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부정선거 토론하자" "멈추지 않겠다"
"김재원·정미경·조수진, 또 당대표 축출할까 우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각각 당 대표, 최고위원, 청년최고위원에 출마한 이준석계 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후보가 뼈있는 본선 진출 소감을 밝혔다. 왼쪽부터 이기인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후보, 허은아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 천하람 당대표 후보,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 /뉴시스 |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각각 당 대표, 최고위원, 청년최고위원에 출마한 이준석계 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후보가 뼈있는 본선 진출 소감을 밝혔다. 친윤을 자처했던 후보들이 대거 탈락하면서 더욱더 이목을 끈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10일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 대표 및 최고위원 본경선 진출자를 발표했고, 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후보가 이름을 올렸다.
이번 본선 진출의 특징을 꼽자면 이준석계는 웃었고, 친윤계는 웃지 못했다는 것이다. 경선 내내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를 홍보했던 현역 의원인 박성중·이만희·이용 후보는 모두 탈락했기 때문이다. 안철수계인 재선 출신 문병호 후보도 고배를 마셨다.
윤 대통령과 친윤계로부터 비난을 받아왔던 이준석 전 대표로서는 이번 결과를 누구보다 기뻐할 수밖에 없다. 그는 경선 결과 발표 직후 SNS에 "개혁 후보 네 명 전원 본선 진출. 이제 오늘부터 꿈★은 이루어진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본선에 이름을 올린 이준석계 후보들도 SNS를 통해 기쁨의 소감을 밝혔다. 물론 뼈있는 말도 함께였다.
천하람 당 대표 후보는 "지난 한 달여간, 전당대회는 혼탁했다. 탐욕과 무리수로 점철됐던 모습에 전당대회 레이스가 진행 중임에도 컨벤션 효과는커녕 당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 이제 본경선이다. 달라져야 한다"면서 "지난 전당대회가 당의 고질적인 분열의 씨앗이었던 탄핵문제를 끊어낸 계기였다면, 저는 당에 잔존하는 여러 갈등을 합리적으로 토론하고 풀어가는 과정을 당원들에게 보여줄 것을 제안한다"며 황교안 후보에게 '부정선거' 토론을 요구했다.
그는 "황교안 후보님, '부정선거'와 관련해 함께 토론할 것을 요청드린다"며 "각자의 입장을 당원들 앞에서 겸허하게 설명하고, 갈등 해소의 방법론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유튜브를 포함해 황교안 후보님이 지정하는 채널에서 한 번, 제가 지정한 채널에서 한 번,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총 2번의 토론을 요청한다"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우리 당원들이 우리 두 사람의 토론을 통해 바른 결정을 하도록, 국민의힘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무대를 만들어보면 어떻겠습니까? 황 후보님의 신속하고도 긍정적인 답변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최고위원 후보인 허은아 의원도 그동안 '한 줌'으로 멸시받았던 응어리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저의 1차 컷오프 통과는, '절대 꺾이지 마라. 국민의힘 안에 자유와 다양성, 민주주의가 살아있음을 증명하라'는 당원들의 요청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허 의원은 "앞으로 남아 있는 선거 기간 동안, '한 줌'이라 멸시받고 매도당했던 당원들의 힘으로, '한 줌'이 '두 줌'이 되고, '세 줌'이 되어 어느덧 '태풍'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태풍이 대한민국 국민의 마음속에서 커다란 울림이 될 것이라는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저는 멈추지 않겠다. 당당하게 나아가겠다. 3월 8일 본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유흥수 국민의힘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당 대표, 최고위원 선거 본경선 진출자를 발표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가 보궐선거 성격에 가깝다며 일부 후보들을 직격했다. 동시에 일부 후보들이 향후에도 이준석 대표를 축출했던 것과 같은 행동을 하지 않을까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김재원·정미경·조수진 후보님. 지난 지도부를 함께 했는데 이번에 다시 만나 뵙게 되어 반갑다. 그런데 한 가지만 여쭤보고 넘어가고 싶은 게 있다"며 "이번 전당대회는 결국 세 후보님들 때문에 열리게 된 보궐선거 성격"이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이어 "어떤 후보들은 권력과 야합해 지도체제를 붕괴시키고자 당원과 국민이 선출해주신 최고위원직을 던져 버리지 않았습니까? 저는 권력의 핍박에도 민주주의의 본령이 아니라 생각해 당원과 지도부를 지켰다"면서 "출범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집권여당에 비대위를 만든 주체들께서 또다시 당원분들께 표를 달라고 말씀하시는 건 상식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차기 당 대표가 누가 되든 내년 총선에서 본인의 공천이 여의치 않으면 또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하고 당 대표를 축출시키려 하실까 심히 우려된다"고 직격했다.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는 "컷오프 통과했다. 여러분들이 만들어주신 기적"이라며 "가장 늦게 참전했고, 소위 권력의 반대편에서 시작한 이 경주에서 희망의 바통을 쥐여준 것은 다름 아닌 당원 여러분들"이라고 밝혔다.
그는 "판을 흔들겠다. 오른쪽으로만 치우치는 당의 성질을 바로잡고, 거꾸로 가는 당의 역행을 붙잡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겠다"며 "지켜봐 주십시오.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승리해 보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국민의힘 선관위 이날 지난 8일부터 이틀간 책임당원 6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예비경선 여론조사 결과, 당 대표 후보는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가나다 순) 후보가 컷오프를 통과했다.
최고위원 후보는 김병민·김용태·김재원·민영삼·정미경·조수진·태영호·허은아 후보가 본경선에 올랐다. 만 45세 미만인 청년최고위원 한 자리를 놓고 김가람·김정식·이기인·장예찬 후보가 경쟁을 이어간다.
cuba20@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