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조속한 처리 최선"...농성장 방문까지
정의당 '50억 클럽 특검' 발의…"딜은 없다" 선 긋기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을 챙기며 정의당에 손을 내밀고 있다. /뉴시스, 정의당 제공. |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을 챙기며 정의당에 직접 손을 내밀었다. 체포동의안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김건희 특검(특별검사)법' 추진을 출구 전략으로 내세운 가운데, 정의당과 공조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된다. 정의당은 '노란봉투법' 강행 추진에 뜻을 모으면서도,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선 '검찰 수사를 지켜보겠다'며 민주당과 연대설에 여전히 선을 긋고 있다. '노란봉투법'을 연결 고리로 양당이 결국 연대할 것이란 관측도 우세하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노란봉투법'을 강행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15일 환노위 소위에서 통과시킨 데 이어, 지난 17일 국민의힘의 반발에 구성된 안건조정위원회에서도 야당 주도로 가결했다. 21일 야2당은 환노위 전체 회의에서 '노란봉투법' 강행할 예정이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인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기기 쉽지 않아 법사위에서 60일 계류한 후 소관 상임위 표결로 본회의에 직회부하는 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파업 기업에 대한 기업의 무분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노란봉투법'은 정의당이 지난해 9월 당론 발의해 주도적으로 추진해왔다. 민주당에서도 의원 46명이 동참하는 등 일부가 뜻을 모았지만, 당 지도부 차원에서 강한 추진력은 보이지 못했다. 이 대표는 불법파업조장법이라고 비판받는 노란봉투법을 '합법파업보장법'이라고 이름을 바꾸자고 제안하며 속도조절에 나섰다. 그러다가 이달 들어 입법 추진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 대표는 20일 당 최고위 회의에서 "합법파업보장법은 헌법이 정한 노동권을 보장하고 노사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최소한의 균형추"라며 "민주당은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정문 앞 '노조법 2 3조 개정 운동본부' 농성장도 찾았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언급하며 여야 합의를 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야 합의로 '노란봉투법'이 통과되는 게 가장 바람직한데 여당 측이 워낙 완강하게 반노동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일체 개정을 협조하지 않는 상태로 보인다"며 "상임위(환노위) 의원들이 걱정하는 건 정부여당이 최종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하면 정치적 성과는 있을 수 있어도 실질적 성과가 없을 수 있지 않나. 거부권 행사는 최대한으로 피해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노조법2·3조 개정 운동본부 농성장을 찾아 비정규직대책한국교회연대 상임대표인 남재영 목사의 발언을 청취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
야권에선 이 대표의 '노란봉투법' 행보가 '김건희 특검법'에 반대하고, 이 대표 불체포특권 포기를 요구하는 정의당에 연대를 요청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오는 27일 본회의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둔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을 반격점으로 삼고 추진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정의당이 신중론을 보이면서본회의에 곧바로 부의할 수 있는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전략이 막힌 상황이다.
이 대표는 농성장 방문 이후 기자들에게 '김건희 특검법을 오는 3월 임시회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보는지' '노란봉투법 개정안을 보완해야 한단 의견에 대한 입장' 등의 질문을 받았으나 답변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같은 날 정의당은 화천대유 '50억 클럽' 뇌물 의혹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50억 클럽 특검법)을 발의하며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러면서도 김건희 특검 추진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연일 50억 클럽 특검이 불가피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김건희 특검과 연계하면서 정의당의 특검 제안에는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50억 클럽 특검은 50억 클럽 특검이고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 특검"이라고 했다.
이어 정의당은 사안의 시급성을 따지자면 50억 클럽 특검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50억 클럽 특검 먼저 처리하고 불가피하다면 김건희 특검도 처리하면 될 일이다"라며 "민주당은 수사범위, 김건희 특검 연계 운운 말고 50억 클럽 특검법 처리에 대한 입장을 정확히 밝히시라"고 촉구했다.
20일 정의당은 '50억 클럽' 특검법을 발의하며 국회 의안과에 법안을 제출했다. 사진상 왼쪽은 이은미 정의당 원내대표, 오른쪽은 강은미 정의당 의원. /정의당 제공 |
다만 민주당 내에선 정의당이 '김건희 특검' 연대에 힘을 보탤 것이란 기대가 높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김건희 특검'과 관련해 "정의당과 소통 중이다"라며 "(특검의) 필요성에는 (서로) 이견이 있는 게 아니니 서둘러 설득과 논의를 해나갈 예정이다. (정의당이) 지켜본다던 (김 여사 관련) 검찰 수사는 여전히 미진하기 때에 (추후에는) 동참할 거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도 "정의당과는 언젠가는 협의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김 여사의 수사가 진전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면) 3월을 기점으로 정의당의 메시지도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정의당은 '노란봉투법'과 '김건희 특검법' 추진을 위한 거래는 없다고 일축했다.
정의당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의 농성장 방문은) 잘한 거다. 노동자들을 만나는 것은 좋은 행보라고 보여진다. 아마 21일 노란봉투법 상임위 통과가 확실해 보이니 그 전에 마지막 행보로 방문한 것 아닌가 싶다"며 "다만 정의당은 일관적으로 노란봉투법을 가지고 (김건희 특검과의) '딜(거래)은 없다'는 입장을 확실히 하고 있다. 이 대표도 알고 있을 것이다. 정의당의 입장 변화는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