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탄핵' 후폭풍 與野, 극한 대치…2월 임시국회 난망
입력: 2023.02.10 00:00 / 수정: 2023.02.10 00:00

여야, 협상 여지 줄어...쟁점 법안 처리 불투명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면서 정부여당과 야당의 대치는 극한으로 치달았다. 2월 임시국회에서도 민생법안은 뒷전으로 밀릴 것으로 보인다. /이새롬 기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면서 정부여당과 야당의 대치는 극한으로 치달았다. 2월 임시국회에서도 민생법안은 뒷전으로 밀릴 것으로 보인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안이 통과되면서 여야 대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조짐이다. 여당은 탄핵소추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방탄'으로 규정하며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부각하고 있다. 반면 야당은 '김건희 여사 특검'으로 맞서고 있다. 여기에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고 있어 정국은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2월 임시국회에는 화물차 안전운임제와 8시간 추가근로제 등 일몰법안과 건강보험료 국고지원,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 여야의 의견차이가 큰 법안들이 올라와있다. 여러 상임위원회에 계류된 법안들도 처리가 불투명하다. 여야 대치가 내년 총선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며 민생 법안 처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9일 열린 상임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여야는 쟁점 법안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먼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난방비 폭탄'을 두고 여야가 "네 탓" 공방을 벌였다. 정부여당은 이전 문재인 정부가 도시가스 가격을 제때 인상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야당은 현 정부가 전 정부 탓만 하며 대책을 충분히 내놓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021년 후반기에 가스 가격이 6배 정도 오른 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인 작년 6월에 또 한번 상당히 많이 올랐다"며 "두 가지 인상 요인이 전반적으로 조금씩 반영됐다면 이번 인상률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가격을 시장원리에 맡기지 않고 무조건 ‘내 임기 동안 억제하면 된다’며 대선까지 여덟 번 인상요인을 억눌렀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임기말에 이명박 정부는 한 번 인상했고, 박근혜 정부는 두 번 낮췄는데, 문재인 정부는 여덟 번 인상 요청에 두 번 인상해 오히려 많이 했다"고 반박했다.

난방비 지원 대상을 두고도 의견이 엇갈렸다. 야당은 난방비 지원 대상을 중산층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부여당은 재정부담을 이유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여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야당은 김건희 여사 특검으로 맞서며 정국은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새롬 기자
여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야당은 김건희 여사 특검으로 맞서며 정국은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새롬 기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도 여야는 쟁점인 방송법 개정안을 두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방송법 개정안은 KBS·MBC·EBS 등 공영방송의 이사 수를 현재 9~11명에서 21명으로 늘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야당은 공영방송의 정치적 편향을 견제해야 한다는 이유로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정부여당은 명분이 없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방송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법 개정안은 현재 법사위에 60일 넘게 계류돼 있다. 국회법에 따라 소관 상임위가 본회의에 직회부할 수 있다. 야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방송법 개정안의 본회의 직회부를 시사한 바 있다. 다수당인 야당의 단독 처리가 가능하다.

이에 전날 박완주 무소속 의원이 이사 수를 21명에서 13명으로 줄이는 제시한 중재안을 제안한 바 있다. 야당은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여당은 이를 법사위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기존 계획대로 본회의에 직회부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대통령 거부권 행사에 대해서도 야당은 반발했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과방위원장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도 않았는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엄포를 놓았기 때문에 이 법이 가야할 길을 달리 가야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으로 부딪혔다. 노란봉투법은 기업의 파업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와 가압류를 제한하고, '사용자' 개념을 근로계약을 맺은 당사자에서 '근로 조건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자'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야당은 노동3권과 하청 노동자의 원청에 대한 교섭권 보장을 위해 노란봉투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정부여당은 불법파업을 양산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과반 의석을 확보한 야당은 노란봉투법 단독 처리를 강행할 방침이다. 환노위를 통과하면 법제사법위원회의 표결을 거쳐 본회의에 회부된다. 야당은 법사위원장이 여당 소속 김도읍 의원인 만큼 본회의 직회부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여당은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거론하며 맞섰다.

윤석열 정부가 노동개혁의 일환으로 제시한 노조의 회계 투명성 강화 방안도 여아는 엇갈렸다. 정부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재정에 관한 장부·서류 등의 비치 및 보존 의무를 이행하는지 여부를 보고받고 법 위반시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부여당은 일부 노조에서 조합비 횡령이나 부정 비리가 있었다는 점을 들어 필요성을 주장한다. 반면 야당은 "모든 노조를 부패집단으로 보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반대했다.

여야는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2월 임시국회 보이콧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쟁점 법안들을 두고 합의점을 찾을지는 불투명하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그간 여야 대치가 이어져왔는데 이번 탄핵소추안으로 극한까지 갔다. 쟁점 법안에 대한 협상과 토론의 여지가 별로 없다고 봐야 한다"며 "최소한 내년 총선 때까지는 이런 정국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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