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고선, 북한 깃발 달고 공해상 맘대로 돌아다녀
입력: 2023.02.18 10:26 / 수정: 2023.02.18 10:26

유엔 대북 제재 위반...중국 포함된 안보리 실질 조치 하지 않고 방치

유엔 안보리 전문가패널이 공개한 리홍호 (북한명 도명호)의 모습. 인천을 출발한지 9일 만인 2019년 12월 23일 북한 송림항에 정박했다. /VOA
유엔 안보리 전문가패널이 공개한 '리홍'호 (북한명 '도명'호)의 모습. 인천을 출발한지 9일 만인 2019년 12월 23일 북한 송림항에 정박했다. /VOA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북한이 우리나라에서 중고로 사간 선박이 중국 항구를 계속 드나들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과 러시아가 상임이사국에 포함돼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3년 넘게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아 제재 권고를 받은 선박들이 공해상을 자유롭게 오가고 있는 것이다.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6년 채택한 대북 결의 2321호를 통해 유엔 회원국들이 북한에 선박을 판매하거나 북한 선박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했다.

미국 국무부 산하 공영 방송인 미국의 소리방송(VOA)은 18일 선박의 위치정보를 추적하는 사이트인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의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한국 선박이었다가 북한 선적이 된 '도명'호는 지난 8일 중국 롄윈강 인근 해역에서 위치 정보를 발신했다. 도명호는 북한 깃발을 달기 직전까지 한국 선적의 '리홍'호였다. 지난 2019년 12월 인천항을 떠난 지 불과 9일 만에 북한 송림항에서 발견됐고, 이후 북한 자성무역회사 소유의 북한 선박이 됐다.

리홍호는 당시 파나마 깃발을 달고 있었지만 선주와 운영주의 국적이 모두 대한민국으로 표기된 사실상 한국 선박이었다.

현재는 AIS를 꺼 위치가 확인되지 않지만 북한에서 약 700km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됐다는 건 도명호가 활발히 운항 중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VOA는 지적했다.

지난해까지 한국인이 운영주였지만 이후 북한 선적이 된 '락원1'호도 올해 1월까지 중국 룽커우 항을 드나든 흔적을 남겼다.

앞서 유조선 '오션 스카이'호와 '신평 5'호도 매각 직전까지 한국 깃발을 단 한국 선박이었다고 VOA는 4월 보도했다.

북한은 2019년과 2021년 사이 한국과 대만 회사가 소유한 중고 선박을 집중 매입했고, 이들이 국제 해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고 VOA는 전했다.유엔 전문가패널은 지난해 공개한 중간 보고서에서 2020년과 2022년 사이 새롭게 북한 깃발을 단 선박을 14척으로 기록했다.

앞서 유엔 안보리 전문가패널은 북한이 위장회사를 동원해 이들 선박을 구매했으며, 이후 공해상 선박 간 환적 등 불법행위에 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VOA는 이번에 마린트래픽을 통해 확인된 것보다 더 많은 선박이 공해상을 돌아다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현재로선 이들 선박의 항해를 막을 방법은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패널이 이들 선박에 대해 제재를 권고했지만 아직까지 유엔 안보리가 실질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 안보리가 마지막으로 선박을 제재한 것은 2018년 10월이다.

jacklond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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