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강제동원 해법 규탄…이재명 "尹, 박근혜 어떤 심판 받았는지 기억해야"
입력: 2023.03.07 14:49 / 수정: 2023.03.07 14:49

범야권 시국선언문…"야합의 말로 어떻게 될지 똑똑히 보여줄 것"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등 범야권이 7일 윤석열 정부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해법을 규탄하며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굴욕적인 강제동원 정부해법 강행 규탄, 일본의 사죄배상 촉구 긴급 시국선언에서 구호 외치고 있는 참가자들. /국회=이새롬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등 범야권이 7일 윤석열 정부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해법을 규탄하며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굴욕적인 강제동원 정부해법 강행 규탄, 일본의 사죄배상 촉구 긴급 시국선언'에서 구호 외치고 있는 참가자들. /국회=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권은 7일 국회 앞에 집결해 '제3자 변제 방식'을 핵심으로 한 윤석열 정부의 일제 강제동원 배상 해법에 대해 "굴욕외교"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민주당과 정의당, 무소속 등 범야권 의원 50여 명을 포함해 150여명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굴욕적인 강제동원 정부해법 강행규탄 긴급 시국선언'을 열었다. 참석한 이들은 "윤석열 강제동원 굴욕해법 규탄한다" "미쓰비시·일본제철, 사죄·배상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참으로 수치스럽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국가는 굴종하고 국민은 굴욕을 느끼고 피해자 국민들은 모욕을 느끼고 있다. 피해자 동의 없는 제3자 변제는 법률적으로도 가능하지 않다. 여기 피해자분들이 싫다하지 않나"라며 "전쟁범죄 일본 당국의 진지한 사과가 없이, 피해자에 대한 정당한 보상 없이 봉합할 순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또 "일본 정부와 한국 정부가 합의를 했지만 그것은 국가 간 합의한 것이지 민간인의 불법적 피해에 대한 배상을 합의한 건 당연히 아니다. 그 명백한 사실을 대법원이 확인했고, 일본 정부 역시 중국 등 다른 나라에는 배상하지 않았나. 그런데 왜 한국 국민에 대해서만 예외적으로 배상할 수 없다는 태도 취하는 건가"라며 "또 한 가지 문제는 양국 간 합의가 아니라 한국 정부의 일방적 선언이기 때문에 되돌리기조차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과거 잘못된 위안부 합의로 박근혜 정부가 어떤 심판을 받았는지 윤석열 정부는 똑똑히 기억해야 한다"며 "국민들이 분노하고 피해자들이 분노하는, 새로운 문제 야기를 윤석열 정부는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평화·안보대책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에서도 "일본에 전쟁범죄 면죄부를 주는 최악의 외교적 패착이자 국치"라거나 "국가의 자존심을 짓밟고 피해자의 상처를 두 번 헤집는 '계묘늑약'과 진배가 없다"며 강한 수위로 비판했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굴욕적인 강제동원 정부해법 강행 규탄, 일본의 사죄배상 촉구 긴급 시국선언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굴욕적인 강제동원 정부해법 강행 규탄, 일본의 사죄배상 촉구 긴급 시국선언'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뒤이어 마이크를 잡은 이정미 대표도 "일제에 의한 식민 지배는 불법이었다는, 그래서 징용 문제는 강제 동원이었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대법원 판결이 그 누구도 아닌 대통령에 의해 부정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중국 신냉전 전략에 포섭돼 전범국가 일본의 재무장화를 용인하고 위험천만한 파국으로 치닫기 위한 도구로 우리 국민의 뼈아픈 과거사를 팔아넘긴다는 냉엄한 평가를 피할 수 없다"며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수십 년 싸움을 자신의 치적 찾기에 묻으려는 윤석열 정부의 이번 결정에 우리 모두 힘모아 함께 싸워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정미 대표가 발언하는 도중 민주당 지지자로 추정되는 일부 참석자들은 자리를 뜨는가 하면 이 대표를 항해 "이중대를 중단하라"고 외치는 등 장내가 다소 어수선해지기도 했다.

시국선언에 참석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할머니들도 윤 정부를 규탄했다.

양금덕 할머니는 "윤석열 (대통령) 말은 듣지 말고 우리 자의대로 우리가 옳다는 마음만 가지고 열심히 다 함께 힘을 모아 '윤석열은 하루속히 옷을 벗고 나가라'고 외치자. 그래야만 우리나라가 편안히 나가고 청년들이 왕성하고 나라가 반드시 솓아나갈 것"이라며 "윤석열을 배격하라"고 참석자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이어 정부의 배상 해법에 대해선 "그런 돈을 곧 굶어 죽어도 안 받는다. 내가 왜 그런 돈을 받나. 더러운 돈은 안 받는다. 내가 일본 가서 고생했지, 누구 위해서 싸웠나"라고 했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윤석열 정부는 대한민국의 국격을 땅에 떨어뜨리고, 국민의 아픔을 다시 짓밟으며, '식민지배는 불법'이라는 우리 헌법의 근본 질서를 스스로 훼손했다. 대법원 판결을 무력화하면서까지 가해자에 머리 조아리며 면죄부를 줬다"며 "일제의 침략으로부터 대한민국 민중들이 어렵게 쟁취한 민족자존과 해방, 민주주의의 역사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면서 윤석열 정부 스스로 국가의 존립 근거와 헌법질서를 무너뜨렸다"고 규탄했다. 이어 "역사를 망치고 민중의 피와 삶을 지우고 사법주권을 포기하면서까지 진행된 '주고받기식' 야합의 말로가 어떻게 될지 똑똑히 보여주고자 한다"며 "우리는 오늘의 수치를 잊지 않고 분노를 마중물 삼아 정의와 민주주의, 인권과 평화를 위해 더 힘차게 투쟁할 것"이라고 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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