 대통령과 김 대표가 회동을 정례화하기로 한 배경도 총선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민주당이 이재명 리스크로 어수선한 틈을 타 민생 정당의 면모를 부각해 국민에 눈도장을 찍겠다는 새 지도부의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지난 13일부터 이틀 연속 당권 경쟁을 벌였던 안철수 의원과 황교안 전 대표를 만나 총선 승리를 위한 원팀 구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새 지도부가 구성되고 정책위의장 등을 제외한 주요 당직 인선까지 마무리되면서 당은 어느 정도 재정비됐다. 또 새 지도부와 집행부에 '친윤' 인사가 대거 포진하게 되면서 당정 간 일체감이 강화됐다. 이에 따라 여당 지도부는 대통령과 정례 회동 등 당정 협의 채널을 가동해 민생과 경제 회복에 집중할 전망이다. 당장 당정은 오는 19일 고위당정협의회를 연다.

당의 친윤 체제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당 장악력이 커져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친윤 일색의 당직 인선을 통해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직할 체제가 완성됐다. 물론 윤 대통령이 직접 하진 않고, 정무수석 등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 당의 운영 방향, 기조, 총선 관련 공천관리위원회, 공약 등은 거의 윤 대통령의 의중에 달려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당정이 밀착하는 만큼 대통령실이 야당과도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의 지적도 나왔다. 비윤계 원외 인사는 통화에서 "여당 대표가 대통령을 만나는 것은 당연하고, 횟수도 중요하지 않다"며 "대통령이 너무 여당 대표만 만난다면, 부작용이 따른다"고 했다. 여야 간 쟁점 현안에 대한 협상과 협치가 어려워지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 읽힌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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