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4월 3일 경찰서 습격이 김일성 지시에 의해 일어났다는 의미...희생자 폄훼 의도 아니다" 해명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가 '제주4.3사건 김일성 지시'발언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지난 13일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제주4.3사건은 김일성의 지시에 의해 일어났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지난 7일 비전발표회에서의 태영호 최고위원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제주4.3사건 김일성 지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가 "사과해야 한다면 어떤 점을 사과해야 되나"라며 사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태 후보는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저의 어떤 행동이 제주도민의 마음을 아프게 했을까, 이 점을 저는 지금도 확인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태 후보는 "무고한 제주 시민이 많이 희생됐다는 건 이견이 없다"는 데에 동의하며 "1948년 4월 3일, 남로당에 의한 경찰서 습격이 평양의 김일성과 박헌영의 결정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 후보는 지난 13일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제주4.3사건을 두고 "김일성 일가에 의해 자행된 만행"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태 후보 징계안을 제출했다.
이어 "사과하실 생각이 있냐"는 진행자 질의에 태 후보는 거듭 "제가 방금 말씀드린 게 그것"이라며 "내가 사과해야 한다면 어떤 점을 사과해야 될까 이것"이라고 했다.
그는 "왜냐하면 제가 이번에 한 발언은 제주도민들에게 용서를 빌면서, 사과하면서 나온 언행"이라며 "일부 사람들은 제가 보수층의 표를 얻기 위해 정략적으로 한 발언이라고 하지만 하루 먼저 4.3평화공원에 가 희생된 사람들의 이름을 보고 용서를 빌며 한 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제주도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거나 또 4.3사건 희생자들을 비방하거나 폄훼한 이런 건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제주을)은 지난 18일 입장문을 내고 "제주4.3사건은 대한민국 정부 진상조사보고서를 통해, '1948년 4월 3일에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된 사건'으로 정의되었다"면서 "김씨 일가를 언급하며 색깔론을 입히려는 시도는 마치 경찰지서 습격을 제주4.3사건의 시작점으로 잡고 있는 전형적인 제주4.3사건 폄훼와 똑같은 망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제주4.3사건과 관련된 각종 보고서 및 전문가들은 "남로당의 중앙 지령이 없었다"고 결론을 내린 지 오래다. 지난 2003년 정부가 발간한 '제주4.3사건 진상조사 보고서'에는 이같은 근거를 열거하며 "남로당 중앙당이 제주도 무장투쟁에 직접 개입하지 않았다는 단서"라는 구절이 기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