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 지도부 "정순신 아들 방지법 등 후속 논의"
조응천 "尹 대통령과 한 장관, 논란 몰랐을 리 없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일 '정순신 사태'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 지난 28일 국회 비공개 고위전략회의를 위해 당대표실로 이동하는 이 대표. /이새롬 기자 |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민생 행보 외에 침묵해오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순신 사태'에 대해 철저한 진상규명에 나서겠다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과를 촉구했다. 체포동의안 '무더기 이탈표 사태로 내홍에 휩싸인 상황에서 '尹정권 인사 자녀 학폭 논란'을 재점화하며 내부 결집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식 일정이 없는 이 대표는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아들 학교 폭력 문제가 불거져 국가수사본부장 임명 하루 만에 물러난 정순신 변호사 논란에 대해 메시지를 냈다. 그는 "윤석열 정부는 인사 검증과정에 대해 낱낱이 밝히고 인사 참사의 책임자를 엄중 문책하라"고 했다. 이어 "'검찰공화국'을 확장하겠다는 일념 하에 학폭 피해자의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는 지적에 대해 윤 대통령이 직접 피해자와 국민 앞에 해명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이번 사태의 대책으로 '학교폭력 근절'을 지시했다. 잘못 짚었다. 이 사건은 학교 문제가 아니라 계급 문제"라며 "학폭임이 인정되어 강제 전학 징계를 받았음에도 정 모 군과 그 부모는 반성은커녕 징계 취소소송에 가처분을 이어가며 피해 학생을 괴롭혔다. 부모 잘 만난 이 가해자가 서울대 입학까지 하며 승승장구하는 동안 피해자는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하며 후유증에 시달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정권의 해명은 더 기가 막힌다. 검색 몇 번 해보면 알 수 있는 사건에 대해 '본인이 말하기 전에는 알 수 없다'는 대통령실, '전혀 몰랐고 알기 어려운 구조'라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까지, 하나같이 책임 회피로 일관하고 있다"며 "검증할 수 없었던 게 아니라 검증할 생각조차 안 했던 것 아닌가. 대통령이 낙점했으니, 검증 담당자들이 온통 같은 '친윤검사' 식구들이니 '프리패스'한 것 아니냐고 국민들은 묻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정순신 사태 진상규명 TF를 중심으로 인사 참사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대안을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원내지도부도 이날 동일한 메시지를 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서울대 입학은 입시 비리로까지 번지고 있다. 학교폭력으로 최고 수위 징계인 강제 전학 처분을 받은 사실이 1년간 학생생활기록부에 기록되지 않아 교육부 지침을 어긴 사실이 밝혀졌다"고 했다. 이어 "서울대 입학 당시 생활기록부에 학교폭력 기록이 있었다면 어떻게 입학이 가능했는지, 그 과정에서 또 봐주기와 불법 행위는 없었는지 서울대와 교육 당국이 즉각 조사에 착수해야 할 것"이라며 "민주당도 국회 교육위원회를 열어 입시 비리 의혹을 조사하고, '정순신 아들 방지법' 등 후속 입법을 논의해 가겠다"고 했다.
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조응천 의원도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정 변호사 자녀 논란에 대해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이 몰랐을 리 없다며 힘을 보탰다. 조 의원은 "검사가 이런 일에 연루가 됐다고 하면 익명 보도가 됐다 하더라도 바로 감찰 라인이 뜨고, 순식간에 (누군지) 찾는다"며 "그래서 그게 중앙지검, 서울고검, 대검을 거쳐 검찰총장까지 보고가 다 된다. 그리고 그 와중에 카더라 통신으로 순식간에 쫙 번진다. 사법연수원 동기들도 다 알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 변호사 아들의 학폭 의혹 보도 당시 정 변호사는 인권감독관, 한 장관은 3차장, 윤 대통령은 지검장으로 모두 서울중앙지검에서 함께 근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