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론조사 의미 있는 숫자 나타나...전문가 "결선 투표는 무난할 것"
"金, 결선투표 넘어가면 尹 대통령에게는 부끄러운 일"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지키며 과반 득표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2일 경기 고양종합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 후 두 팔을 들어 올린 김 후보. /이새롬 기자 |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닷새 앞으로 다가오면서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는 김기현 당 대표 후보의 과반 득표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1차 투표에서 득표율이 과반이면 결선투표 없이 당선이 확정된다.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온 김 후보로서는 당선 여부는 물론이거니와 득표율 부담까지 안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렇게 밀어줬는데 결선투표까지 가면 리더십에 상처를 입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김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40% 중후반대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3일 여론조사전문기관 여론조사 공정이 데일리안 의뢰로 지난달 27~28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이상 국민 중 국민의힘 지지층 485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은 ±3.1%포인트)에서 당대표 적합도에 김 후보가 45.9%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한때 양강구도를 형성한 안철수 후보가 23.0%, 천하람 후보가 12.7%, 황교안 후보가 10.6%로 나타났으며 '지지후보가 없다'는 응답이 4.0%,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3.8%로 집계됐다. '1강 3중' 구도로 재편되며 김 후보가 1위 굳히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당 내에는 "김 후보가 당 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위기로 쏠리면서도 과반 가능성에 대해서는 엇갈렸다. 한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전당대회는 책임당원 투표이기 때문에 경향성으로 보면 김 후보의 지지율이 여론조사보다는 높을 것"이라고 봤다. 또 다른 의원도 통화에서 "사표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에 여론조사보다 2위와 격차가 커질 것"이라며 "며칠 전까지는 결선에 갈 것 같았는데 지금은 1차에서 끝날 것 같다"고 봤다. 반면 또다른 의원은 "김 후보 대세론이 형성된 건 사실"이라면서도 "합동연설회를 봤을 때 안 후보의 지지세도 만만치 않았다"고 짚었다.
정치권 안팎으로는 "김 후보의 과반 득표 여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당 장악력을 보여주는 지표"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연히 돼야 하고, 결선투표로 넘어가면 윤석열 대통령에게는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대통령실에서 김 후보에게 힘을 많이 실어줬다"며 "그런 메시지가 노골적으로 나오는 것도 당 장악이 안 되기 때문"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그만큼 밀어준 것 자체가 힘 없는 대통령이라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3일 서울 마포구 채널A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교안 후보, 김기현 후보, 안철수 후보, 천하람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전당대회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친윤계가 많이 밀어주지 않았나"라며 "과반을 못하면 김 후보가 불안해진다. 당 대표가 돼도 권위에 상당한 상처를 안고 출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결선투표로 간다면 당선되더라도 실망스러울 것"이라며 "조기 선대위를 고려할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봤다.
그는 "김 후보의 득표율은 윤 대통령에 대한 당원들의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라면서 "당원들이 그렇다면 국민은 완전히 돌아섰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의 임기 초고 내년엔 총선을 앞두고 있으면 (보통) 압도적으로 대통령의 사람이 당 대표가 돼야 한다"며 "그렇지 못하면 김 후보의 자존심은 물론 윤 대통령의 체면도 구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후보의 득표율 보다 결선투표에 진출할 상대 후보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대통령의 당 내 장악력은 점점 강해질 수밖에 없다"며 "1차 투표에서 끝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과반 득표 여부로 달라지는 건 없을 것"이라고 봤다.
전문가들은 김기현 후보가 과반 득표율과 관련 "김 후보의 득표율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당원들의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대통령실 |
그는 "다만 결선투표에 진출하는 2위 후보가 누가될지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장 소장은 "천하람 후보가 결선에 진출한다면 이준석 전 대표가 당 내에 무시할 수 없는 하나의 중요한 세력으로 확인되는 것"이라며 "공천 시기가 되면 당 내 갈등과 분란이 일어날 수 있는데 그때 이 전 대표의 세력이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당장의 득표율보다 향후 당 대표로서 어떻게 하느냐가 향후 당 내 구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지지율이 43% 정도면 뒤집히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대통령의 영향력으로 볼 수도 있지만 김 후보가 전당대회 기간 동안 경쟁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가 못하면 윤 대통령에게 책임이 돌아가는 구조"라고 봤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당 내 구도는 향후 당 대표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린 것"이라며 "득표율로 속단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김 후보는 전당대회 내내 윤 대통령과의 관계, 당정화합을 강조했다. 반면 스스로의 경쟁력은 보여주지 못했다. 막판에는 네거티브에 말려들었다"며 "그런 점에서 과반은 어렵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한편 김 후보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반 득표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당원 동지 여러분의 압도적인 지지 만이 하나되는 국민의힘, 당당한 국민의힘을 만든다"면서 "압도적 지지가 새롭게 출범하는 당 지도부의 강력한 리더십, 흔들리지 않는 리더십의 기반이 된다. 높은 지지율이 갈등과 분열의 기운을 차단하고 단단한 지도부, 총선 승리에 올인할 수 있는 지도부를 탄생시킨다"고 호소했다. 오는 4일부터 모바일·ARS 투표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