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지자, 국회 집결…"의원들, 하나로 뭉쳐라"
입력: 2023.02.17 15:40 / 수정: 2023.02.21 14:19

2000여 명 참석 추산…"국민이 검찰 막아줘야"
"민주당 야성을 되찾으라" "수박 정리하라" 비판도


더불어민주당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개최한 윤석열 정권 검사독재 규탄대회에 당원들이 다수 모였다. 구호를 외치고 있는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의원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개최한 윤석열 정권 검사독재 규탄대회에 당원들이 다수 모였다. 구호를 외치고 있는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의원들. /뉴시스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하나로 뭉치세요 의원님들."

17일 국회 본청 앞에 더불어민주당 당원·지지자들이 대거 모였다. 이들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규탄하면서 민주당 의원들에게 단결과 투쟁을 요구했다.

이날 오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검사독재 규탄대회'에는 당원과 지지자들이 다수 참여했다. 지난해 10월 첫 규탄대회에선 소속 의원, 시도당위원장과 당직자들 중심으로 참여했던 것과 대조됐다.

이 대표의 '총결집' 호소가 배경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사회관계망 서비스)에 지지자들에게 "검사 독재정권의 헌정질서 파괴에 함께 힘 모아 맞서달라"며 "오늘, 국회로 모여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이 대표 구속영장 청구 소식이 날아든 전날(16일), 민주당 지도부는 공문을 보내 수도권 핵심 당원과 당직자 및 보좌진 등의 총동원령을 내리기도 했다. 당원·지지자들을 동원한 대규모 세 과시를 통해 내부 결집을 호소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일부 지역위원회에서는 이날 참석 인원 출석 현황을 파악하기도 했다.

행사 시작 30여 분 전부터 각 지역에서 올라온 시도당위원장, 당원들이 몰려들었다. 자녀와 함께 온 참석자들도 보였다. 이들은 한 손에는 민주당 당색인 '파란색' 풍선을, 다른 한 손에는 '윤석열정권 민주말살 중단하라' '윤석열정권 검사독재 규탄한다'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계단에 자리 잡았다. 이 대표 지지자 모임인 '잼잼봉사단' 등이 본청 계단 한쪽에서 풍선과 손팻말들을 배포하기도 했다. 행사 시작에 앞서 당원들은 "김건희를 수사하라", "이재명" 등을 연이어 제창했다.

행사 시작 시간이 임박하자 소속 의원들까지 합류해 마련해둔 공간을 채웠다. 현역 의원 90여 명을 포함해 총 참석 인원은 2000여 명으로 추산된다.

당원들은 김건희를 수사하라 함께 싸우자라고 외쳤다. 규탄대회 후 이야기 나누는 참석자들. /박숙현 기자
당원들은 "김건희를 수사하라" "함께 싸우자"라고 외쳤다. 규탄대회 후 이야기 나누는 참석자들. /박숙현 기자

당원과 지지자들은 이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를 비롯해 김상희·소병철 의원이 연설하는 내내 "맞습니다"라고 호응했다.

김 의원이 "검찰과 언론은 불체포특권 운운하며 이재명 대표의 구속이 당연한 수순인 양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 민주당 내분을 유도하며 갈라치기를 시도하고 있다. 우리는 저들의 농간에 절대로 흔들리지 않는다"고 할 때는 참석자들 사이에서 박수가 나왔다.

호응이 가장 많이 나온 부분은 '검사장 출신' 소 의원이 검찰 행태를 규탄하면서다. 소 의원이 "김대중 대통령이 1983년 8월 3일 야당 총재로서 강제 구인(拘引)돼 사무실에서 끌려 나왔다. 그때 김대중 대통령이 자서전에서 밝힌 대로 많은 시민과 당원들이 울부짖으면서 구인을 막으려고 했다. 여러분 지금이 바로 그때"라고 하자 참석자들은 큰 목소리로 "맞습니다"라고 외쳤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검찰은 아무런 견제를 받지 않는 권력이라고 했다. 여러분 이제 우리 국민들이 검찰을 막아주셔야 한다. 여러분 그렇게 하시겠나"라는 대목에서도 큰 호응이 나왔다.

지지자들은 의원들의 연설 도중 검찰에 대해 "악의 축이다" "도적검찰 박살내자" "대한민국은 사법부는 죽었다"라며 연신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현역 의원들 중에는 손팻말로 얼굴을 가리거나, 구호를 적극적으로 외치지 않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소 의원이 "검찰을 개혁하는 것, 이제는 낡은 말이 돼버렸다. 지난 정부 민주당은 검찰 개혁하기 위해 몸부림쳤다. 공수처도 만들어봤다. 그러나 실패했다"는 대목에선 한 지지자가 "수박부터 정리하고"라고 외치자 일부 의원들이 당황해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고개를 숙였다. 앞서 이 대표는 지지자들과의 유튜브 생방송에서 "'수박' 단어 사용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으로, 비이재명계 의원들을 비하하는 은어다.

지지자들 사이에선 "민주당은 우리와 함께 싸우자" "민주당은 야성을 되찾으라" "하나로 뭉치세요 의원님들"이라며 민주당을 향해 내부 결집과 투쟁 요구도 나왔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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