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텃밭' TK 찾은 與 당권주자, 네거티브 공방 치열
입력: 2023.02.28 17:30 / 수정: 2023.02.28 17:31

'윤심', '박정희·박근혜' 등 거론하며 '보수 표심' 자극
'친윤' '이준석계' 청년 최고위원 후보 간 신경전도


28일 오후 대구광역시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김기현, 천하람, 황교안, 안철수 당 대표 후보가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대구=남윤호 기자
28일 오후 대구광역시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김기현, 천하람, 황교안, 안철수 당 대표 후보가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대구=남윤호 기자

[더팩트ㅣ대구=신진환·김정수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차기 지도부 진입을 노리는 후보들이 28일 '보수의 심장' 대구를 찾아 지역을 찾아 막판 표심 잡기에 나섰다. 저마다 대구·경북(TK) 인연을 강조하는 전략으로 지지를 호소하거나 문재인 정권 비판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 등을 거론하며 보수 표심을 자극했다.

이날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가 열렸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김석기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와 TK 지역구를 둔 의원들이 총출동했다. 당 추산 5000여 명의 당원과 지지자들도 대거 몰렸다. 먼저 당 지도부가 전날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까스로 부결된 것을 언급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정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이 대표의 굳은 표정을 처음 봤다"며 준엄한 민심은 이 대표에게 시한부 정치생명을 선고한 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더 이상 다수 의석의 방패막 뒤에 숨지 말고 보통의 국민처럼 법리로 판단을 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 원내대표는 당원들을 향해 "어제 국회 본회의장에서 우리 의원들이 똘똘 뭉쳐 한마음이 됐는데, 든든하고 보기 좋았나"라고 되물으면서 호응을 유도했다.

28일 오후 대구광역시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김기현, 천하람, 황교안, 안철수 당 대표 후보가 기념촬영을 마친 서로 다른 표정을 짓고 있다.
28일 오후 대구광역시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김기현, 천하람, 황교안, 안철수 당 대표 후보가 기념촬영을 마친 서로 다른 표정을 짓고 있다.

◆安-黃, 金 '협공'…千, TK 초선의원 '직격'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김기현 후보와 박근혜 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지냈던 황교안 후보가 설전을 벌였다. 황 후보는 대구 출신 박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건으로 정치적 어려움에 직면했을 당시 비호했던 점을 강조하는 동시에 '울산 KTX 역세권 땅 시세차익 의혹'을 받는 김 후보를 향해 사퇴를 요구했다.

황 후보는 정견 발표에서 "당시 온 나라에 불어왔던 촛불의 광풍 속에서도 박근혜 (국정농단) 수사 기간이 연장되는 것을 온몸으로 막아냈으며, 박 전 대통령이 살던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도 막아 냈다"며 "김 후보가 울산시장으로 있으면서 박근혜 퇴진을 최대한 앞당기자고 말하지 않았나. 탄핵 가결은 당연한 결과라고 하지 않았나"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또한 "성공한 윤 대통령으로 지켜내야 하기에 다음 총선에서 압승해야 한다"면서 "김 후보가 당 대표가 되는 순간 민주당이 쾌재를 부를 것이다. 민주당은 내용별로 주도면밀하게 김 후보의 의혹을 까발리면서 우리 당을 총선의 참패 늪으로 떠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김 후보는 "전대는 집안싸움, 내부 총질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근거 없는 가짜뉴스, 흑색선전, 민주당 주장을 앵무새처럼 따라 하는 분들은 이제 허무맹랑한 궤변은 그만하고, 그 시간에 민주당 이재명과 싸우라"고 받아쳤다. 또 자신을 도우러 대구에 동행한 나 전 의원을 소개하며 "윤석열 정부 성공과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압승하겠다"고 공언했다.

28일 오후 대구광역시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당원들이 지자 후보를 향해 박수를 치고 있다.
28일 오후 대구광역시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당원들이 지자 후보를 향해 박수를 치고 있다.

안 후보는 총선 승리를 이끌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이 포스트 이재명 체제를 준비하며 이낙연, 김부겸, 정세균 등 청렴하고 혁신적인 비대위원장을 내세울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그렇다면 누가 민주당의 거물 혁신 비대위원장을 맞설 수 있겠나"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이 대표가 붕괴되면 윤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공세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며 "김기현 체제로는 대통령을 향한 공세도 막기 힘들고, 김 후보에 대한 공세도 버틸 수 없을 것이다. 총선 승리로 윤석열 정부 성공시키고 대통령을 최후까지 지켜낼 사람은 누구겠나"라고 했다.

개혁을 기치로 내건 이준석계 천하람 후보는 나경원 전 의원의 전대 불출마를 촉구하는 연판장에 이름을 올린 TK 지역구를 둔 13명의 현역 의원의 실명을 언급한 뒤 "저와 함께 대구경북 일자리가 돌아오고, 젊은 세대가 다시 희망을 가질 더 강력한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이전) 법안을 대통령께 촉구하는 연판장을 쓰지 않겠나"라고 제안했다. 이어 "오늘의 연판장으로 지난 연판장의 과오를 덮어라"고 했다.

28일 오후 대구광역시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장예찬, 이기인, 김가람, 김정식 청년최고위원 후보가 당원에게 인사하고 있다.
28일 오후 대구광역시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장예찬, 이기인, 김가람, 김정식 청년최고위원 후보가 당원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준석과 졸개들"…청년최고위원 후보의 살벌한 연설

당권 주자들 간 네거티브 공방 못지않게, 일부 청년최고위원 후보들도 치열한 공방전을 치렀다. 윤 대통령 청년 참모를 지낸 장예찬 후보와 이준석계 이기인 후보는 말 그대로 난타전을 벌였다. 8명의 최고위원 후보가 TK 지역 숙원 사업 공약과 박정희·박근혜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보수 표심을 잡은 것과 대조됐다.

먼저 이 후보가 포문을 열었다. 이 후보는 "독재자 박정희, 독재자의 딸 박근혜, 영남 꼴통이라는 말은 제가 한 말이 아니라 장 후보가 과거 했던 말"이라며 장 의원의 정체성과 이중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그것을 포용하지 않을 이유는 없지만 한 입으로 두말하는 사람, 과거와 현재가 다른 사람, 겉과 속이 상반된 사람들이 특수한 한 명, 두 명이 아니라 열 명, 백 명이 돼 당 주류를 장악해 왔다면 그건 조금 다른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후보가 28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후보가 28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장 후보는 "사사건건 윤석열 정부가 아무것도 못 하게 발목 잡는 이재명의 민주당과 호시탐탐 윤 대통령 흔들 궁리만 하는 이준석과 그 졸개들. 오늘도 서울에서 시위하는 민노총과 싸우지 않으면 노동개혁을 못 한다"며 "대구·경북이 일으켜 세운 대한민국은 선진국병에 걸려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어제 국회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 반란표가 무더기로 나왔다. 조금만 더 하면, 쌍방울 대북송금 넣어서 2차 체포동의안 보내면 이 대표는 무너진다. 제3자 뇌물죄만 적용해도 이 대표는 남은 평생을 감방에서 살아야 한다"며 "이 대표를 구속시키는 게 정의가 살아있는 대한민국의 출발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른바 천·하·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후보를 지원하는 이준석 전 대표를 겨냥해 "민노총의 돈 상납도, 이준석의 성 상납도 단호하게 끊어내는 것이 개혁이다. 호남에 갔다고 비겁하게 박정희 대통령은 평가할 가치가 없다고 말하는 천하람과 이준석 키즈들에게 대한민국을 맡길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편 국민의힘 3차 전당대회 일정은 서울·인천·경기 합동연설회(3월2일)와 마지막 당 대표 방송토론회(3일)가 남았다. 당은 다음 달 4일부터 이틀간 모바일 투표와 6일부터 양일간 자동응답방식(ARS) 투표를 실시하고, 8일 그 결과를 발표한다. 본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후보가 결선투표를 진행해 12일 최종 결과를 발표한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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