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변수 자신 '이준석 사단' 침몰...실패했지만 다음은 있다?
입력: 2023.03.09 11:51 / 수정: 2023.03.09 11:51

개혁·변화 바람...안정·단합 당심에 가로막혀
지도부 총선 공천권, 핵심 변수로 작용할 듯


국민의힘 전당대회 최대 변수를 자신했던 이준석 사단이 지도부 입성에 실패했다. /이새롬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 최대 변수를 자신했던 '이준석 사단'이 지도부 입성에 실패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 최대 변수를 자신했던 '이준석 사단'이 지도부 입성에 실패하며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개혁과 변화를 기치로 깜짝 반전을 도모했지만 안정과 단합을 원했던 당심에 균열을 내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다만 김기현 신임 당 대표 등 '친윤'(친윤석열계) 지도부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외연 확장이라는 과제를 떠안은 만큼, 이준석 전 대표와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의 운신 폭은 더 넓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전 대표의 대리전으로 불렸던 천아용인의 당권 도전은 초라한 성적표와 함께 막을 내렸다. 천하람 당 대표 후보는 14.98%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그간 강조했던 안철수 후보와의 실버 크로스(2·3위 지지율 역전 현상)를 달성하지 못했다. 허은아·김용태 최고위원 후보와 이기인 청년 최고위원 후보는 10% 내외 득표율에 그치며 고개를 숙였다.

반면 이 전 대표 등이 번번이 각을 세웠던 김기현 당 대표는 과반 득표율(52.93%)로 단번에 당권을 거머쥐었고, 조수진·김재원 최고위원과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모두 지도부 입성에 성공했다. 이 전 대표 등은 중앙 정치와 더 멀어지게 됐지만, 현 지도부가 안고 있는 약점을 다음 정치를 위한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왼쪽부터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 천하람 당대표 후보, 허은아·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이새롬 기자 (현장풀)
왼쪽부터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 천하람 당대표 후보, 허은아·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이새롬 기자 (현장풀)

현 지도부의 최대 과제는 총선 승리다. 이를 위해선 외연 확장이 필수적이다. 당원 100% 투표로 뽑힌 지도부인 까닭에 민심과 당심의 괴리에 우려가 제기되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기현 신임 당 대표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철저히 만들어진 당 대표"라며 "이 같은 전대 과정을 바라본 민심의 반감을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관건일 텐데 자연스럽게 총선 공천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따라 적나라하게 평가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전 대표와 천아용인이 앞으로 보여줄 정치적 행보도 여기에 맞춰져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른바 '비윤계 공천 학살'과 '친윤 일변도'의 공천 결과가 발표될 경우, 이에 저항해 반발 여론을 결집시키는 식의 전략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신당 창당설을 제기하기도 한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전 대표는 총선 공천에 칼질을 당할 때 반드시 저항한다"며 "이준석계는 보따리를 쌀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전 대표는 당분간 외곽에서 숨 고르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최근 발간한 저서 '거부할 수 없는 미래'를 매개로 전국 각지에서 독자들과 소통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 전 대표는 8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 전대 이후 행보를 묻는 사회자의 질의에 "북 콘서트까지는 안 하고 소도시를 많이 다니려고한다"며 "부산, 대구 이런 데 가면 수백 명씩 만나야 되는데 거꾸로 그만큼 개별적으로 얘기를 못 나눈다. 84개 정도 중소도시가 있다고 하는데 그 정도 규모 있는 곳들을 가서 독자들과 대화를 해 볼 것"이라고 했다.

당 대표에 출마했던 천하람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당협위원장은 지역 활동에 전념할 예정이다. 이준석 전 대표(왼쪽)과 천하람 위원장. /이새롬 기자
당 대표에 출마했던 천하람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당협위원장은 지역 활동에 전념할 예정이다. 이준석 전 대표(왼쪽)과 천하람 위원장. /이새롬 기자

당 대표에 출마했던 천하람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당협위원장은 지역 활동에 전념할 예정이다. 천 후보는 전대 이후 취재진과 만나 소회를 밝히면서 "당내에서 개혁 세력을 잘 지켜내는 역할을 하겠다"며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최근 소홀했던 지역구 관리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준석 사단 가운데 유일한 현역인 허은아 의원은 내년 총선 공천 결과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허 의원은 9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대통령 후보 때 국민 공약이 자유와 공정, 상식이었기 때문에 공직후보자로 나오려면 낙하산으로 다른 사람 10년 농사를 빼앗을 수는 없다"며 "그런 생각은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고 계속 얘기했었는데 이번 지도부가 당연히 그렇게 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못했을 때는 문제가 아주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허 의원은 이 전 대표 시절 동대문을 당협위원장에 내정됐지만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탈락한 바 있다.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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