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당선 1주년...'협치 실종' 지적한 민주당
입력: 2023.03.10 05:00 / 수정: 2023.03.10 05:00

3번째 김건희 특검법 낸 野...尹 당선 1주년에 "체념만 쌓인다" 혹평
野 의원들, 尹 1년 평가 묻자 "앞으로 4년이 더 두렵다"


지난해 3월 9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당선으로 여야가 공수교대를 하게 됐다. 여야는 1년간 극한 대립을 이어갔는데, 2년차에도 협치는 기대하기 어려울 거라는 시각이 나온다. /이새롬 기자
지난해 3월 9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당선으로 여야가 공수교대를 하게 됐다. 여야는 1년간 극한 대립을 이어갔는데, 2년차에도 협치는 기대하기 어려울 거라는 시각이 나온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지난해 3월 9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당선으로 여야가 공수교대를 하게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선 후 지난 1년을 회상하며 "국민은 분열되고 경제와 민생 위기는 커져만 간다"고 평가했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검찰의 이재명 대표 기소를 기점으로 여당과 극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국민의힘의 새 지도부 선출 이후에도 여야 간 협치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9일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당선 1주년을 맞이해 정부의 국정 운영 능력이 '낙제점 수준'이라는 내용을 담은 서면 브리핑을 냈다. 박성준 당 대변인은 "국민은 분열되고 경제와 민생 위기는 커져만 가고 국민이 쌓아 올린 역사의 성과는 퇴행하는 지난 1년을 보며 남은 4년도 기대를 걸 수 없다는 체념만 쌓여 간다"고 혹평했다.

이어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잦은 말실수로 인한 외교 참사 △검찰 출신들의 정부 주요 요직 맡기 △저자세의 '무능 대일 외교' △'이태원 참사' 당시 무책임한 정부 대응 △대북 관련 근시안적 정책 집행 △전기차·반도체 산업 위기에도 무능한 경제 정책 등 그간 정부의 행보들을 되짚으며 조목조목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고작 당선된 지 1년, 정권이 출범한 지 10개월이 지났을 뿐이지만 국민에게는 사건 사고로 점철된 지난 1년이 4년보다 길게 느껴진다"며 "권력, 길어야 5년이다. 정신 차리고 국민 통합을 위해 나서라"고 촉구했다.

당 지도부도 대선 1주년을 맞이해 대정부 공세에 화력을 키웠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학교폭력 근절 및 피해자 회복지원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으로 국가수사본부장직에서 낙마한 정순신 전 검사(변호사)를 겨냥한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학교폭력 근절 및 피해자 회복지원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 발언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학교폭력 근절 및 피해자 회복지원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 발언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원내지도부는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했다. 지난해 8월, 9월에 이어 세 번째다.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대가성 후원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삼았다.

대선 이후 1년간 여야 관계에서 민생을 위한 '협치'는 보기 드물었다. 한발 더 나아가 이례적으로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민주당이 서로 고발까지 강행했다. 갈등을 풀어야 할 정치권이 문제를 법정으로 끌고 간다는 '정치의 사법화' 논란도 불거졌다.

이 대표는 대선 국면에서 국민의힘으로부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 당해 기소된 상태다. 이후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사업 의혹' '성남 FC 후원 의혹' 등의 혐의로도 검찰이 이 대표를 피의자로 세우며 여야가 국회에서 극한의 대립을 하게 됐다. 최근에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을 두고 여야가 각각 '이재명 방탄'과 '야당 탄압'으로 날을 세우며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대통령실은 지난해 11월 장경태 최고위원을 시작으로 지난 1월에는 김의겸 대변인을 각각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으로, 고발했다. 장 최고위원이 김 여사의 캄보디아 현지 사진 촬영을 위해 조명을 사용했다고 주장했고, 김 대변인은 윤 대통령 장모 최은순 씨의 계좌를 도이치모터스 외 다른 작전주에서도 활용했다고 브리핑했다는 게 이유였다.

민주당도 최근에는 대통령실을 향해 '고발 카드'를 내밀지 고심 중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윤 대통령이 개입했다는 의혹에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8일 민주당은 비공식 내부 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전당대회 개입 논란과 관렵해 위법 소지가 있다는 내용의 안건을 논의했다.김 대변인은 "비공식 회의에서 보고가 있었다"며 "법률위에서 검토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김기현 신임 당 대표 선출을 축하하며 '협치'를 강조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김 대표가) 민생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약속을 꼭 지켜주시리라 믿는다"며 "'잘하기 경쟁'으로 위기에 처한 국민의 삶을 구하는 데 머리를 맞대고, 민생경제 위기와 평화 위기를 극복하는 데 함께 힘을 모아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간 극한 대립 상황을 감안했을 때, 여야의 경색된 관계는 향후에도 풀릴 기미가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도권에 지역을 둔 한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대선 1주년 평가를) 물어보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그간 정치가 실종돼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1년 동안 항복과 복종을 요구하는 '정치 실종 시대'에 있었다. 결국 민생이 사라져 국민들만 불쌍하고 불행해진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등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굴욕적인 강제동원 정부해법 강행 규탄, 일본의 사죄배상 촉구 긴급 시국선언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이새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등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굴욕적인 강제동원 정부해법 강행 규탄, 일본의 사죄배상 촉구 긴급 시국선언'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이새롬 기자

한 중진 의원도 그간 국회에서 '협치 실종'만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이 상대 정당에서 뽑혔을지라도 야당과의 협치나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했다"며 "그런데 통합은 전혀 없었고 야당을 무시하고 야당 대표를 검찰 수사에 넘기는 등 배제의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여당 전당대회에서도 '윤심'이 전적으로 발동된 김기현 지도부가 탄생함으로써 '야당 탄압'의 정도가 더 강해질 거라고 예상되니 걱정이 매우 크다. 앞으로의 4년이 더 걱정스럽다"고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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