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정일체'에 이은 '尹 명예대표론'에 진땀
입력: 2023.02.17 00:00 / 수정: 2023.02.17 00:00

친윤 "당정 소통이 중요하다는 취지" 수습 나서

국민의힘이 친윤계가 띄운 윤석열 대통령 명예대표 추대론을 두고 시끄럽다.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바라카 원전 관련 기업인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대통령실 제공

국민의힘이 친윤계가 띄운 '윤석열 대통령 명예대표 추대론'을 두고 시끄럽다.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바라카 원전 관련 기업인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대통령실 제공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고조되는 가운데 여당 일각에서 '당정일체론'을 넘어 윤석열 대통령을 명예 당대표로 추대하자는 의견이 나오며 논란이다. '당정분리'를 주장해온 비윤계에서는 공천개입 우려를 제기한다. 친윤계는 "당정이 같은 방향을 보고 나아갈 수 있도록 소통하자는 취지"라며 수습에 나섰으나 친윤계 일각에서도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친윤계 핵심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은 16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찬성·반대가 (문제의 본질이) 아니라 대통령과 여당은 같은 방향을 보고 나가는 관계여야 한다(는 의미)"며 "그런데 마치 요즘 보면 당정일체니 분리니 하면서 대통령과 당이 서로 분리되는 것이 마치 정론인양 잘못알려지고 있는 부분에 대한 지적"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15일 친윤계 중심 '국민공감'이 끝난 뒤 '대통령이 명예대표를 맡는 방안이 거론된다'는 취재진 질문에 "누가 말했는지 모르겠지만, 가능한 이야기"라고 답했으나 논란이 일자 "당헌상 불가능하지 않다는 원론적인 얘기였는데 부풀려지고 왜곡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논란이 확산한 이튿 날인 16일 이 의원은 "대통령께서 명예직을 맡는 게 과연 바람직한지 아닌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명예대표라는) 형식은 중요하지 않다"며 "원활하게 유기적으로 서로 소통하고 당과 정부가 협력한다면 그런 이야기가 나올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논란에 휩싸였던 안철수 당 대표 후보에 대해서는 "국정 운영에서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후보가 '대통령과 관계가 좋다'고 하면 당원들이나 국민들이 이해하기 쉬울 것"이라며 "하지만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후보들이 선거 때가 되니 '대통령과 관계가 좋다'고 하니 혼란이 온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윤핵관', '윤안연대' 등의 발언으로 대통령실로부터 공개적인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당도 나섰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가 끝난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와 여당의 관계는) 교과서적으로 말하는 행정부·입법부의 견제와 균형과는 다른 차원"이라며 "더불어민주당 정부 때도 청와대가 당과의 유기적 협력체계가 작동했다. 그 범주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다.

지난 12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천하람 당 대표 후보와 허은아·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 오찬 기자간담회에 참석하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이새롬 기자
지난 12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천하람 당 대표 후보와 허은아·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 오찬 기자간담회에 참석하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이새롬 기자

반면 윤 대통령과 친윤계와 각을 세워온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대통령이 잘하면 당원 모두는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그걸 바탕으로 지지를 보낸다"면서 "대통령에게 '명예대표'라는 직위가 있어야지만 당에 영향을 주는 게 아니다"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전 대표는 "속된 말로 누가 옆에서 꼬드기는 것 아닌가"라며 "'대통령님, 당에 대통령의 말을 안 듣는 사람이 있는데 당직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명예 당대표를 하면 아마 좀 더 말을 듣지 않겠나' 이런 바보 같은 해법을 누가 제시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전군을 지휘할 권위가 있는 육군 합참의장이 '나는 어디 명예사단장도 하고 싶어'라는 식의 의미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당권주자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김기현 후보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언론 기사를 보고 처음 그런 소식을 들었다. 사전에 의논된 바도 없고 사후로도 의논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우리 당헌상으로는 가능하다"며 "그러지 않아도 어차피 대통령과 당과의 관계는 운명공동체다. 잘되면 같이 잘되는 것이고 잘못되면 같이 잘못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무 개입 논란'에 대해서도 김 후보는 "황당한 얘기"라며 "대통령이 우리 당의 당원이고 1호 당원이고 당 운영에 직접 협의하도록 당헌에 명시돼 있는데 그 당헌에 따라서 협의하는 것을 당무 개입이라고 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이상한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안철수 후보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당대회 치르는 중에는 반대, 총선전에는 반대"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내놨다.

안 후보는 "우리 당헌을 보면 명예직을 가질 수 있도록 돼 있다"면서도 "전당대회가 진행 중인데 자칫하면 국민들께서 대통령이 당무에 개입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대통령을 전당대회에 끌어들이는 게 내년 총선 승리에 과연 도움이 될 것인가, 저는 아니라고 본다"면서 "만약에 다음 당 대표가 선출되고 그때도 이런 요구들이 있다면 당원들의 뜻을 모으고 총선에 도움이 될 것인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건의드리는 게 맞다"고 했다.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천하람 후보는 15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대통령의 어떤 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여당의 일각에서는 그에 대해서 비판적인 의견들도 나와줘야 되는 게 정상"이라면서 "그래야지만 건강한 여당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입법부는 행정부와 협력하는 것도 있지만 감시하고 견제하는 부분도 있는 것"이라며 "그러면 여당을 용산 출장소로 만들 건가?"라고 되물었다.

천 후보 "저는 대통령은 당연히 협력하고 같이 또 도울 부분 도와야 되겠지만 그것이 '대통령의 방향에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결코 반대해서는 안 돼'라고 하는 억압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며 "그것이 어떤 설득과 토론, 타협의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된다"고 말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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