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부, '35분간' 맹폭…"尹 정권 심판"
17일 국회서 대규모 '윤석열 정부 규탄대회'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치졸한 정치탄압"이라고 규정했다.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정청래 최고위원의 발언을 듣고 있는 이 대표. /뉴시스 |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16일 이재명 당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치졸한 정치탄압"이라고 규정하고 과거 군사독재 시절 야권 인사에 대한 '정치탄압'에 빗댔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를 소집해 약 35분간 영장 청구가 부당하다고 성토했다.
이 대표는 박홍근 원내대표와 최고위원들의 발언이 끝난 후 가장 마지막 순서에 717자 분량의 준비된 입장문을 3분여간 읽어나갔다.
당 지도부 가운데 정청래 최고위원이 약 8분 40초로 가장 길게 발언했다. 이어 서영교(약 6분) 최고위원, 박 원내대표(약 4분 30초) 등이 검찰 수사를 규탄하고, 이 대표의 결백을 집중 호소했다.
당 지도부는 특히 사상 첫 제1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과거 군사독재 정권 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 등 야당 유력 정치인에 대한 '정치탄압'에 빗대었다.
이 대표는 "이번 구속영장 청구는 희대의 사건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이승만 정권의 조봉암 사법 살인, 박정희 정권의 김영삼 의원 제명, 전두환 정권의 김대중 내란 음모 조작 사건까지 독재 권력은 진실을 조작하고 정적을 탄압했지만 결국 독재자는 단죄되었고 역사는 전진했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도 "민주공화국인 선진 대한민국에서 결코 있을 수 없는, 있어서도 안 될 현대판 사화(史禍)"라며 "과거 군사독재 시절 김영삼 총재 가택연금, 김대중 내란음모죄 적용 때와 같이 야당 대표를 궐위 상태로 만들어서 국정을 자기들 마음대로 쥐락펴락하겠다는 정략적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정 최고위원은 "김대중 대통령이 죄가 있어서 사형 선고를 받았나"라며 "박정희·전두환의 김대중 죽이기도 실패했듯이, 이재명 죽이기 작전도 실패할 것이다. 김대중을 죽이려 했던 독재자 박정희·독재자 전두환의 비참한 최후를 똑똑히 기억하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은 전두환 정권이 비상계엄령에 맞선 민주화 운동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사주했다며 몰아붙었고, 고문 등으로 자백을 얻어내 사형 선고를 내린 사건을 말한다.
민주당은 17일 국회에서 '윤석열 정권 검사독재 규탄대회'를 연다고 밝혔다.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기침을 삼키는 이 대표. /뉴시스 |
정 최고위원 발언 도중 이 대표는 얼굴이 빨개지며 고개를 돌리기도 했다. 취재진 사이에서 '울컥한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자 이 대표 측이 "사레들린 것"이라고 해명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당 지도부는 약 30분간 비공개회의에서 논의한 결과, 17일 오전 10시 30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현역 의원과 지역위원장, 당직자 등이 참여하는 '윤석열 정권 검사독재 규탄대회'를 열기로 했다.
국회 제출이 예정된 체포동의안에 대해선 다음주께 의원총회를 열어 입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체포동의안은 대검과 법무부를 거쳐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적의원(299명) 과반 출석에 이중 과반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민주당에서 최소 28명 이탈표가 나오면 가결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