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부결하면 이재명 결단하겠다'고 해"
"내년 총선 어려워진다면 어떻게 버티겠나"
'비명계'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당대표 퇴진론에 대해 "이 대표께서 만약에 민심이 다 돌아서서 우리가 내년 총선 어려워지겠다면 또 어떻게 버티겠나"고 했다. 지난 1월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는 이재명 대표와 김종민 의원. /이새롬 기자 |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비이재명계'로 꼽히는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무더기 이탈표 사태' 관련 충분한 당내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던 당시 상황을 털어놓았다. 아울러 당대표 퇴진론에 대해 "몇 사람이 나서서 내려와라, 이렇게는 못 한다"면서도 "이 대표가 만약에 민심이 다 돌아서서 우리가 내년 총선 어려워지겠다면 또 어떻게 버티겠나"면서 이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친명계는 '앞에서는 똘똘 뭉치자 해놓고 뒤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이탈표 의원들'이라고 지적한다"는 진행자 물음에 "이 대표와 많은 의원들이 만나서 상당히 많은 이야기를 했다. 의원들은 '대표가 결단하든지 리더십을 발휘해달라' 이런 쓴소리도 했다. 얘기를 안 한 게 아니다"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설훈 의원은 지난달 21일 체포동의안 표결 관련 의원총회 자유발언에서 "오늘 이 대표와 만나서 식사했는데 이번에 우리가 부결표를 찍고 함께하면 이 대표가 결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그날 마음먹고 얘기를 하려고 했던 의원들이 꽤 많았는데 설 의원 얘기를 듣고 저게 뭐지, 저게 무슨 의미지, 실제로 대표가 뭐라고 얘기한 건가 (싶었지만) 거기다 대고 뭐라고 얘기하기가 좀 어려운 상황이 돼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해당 의총 결과를 발표하며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자율 투표'로 참여하되, 의총에서의 총의는 표결 결과로 '흔들림 없이' 반영될 것이라며 압도적인 부결을 예고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의총 후 여러 명이 (설 의원에게) 전화를 해본 모양이다. 그랬더니 (설 의원이) '이 대표와 식사하면서 여러 얘기를 나눴고 부결을 시키되 이 문제를 꼭 해결해야 하고 그러려면 대표가 결단해야 합니다'라는 얘기를 했고, 그에 대해 당대표가 끄덕끄덕해서 동의 표시를 했다. 3월 초에 이 대표 입장 발표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얘기를 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이 대표를 만나서 얘기해보자고 했다가 일정이 안 맞아 차일피일 미뤄지는데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오랑캐가 쳐들어온다, 경기도지사 때 재판받으면서도 지지도가 올라갔다'고 말씀 하시는 걸 보고 많은 분들이 (이 대표를) 만나서 대화 한번 해보고 확인해보려고 하다가 포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설 의원은 (이 대표가 결단하겠다는) 취지로 알아들은 것 같고 서로 간에 오해가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친명계와 강성 지지층 중심으로 이탈표를 두고 '배신자'라고 저격한 데 대해선 "(표결 결과는) 이대로 가면 민주당 총선 어렵다. 이재명 대표가 고민해 달라, 이런 메시지가 담겨 있다. 가결표도 윤석열 정권에 협조하기 위해서 가결했나. 이 대표가 미워서 가결했겠나. '이대로 방탄정당에 누명을 쓰다간 민주당이 정말 위험하다 이 대표가 영장 실질심사를 받으라'는 취지여서 당을 위한 나름대로 고민의 결과라고 봐줘야지 이걸 배신이다, 이게 역적이라고 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당내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이재명의 민주당이 아니고 국민의 민주당으로 가야 한다"면서 이 대표 사법 리스크를 당과 분리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의원은 "변호인하고 한 의원들 한두 분 정도가 이재명 대표의 개인적인 이 사법 관련된 사실관계를 따지고 항의하고 그래도 다 기사가 나온다. 그러니까 지도부가 나서서, 당직자들이 나서서, 당 기구가 나서서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재명 퇴진론'에 대해선 "본인이 당대표가 결심해서 내가 내려오겠다. 그러면 어쩔 수 없는 거지만 몇 사람이 나서서 내려와라, 이렇게는 못 한다"면서도 "이 대표께서 만약에 민심이 다 돌아서서 우리가 내년 총선 어려워지겠다면 또 어떻게 버티겠나. 민심이 바뀌면 뒤집히는 거라서 이 문제에 대해서 정말로 민심이 뭔지를 이번 계기로 해서 좀 고민하고 대화 나누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이 대표가 퇴진할 경우 지적되는 '대안 부재론'에 대해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이해찬 전 대표를 언급하며 "총선이라고 하는 것은 의원들과 당원들의 마음을 집결시키는 게 중요한 거지 한 사람의 스타플레이어가 필요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