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지율 하락 왜?…"당 차원 '사법리스크' 대응 피로"
입력: 2023.02.23 00:01 / 수정: 2023.02.23 00:01

민주당 지도부, '국민의힘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 탓 분석
"말로만 민생…이재명 사법리스크 당 차원 대응 자제" 지적도


더불어민주당 지지도가 최근 하락 추세인 것과 관련해 당내 일각과 전문가들은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에 따른 당 차원 대응들이 누적되며 중도층에 지나친 피로감을 준 것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지도가 최근 하락 추세인 것과 관련해 당내 일각과 전문가들은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에 따른 당 차원 대응들이 누적되며 중도층에 지나친 피로감을 준 것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지지율 하락세 국면을 맞이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여당의 전당대회로 인한 '컨벤션 효과', 보수층 과대 대표성 등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의원들 안심시키기에 나섰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선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에 따른 당 차원 대응들이 누적되며 중도층에 지나친 피로감을 준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특단의 조처 없이 지지율을 반등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정당 지지율에서 밀렸다. 앞서 리얼미터가 지난 13~17일 전국 18세 이상 2504명을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0%포인트) 민주당 지지율은 39.9%, 국민의힘은 45.0%로 집계됐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차범위 밖에서 민주당을 앞선 것은 지난해 6월 4주 차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3.1%p)에서도 민주당은 30%를 기록, 37%를 유지한 국민의힘에 오차범위 밖으로 밀렸다.

당 지도부가 지난 21일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 관련 의원총회를 진행하기에 앞서 만든 '2월 셋째 주 여론조사 분석 자료'에서도 이 같은 추이가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 12~19일(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등록 기준) 실시한 12개 기관의 조사 가운데 9곳에서 국민의힘에 밀렸다. 지지도 차이는 최대 17%p까지 벌어졌고, 가장 낮은 지지율은 26%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당 지도부는 지지율 하락이 외부적·일시적 현상이라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분석 자료에 따르면, 민주당이 본 지지율 하락 이유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 △상대적으로 과소 표집된 진보층 표본 △진보층 결집도에 비해 높은 보수층 결집도 △국민의힘 대표 후보 적합도와 지지도 질문에 따른 진보층 이탈 등이다.

국민의힘이 전당대회 언론 노출이 잦은 등 여론의 관심이 높고,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표본이 적었던 등의 '외부 요인' 때문이지 지지율 하락이 당 내부 문제는 아니라는 내부 분석이다.

당 전략위원장인 문진석 의원은 전날(21일) 기자간담회에서도 거듭 '외부 요인'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당 지지율 하락 이유를 국민의힘 전당대회와 이 대표 사법 리스크라는 두 가지 변수를 놓고 여러 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본 결과 '국민의힘 전당대회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자리에서 박찬대 최고위원도 '여당 전당대회 국면에서 이 정도 야당 지지율이면 선전'이라는 입장을 표했다. 그는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이 집권 1년 차 때 민주당 지지율에 비하면 지금 2배 가까이 나오는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이 대표 사법 리스크에 의한 지지율 급락이라 해석하지는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친명계에서도 이 대표 사법 리스크가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한 친명계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당 지지율 하락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어 "다만 그게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를 따져본다면 당에 치명적일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며 "검찰이 이 대표를 근 2년간 계속 수사하던 문제고, 체포동의안을 보면 검찰이 정적 제거를 위해 무리하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는 평가가 많아서 (체포동의안 국면이 지나면) 오히려 지지율이 올라갈 거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지금처럼 사법 리스크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할 경우 지지율 반등 전망은 밝지 않아 보인다. 향후 검찰이 이 대표를 향해 쪼개기 영장 청구를 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문제가 내년 4월 총선 전까지 지속되면 피로감을 느낀 중도층이 대거 빠지며 당의 선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지도 하락과 관련해 "이 대표의 검찰 소환과 영장 청구 등 사법 리스크 보도가 많아지면서 내용을 깊이 모르던 일반 시민들까지 이 대표를 향해 '혐의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민주당 전체가 장외투쟁, 정치탄압대책위, 검찰 소환조사 배웅 등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 적극 대응하는 모습에 국민들의 지지가 돌아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공동사진취재단
민주당 전체가 '장외투쟁', '정치탄압대책위', '검찰 소환조사 배웅' 등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 적극 대응하는 모습에 국민들의 지지가 돌아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공동사진취재단

당 전체가 '장외투쟁', '정치탄압대책위', '검찰 소환조사 배웅' 등 이 대표 사법 리스크에 적극 대응하는 모습에 국민들의 지지가 돌아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당이 지금 '민생'을 외치지만, 정작 당 지도부가 대표를 호위무사하듯 지키려는 것에만 집중하다 보니 '중도층의 피로'가 지지율 하락으로 나타난 거라고 본다"고 했다. 이어 "당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민생에 집중하면 지지율은 다시 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대표가 검찰 리스크, 언론의 관련 보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계속 늪에 빠져있다"며 "국민께 민주당은 일하면서 싸우고, 싸우면서도 일하는 실사구시의 DJ(김대중) 민주당이라기보다는 싸움만 하고 대통령 발목 잡기만 하는 당으로 비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전 국정원장은 "지금 민주당은 한 손에는 검찰 리스크, 또 한 손에는 개혁 민생을 들고서 투쟁하며 국민과 소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지도 상승은 어렵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관련 당의 대응 태도가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하고, 지지율 반등을 위해선 기조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은 지금 이 대표 문제로 당이 계속 투쟁 대열에 나서고 있다. 당내에서 최근에도 체포동의안과 관련해 가·부결 문제로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며 "야당이 탄압에 맞서 싸우는 건 좋지만, 이 대표를 위한 투쟁을 하는 것이 '야당의 역할인가'를 봤을 때는 그렇다고 보기 어렵다. 당의 단일대오가 지속될 경우 지지율 하락 추세는 이어질 가능성도 농후하다. 당분간 지지율을 올릴 요소는 여권에 더 많다는 것도 민주당이 가볍게 봐서는 안 될 대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관련 당의 대응 태도가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하고, 지지율 반등을 위해선 기조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임영무 기자
전문가들도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관련 당의 대응 태도가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하고, 지지율 반등을 위해선 기조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임영무 기자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여론조사가 추세라고 볼 때 민주당이 지지율 하락 추세를 타고 있는 것은 맞다. 원인을 따져보면 이 대표에 대한 사법 리스크 때문이라기보다는 사법 리스크를 대응하는 민주당의 태도가 원인이 돼서 지지율이 떨어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문제는 너무 오랫동안 일반 국민에 노출된 문제이기 때문에 특별히 놀라운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당 차원의 대응으로 계속 '방탄 민주당'이라는 얘기를 듣게 되면 지지율을 올리기가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와 관련한 상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manyzero@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