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이 부결됐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검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이견이 생긴 2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찬성 139표, 반대 138표, 기권 9표, 무효 11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체포동의안 통과는 막았지만 민주당 지도부가 자신했던 '압도적 부결'이 무산되면서 이 대표의 당내 입지가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 재적 297명 가운데 찬성 139표, 반대 138표, 기권 9표, 무효 11표로 부결됐다. 국회의원의 체포동의안 부결은 21대 국회에서 노웅래 민주당 의원에 이어 두 번째다.

민주당 지도부의 '압도적 부결' 예상과 달리 투표함 뚜껑을 열어보니 찬성표가 적지 않았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해 12월 민주당 노웅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 당시 나온 반대표 161표 이상이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대표도 직접 소속 의원 전원과 시도당위원장에게 친전을 보낼 정도로 이탈표 단속에 나선 바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자신의 체포동의안 감표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이새롬 기자

표결 결과를 살펴보면, '37표'의 이탈표가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본회의에는 민주당 169명 전원과 국민의힘 114명이 출석했고, 정찬진 국민의힘 의원과 김홍걸 무소속 의원 2명이 불참했다. 출석한 국민의힘 의원 전원(114석)과 불체포특권 폐지를 당론 입장으로 밝힌 정의당(6석), 여권 성향의 양항자 무소속 의원과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을 제외하고 체포동의안 부결 공개 입장을 밝힌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과 야권성향 무소속 의원 5명을 포함하면 반대 175표가 예상됐다. 실제 표결에선 야권 내에서 이탈표가 37표 나온 셈이다. 민주당 내에서도 31명이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해 찬성 또는 기권이나 무효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검표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검표는 오후 3시 20분께 시작해 80여분가량 결과 발표가 지연됐다. 두 장의 표가 반대표인지 무효표인지를 두고 여야 개표 위원들의 판단이 엇갈렸다. 결국 김진표 국회의장이 한 표는 '부'로, 다른 한 표는 무효표로 판단해 표결 결과를 밝혔다. 이를 두고도 여야 간 고성이 오갔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까스로 부결되면서 당내 '방탄' 기조도 흔들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에 대해 백현동 특혜·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등 줄줄이 추가 영장 청구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 대표직 사퇴 결단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가시화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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