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黃 "울산 이재명" 김기현 공세에도 '꺽이지 않는 지지율'
김기현은 '김나 연대' 강조했지만…"나경원, 억지로 끌고 가"
국가수사본부장직에 임명됐다가 아들 '학교폭력' 문제가 드러나자, 지원을 철회한 정순신 변호사(오른쪽 위 사진)와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경찰청, 뉴시스 |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이철영 기자]
◆대통령실, 정순신 아들 학폭 "몰랐다"는데…의혹 가시지 않는 이유
-검찰 출신 정순신 변호사의 국가수사본부장 임명과 동시에 불거진 '아들 학교폭력(이하 학폭) 논란'이 낙마에도 불구하고 후폭풍이 계속되는 분위기야.
-우선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파트1이 큰 화제가 됐고, 파트2도 공개(10일)를 앞둔 상황에서 학폭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가 매우 높은데, 정 변호사를 둘러싼 논란이 현실판 '더 글로리'라는 비판이 많아. 가해자인 정 변호사의 아들 정모 씨는 '법 기술자'인 부모가 대법원까지 아들 사건을 끌고 가는 끈질긴 법적 대응에 힘입어 뒤늦은 전학 조치를 받았고, 졸업과 동시에 서울대학교 진학에 성공했어. 반면 첫 피해자 A 씨는 1학년 때 학폭 피해를 당한 이후에도 가해자와 같은 학교를 다니면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고, 결석도 자주 했다고 해. 결국 졸업학년도 기준 첫 번째 해와 두 번째 해 모두 대학 진학을 하지 못했어. 두 번째 피해자 B 씨는 가해자를 피해 외국으로 나간 것으로 알려졌어.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 인선 번복 논란에 대해 대통령실은 "검증에서 문제가 걸러지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운 점이 많다"라면서도 '부실 인사 검증 문책론'에는 함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는 모습. /대통령실 |
-대통령실과 여당은 정 변호사 사태 후폭풍 축소에 안간힘을 기울이는 분위기인데, 대처 방식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지?
-맞아. 국민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학폭에, 법 기술자인 부모의 끈질긴 법적 대응을 통한 아들의 서울대 입학 등 가해자는 사실상 아무런 페널티도 받지 않고 승승장구했어. 반면 피해자는 수년간, 어쩌면 앞으로도 고통의 나날을 보낼 텐데, 이런 불공정과 비상식적인 사태에 아무도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어.
-정 변호사를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추천한 윤희근 경찰청장은 "대통령실과 '사전 협의'가 있었다"면서 "정 변호사 아들 학폭은 '몰랐다'"고 책임을 회피했어. 이 대목에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안철수 국민의힘 대표 후보의 '윤안연대' 발언에 대해 "대통령과 당대표 후보가 동격이냐"고 공개 질타했던 발언이 연상되더라고. 경찰청장과 대통령실이 동격일까. '협의'라 표현했지만, 실제로는 '하명' 아니었을까. 하명을 받고 정 변호사를 추천했던 윤 청장 입장에선 억울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 않을까 싶더라고.
-더 큰 문제는 정 변호사에 대한 '인사검증'을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과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담당했는데, 명백한 검증 실패에도 이들은 "몰랐다"는 말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어. 이에 '정말 몰랐을까'라는 의심의 눈초리도 상당해. 정 변호사 아들 학폭 사건은 5년 전 KBS에서 '고위 검사'라는 익명으로 보도된 사건이야. 당시 정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으로 근무 중이었고, 중앙지검장은 윤석열 대통령, 3차장 검사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평검사로는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 등이 함께 근무하고 있었어. 공영방송에 보도된 고위 검사 아들의 학폭 사건과 법적 대응을 이번 인사에 관여한 권력자들이 함께 중앙지검에 근무하면서 과연 아무도 몰랐을까. 아무도 그 고위 검사가 누군지 알아보지 않았을까. "몰랐다는 해명은 책임 회피를 위한 '거짓말'" 아니냐는 지적이 야권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어.
더불어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기동민 간사와 박범계·김승원 의원(오른쪽부터)이 지난달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정순신 변호사 인사검증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
-또한 정 변호사 아들 학폭 논란은 윤 대통령이 그를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한 당일 오후 바로 보도됐어. 언론이 반나절도 안 돼 보도하는 사안을 대통령실, 법무부, 경찰청에서 정말 아무도 몰랐다고 하면 그 자체로도 '무능'을 드러낸 문제라는 지적도 나와.
-특히 한 장관은 법무부 산하에 고위 공직자의 인사검증을 담당하는 인사정보관리단을 설치하는 것을 두고 야당이 반발할 당시인 지난해 7월 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제 입장에선 짐과 책무에 가깝지, 어떤 면에서 권한이나 권력이 된다는지에 대해선 이해하기 어렵다"며 "제가 인사검증을 제대로 해서 일차적으로 올렸지만, 인사권자께서 여러 가지를 고려해 임명했을 때, 나중에 문제가 생겨도 제가 비난받지 않겠나"라고 말했어. 또, 한 장관은 "나중에 임명이 있고 소위 잘못됐을 때, 제가 '이 사람이 잘못한 겁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제가 그냥 오롯이 욕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고, 더 심할 경우엔 국민적 지탄이 커지면 제가 책임져야 할 상황도 생기지 않겠나"라고 거듭 강조했어.
-그런데 막상 정 변호사 문제가 터지니 한 장관은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본적으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책임질 의향이 있는지 묻는 말'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어. 그러면서 그는 "본인이나 가족의 민사나 행정 소송 같은 문제는 본인이 직접 말하지 않는 한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가 있다"며 "책임감을 갖고 제도적인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어.
-대통령실 반응은 어때?
-대통령실의 입장도 다르지 않아. 이도운 대변인은 지난달 26일 브리핑에서 "검증에서 문제가 걸러지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운 점이 많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입장"이라며 "현재 공직자 검증은 공개된 정보, 그리고 합법적으로 접근이 가능한 정보, 그리고 세평 조사를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번에 공직 후보자 본인이 아니라 자녀와 관련된 문제이다 보니 미흡한 점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이 되는데,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잘 찾아보겠다"고 했어. 그러면서 "대통령은 학교 폭력이 자유롭고 공정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관련 부처에서 이와 관련한 근본 대책을 지금 논의 중에 있다"고 강조했어.
-이 사태의 불똥은 서울대로도 번졌어. 학폭으로 인한 강제전학 이력까지 가진 학생을 어떻게 뽑을 수 있냐는 거지. 정 변호사의 아들은 '정시'로 서울대에 입학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학폭으로 문제를 일으킨 학생을 어떻게 뽑을 수 있냐는 거지. 당장 민주당은 "정 변호사 아들 서울대 입학 문제가 '입시 비리'로까지 번지고 있다"며 서울대와 교육당국의 조사를 촉구했어. 이와 별개로 민주당은 '정순신 사태 대응 TF'를 구성해 국회 관련 상임위에서 진상 조사를 할 계획이야. 이에 따라 정 변호사 인선 번복 논란은 앞으로도 당분간 여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민주당은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의 울산 땅 투기 의혹 관련 진상조사 TF를 꾸리며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장동 의혹과 방탄 국회 논란으로 수세에 몰린 민주당이 김 후보의 땅 투기 의혹으로 역공을 펼치는 모양새다. /박헌우 기자 |
◆전대 넘어 민주당도 가세...김기현 땅투기 논란 확산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김기현 후보의 울산 땅 투기 의혹이 커지고 있지?
-먼저 김 후보의 울산 땅 투기 의혹은 김 후보가 울산시 고문변호사였던 1998년 2월, 임야 약 3만5000평을 매입했는데 이 토지가 KTX 울산역 역세권으로 선정·개발되는 과정에서 김 후보가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야. 여기에 민주당은 토지를 매도한 지인이 2017년 도시개발 사업을 요청했는데, 이를 당시 울산시장이었던 김 후보가 승인하면서 유착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어.
-민주당 TF는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7년 김모 씨가 주도한 '울주군 상북지구 도시개발사업'에 김 후보가 특혜를 제공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어. 김 후보가 울산시장으로 있었던 2017년 초 울산시는 이곳을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하고 김 씨를 사업 시행자로 지정해 조합 설립을 인가했거든.
-민주당은 김 씨가 토지를 매입한 시점을 문제 삼고 있어. 김 씨는 2015년 2월부터 6월까지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에 토지 1903평을 총 6억 원 가량에 매입했지. 토지 매입 후 2개월 뒤 자신을 '울주군 상북지구 도시개발사업'의 조합장으로 지정해달라는 제안서를 제출했어. 울주군은 다음 해 제안을 수용했고 말이야. 김 씨는 이어 울산시에 도시개발구역 지정을 요청했고 울산시가 이를 승인했어. 민주당은 김 씨의 행보가 '사전에 조합 승인을 받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나 확인을 받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입장이야.
-김 후보의 해명이 오락가락 이라는 점도 문제지?
-맞아. 김 씨는 최근 김 후보의 땅 투기 의혹에서 해당 땅을 1998년에 매도한 인물이야. 앞서 김 후보는 김 씨를 '교회 지인'으로 소개했지. 그러자 황교안 후보 측에서 김 씨는 단순한 지인이 아니라 부동산 경매업자고 김 후보는 1994년에도 김 씨로부터 토지를 매입했었다며 '땅으로 얽힌 특수관계'라고 주장했어. 김 씨는 김 후보의 재산관리인이라는 설도 있어.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측은 김 후보를 향한 의혹에 "이전 문재인 정권에서 여러 차례 들여다보고 문제가 없다고 밝혀진 내용"이라고 강조하며 직접 수사를 의뢰했다. 하지만 의혹은 당을 넘어 정치권 전체로 확산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
-김 후보는 여러 차례 해명했고, 이미 문재인 정권에서 조사했지만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야. 직접 수사를 의뢰하기까지 했지. 하지만 의혹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되레 야권으로 확산하면서 역공의 빌미가 되고 있는 상황이야.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땅 의혹 등 사법리스크로 수세에 몰려있었거든. 역공의 빌미가 된 셈이지. 국민의힘 당 내에서는 김 후보를 차기 당 대표로 기정사실화하고 있는데, 땅 투기 의혹으로 내년 총선까지 공세를 받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와.
-울산 땅 의혹이 제기됐지만, 김 후보 지지율은 오히려 오르며 전혀 영향이 없는 것 같은데?
-김 후보의 울산 땅 투기 의혹이 전당대회에서는 그다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아. 의혹은 지난달 15일 방송 토론회에서 황 후보가 제기하면서 시작됐어. 지난 2일 열린 수도권 합동연설회에서도 안·천·황 후보들은 김 후보에게 공세를 펼쳤어. 하지만 지지율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 같아. 김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큰 변동 없이 선두를 굳건히 지키고 있거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지만 당장 전당대회를 앞둔 후보들은 의혹 공세에 여념이 없어. 안철수·천하람 후보는 이 대표의 대장동 의혹에 빗대 김 후보를 '울산의 이재명'이라고까지 했지. 네거티브전이 '친윤 대 비윤' 구도로 펼쳐지면서 내년 총선의 예고편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나와.
-<더팩트>가 만난 당원들의 반응은 극명했어. 이미 후보들 간 지지층이 확고해서 그런 것 같아. 김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들도 그런 취지의 말을 했어. "1위 후보이기 때문에 네거티브 공세에 시달린다", "이미 여러 차례 밝혀진 의혹이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지. 반면 안·천·황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들은 "의혹이 확대되고 있다", "해명이 불충분하다"고 주장했어.
-의혹이 확대되고 지지자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전당대회가 끝난 뒤에도 여진은 계속될 전망이야. 김 후보가 이를 어떻게 돌파할지, 또 전당대회가 끝난 뒤 국민의힘이 전열을 정비해서 야권의 공세에 대응할 수 있을지 궁금해.
지난달 28일 오후 대구광역시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김기현(왼쪽) 당대표 후보와 나경원 전 의원이 손을 잡고 기념촬영하는 모습. 나 전 의원의 표정이 다소 어색해 보인다. /남윤호 기자 |
◆김기현, TK 표심 공략…필승 카드 된 나경원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오는 8일 열릴 예정이야. 그런데 지난달 28일 친윤계 지원을 받는 김 후보는 나경원 전 의원과 동행하며 이른바 '김나 연대'를 과시했지?
-한때 유력 당권주자로 꼽혔던 나 전 의원은 지난 1월 대통령실·친윤계와 갈등을 빚으며 전대 불출마를 선언했지. 두 사람은 지난달 28일 대구시당 청년위원회 지지 선언 행사에 동행했어. 지난달 9일 한 보수단체 행사에 참석한 이후 20여 일 만에 나란히 행사장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어. 나 전 의원이 김 후보의 요청을 수락했다고 해. 김 후보는 나 전 의원이 보수 표심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여.
-나 전 의원은 사실상 김 후보에게 힘을 실어줬어. "대통령과 호흡을 맞출 지도부가 들어서 대통령의 개혁을 힘 있게 뒷받침해줘야 한다"며 김 후보를 지원했어. 또한 김 후보를 향해 땅 투기 의혹을 제기하는 안·황 후보를 겨냥해 "네거티브 트랩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도 했어. 서울 동작을 당협위원장인 나 전 의원은 김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하지 못해. 당헌·당규상 당협위원장이 특정 후보를 지지할 수 없기 때문이야.
-두 사람은 합동연설회 때도 함께 했는데, 좀 어색해 보일 때가 있었어.(웃음) 취재진 앞에서 손을 잡고 사진을 찍을 때였어. 김 후보는 활짝 웃었어. 이와 달리 나 전 의원의 표정은 다소 어색해 보였거든. 당원들과 인사할 때 반가워하는 표정과 대조됐어. 그래도 지난달 7일 사실상 연대를 선언하면서 무표정을 지은 것만큼 어색하진 않았어. 진심으로 도운 것이냐, 마지못해 나선 것이냐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는데, 정답은 나 전 의원만이 알겠지.
-나 전 의원은 2일 경기 고양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서울·인천·경기 합동연설회에도 참석했어. 이날은 김 후보를 돕기 위한 차원보다는 수도권역 연설회였기에 당협위원장 자격으로 왔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아. 물론 연설회장에서 김 후보와 반갑게 악수했어.
-안철수·황교안·천하람 후보는 '김나 연대'를 어떻게 보는지 궁금한데?
-경쟁 후보들은 '김나 연대'에 큰 의미를 부여하진 않는 모습이야. 안 후보는 3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나 전 의원이 김 후보와 대구 유세에 함께 했던 것에 관한 사회자의 질문에 "저보고 이렇게 어깨를 치더니 누군가 싶어서 보니까 나 전 의원이었다. 근데 참 표정이 안 돼 보였다"며 "(김 후보가) 그렇게까지 (나 전 의원을) 억지로 끌고 갈 필요가 있었나 싶다"고 지적했어.
나 전 의원이 지난달 7일 전당대회 당 대표에 출마한 김 후보와 사실상 연대하며 지지를 선언했다. 다만 나 전 의원의 표정이 어두워 마지못해 연대한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다. /이동률 기자 |
-황 후보는 2일 YTN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대구·경북 유세 일정에서 나 전 의원과 동행한 김기현 후보를 향해 "왜 힘든 사람을 그 먼 곳까지 데려와서 앉혀 놓나"라고 되물으면서 "(선거는) 당당하게 본인의 힘으로 해야 한다. '기대기 정치를 하지 말라'는 얘기"라고 날을 세웠어.
-천 후보도 지난 1일 KBS라디오에서 김 후보에 대해 "나 전 의원을 '학폭'(학교폭력) 3차 가해까지 해가면서까지 등장시켜야 할 정도로 초조한 상태"라면서 "나 전 의원을 불출마시킨 게 1차 학폭, 억지로 사진으로 끌어내 이용하려 했던 게 2차 가해, 하이라이트인 TK(대구·경북) 연설회장에 갑자기 소환한 것이 3차 가해"라고 비판했어.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이색 응원전'이 펼쳐졌다며?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 다녀왔는데, 전당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와서 그런지 분위기가 아주 뜨거웠어. 합동연설회가 열린 대구 엑스코 앞은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당원들과 지지자들로 북적였지. 이곳저곳 어지럽게 모여든 사람들은 후보들의 이름이 적힌 깃발이 펄럭이자 삼삼오오 무리를 형성하기 시작했어. 그리고 곧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북과 꽹과리를 치는 풍물놀이패였어. 전통복 차림으로 김기현 후보를 응원하고 있더라고. 안철수 후보 쪽에도 북을 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총선 170석 승리를 의미하는 '170V'가 적힌 야구 점퍼를 입고 있었어. 빨간 뿔을 쓰고 나타난 '붉은 악마'들도 있었고, 빨간 두건을 머리에 두른 사람들도 많이 있었지. 오토바이에 형광봉을 여러 개 꽂고 사람들 사이를 누볐던 분도 계셨는데, 누구를 지지하시냐는 물음에 대답은 하지 않고 '쿨'하게 지나가시더라고.(웃음)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합동연설회에서는 불나방과 토끼탈, 슈퍼맨 등 지지자들의 '이색 응원전'이 이어졌다. /김정수, 조성은 기자 |
-합동연설회장 내에서도 응원전이 만만치 않았다고 하던데?
-맞아. 장내 모든 이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은 사람들이 있었어. 제일 먼저 '불나방' 아주머니가 생각나네. 벨리댄스에서 주로 사용하는 날개를 달고 나오신 분이었어. 당원석 가운데에 서서 후보들이 언급될 때마다 날개를 펼치셨지. 날개가 휘날릴 때마다 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뜨거운 환호를 보냈어. 딱히 누구를 지지하는 것 같지는 않았고 국민의힘 자체를 사랑하는 열성 당원이신 거 같더라고.
-'토끼탈' 청년도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어. 분홍색 토끼 옷을 입고 장내를 누볐는데 태영호 최고위원 후보를 지지하고 있더라고. 나중에는 좀 지쳤는지 탈을 벗고 앉아서 쉬고 있었어. 안 후보를 열렬히 외치던 '소림사 아저씨'도 있었지. 머리를 삭발한 채로 무술복 같은 걸 입고 있었는데, 연신 북을 치면서 "안철수! 당 대표!"를 연호했어.
-직접 응원전에 뛰어든 후보도 있었다는데 누구야?
-태영호 최고위원 후보였어. 태 후보는 지난 2일 경기도 고양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수도권 합동연설회에 모습을 드러냈는데, 지지자들 사이로 파고 들어가 직접 꽹가리를 쳤어. 태 후보가 나서자 지지자들은 환호하며 더 큰 목소리로 태 후보를 응원하더라고. 연설회장 바로 밖에는 '슈퍼맨' 아저씨가 있었어. 김기현 후보를 지지하는 남성이었는데, 슈퍼맨 옷을 입고 비누방울을 날리고 있었지. 사람들은 신기한 듯 남성 주위로 몰려들었고, 일부는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어. 오는 8일 열리는 전당대회 본선에서는 더 치열한 응원전이 펼쳐질 텐데, 그날은 또 누가 막강한 존재감을 보여줄지 기대되네.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조채원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송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