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상>] '복잡한 마음 술 한 잔?'...'불출마' 나경원 오찬 뒷이야기
입력: 2023.01.28 00:00 / 수정: 2023.01.28 00:00

이재명, 檢 출석 앞두고 '처럼회' 회동
가스요금에 우는 서민...여야는 '네탓공방'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5일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출마가 확실했던 나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당대표 불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5일 오후 중구 무교동의 한 음식점에서 오찬을 마친뒤 <더팩트>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임영무 기자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5일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출마가 확실했던 나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당대표 불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5일 오후 중구 무교동의 한 음식점에서 오찬을 마친뒤 <더팩트>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임영무 기자

<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김정수 기자]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나 전 의원은 이후 자신을 도왔던 측근들과 오찬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그간의 소회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이날 <더팩트> 취재진은 나 전 의원과 만나 불출마 결정과 관련한 심경 등에 대해 물어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 출석을 앞두고 당내 초선 강경파 모임 '처럼회'와 만났다. 이들을 중심으로 검찰을 향한 민주당의 추가 행동이 있을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처럼회 내에선 강경파가 아닌 합리파라는 자평이 있지만 설득력은 높지 않아 보인다.

-'난방비 폭탄'을 두고 여야가 책임 소재를 서로에게 떠넘기면서 서민들의 시름만 깊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포퓰리즘'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대책 미흡'이라고 맞서고 있다.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외부 일정 예고 기사에 '경호 엠바고'를 다르게 설정해 논란이다. 앞서 여당 관계자 발언을 인용한 김 여사와 국민의힘 여성과의 오찬 기사는 삭제됐지만,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참석하기로 했다는 여당 수석대변인 인용 기사는 유지된 상태다.

-여성가족부가 비동의 간음죄 도입 방침을 법무부의 반대로 9시간 만에 철회했다. 부처 간 긴밀한 조율 없이 설익은 정책을 발표해 혼란만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민주당에서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관련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민감한 젠더 이슈를 두고 선택적 침묵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이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이관하는 것에 대해 신중론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 국정원이 포착한 간첩단 의혹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윤 대통령도 대공수사권 이양 문제를 검토하는 것에 공감하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나 전 의원은 불출마 선언 직후 서울 중구에 있는 한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나 전 의원은 측근들과 식사를 하며 그간의 심경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배정한 기자
나 전 의원은 불출마 선언 직후 서울 중구에 있는 한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나 전 의원은 측근들과 식사를 하며 그간의 심경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배정한 기자

◆"당을 사랑합니다"...나경원, 불출마 선언 후 향한 곳은?

-나경원 전 의원이 결국 국민의힘 당대표 불출마를 선언했네?

-맞아. 나 전 의원은 지난 25일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어. 길고도 길었던 20여 일의 '출마 소동'이 막을 내린 순간이었지. 나 전 의원은 "우리 당의 분열과 혼란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막고 화합과 단결로 돌아올 수 있다면 저는 용감하게 내려놓겠다"고 말했어. 선당후사(先黨後私)의 정신을 강조한 셈인데 나 전 의원으로서는 아쉽고 섭섭한 마음이 더 컸을 것 같아. 지금이야 '김기현-안철수' 양강 구도지만, 그전까지만 하더라도 나 전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었으니까. 정치인들은 지지자들의 성원을 출마로 보답한다고 하는데 나 전 의원으로서는 고려해야 할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을 거야. 당장 틀어진 대통령실과의 관계도 그렇고, 자신이 몸담고 있는 정당으로부터 불출마 압박을 받았으니까. 특히 '비윤' '반윤'이라는 비난은 견디기 어려웠을 거라고 해.

-나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날 오찬 회동을 취재했지?

-나 전 의원은 불출마 선언 직후 서울 중구에 있는 한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어. 그동안 나 전 의원을 지근거리에서 도왔던 김민수 전 국민의힘 경기 성남분당을 당협위원장과 박종희, 정양석, 윤종필 전 의원 등 20여 명이 이곳을 찾았어. 나 전 의원은 이날 측근들의 노고에 감사를 전하며 소회를 털어놓았다고 하더라고. 식사 자리는 술이 곁들여지면서 3시간 가까이 이어졌어. 그만큼 허심탄회한 대화가 오갔단 뜻이겠지. 이날 오찬 회동에 참석했던 한 사람은 이른바 '초선 50명 연판장'에 깊숙이 개입했다고 알려진 몇몇 의원들에 대해 섭섭함을 토로하기도 했어. 특히 A 의원과 B 의원에 대한 불만이 아주 많았던 것 같아.

나 전 의원은 전대 불출마를 후회하거나 아쉽지는 않았느냐는 질의에 당을 사랑하는 마음이라며 미소를 보였다. /임영무 기자
나 전 의원은 전대 불출마를 후회하거나 아쉽지는 않았느냐는 질의에 "당을 사랑하는 마음"이라며 미소를 보였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 취재진은 식사를 마치고 나온 나 전 의원과 간단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어. 나 전 의원은 붉게 상기된 모습에 술 냄새도 조금 났었는데, 공개 석상에서는 밝히지 못한 속 이야기들을 많이 한 것 같았어. 나 전 의원은 갑작스럽게 찾아온 취재진에게 불쾌함을 표할 수도 있었지만, 오히려 웃으며 맞이해줬어. 나 전 의원은 이날 자리에 대해 "수고하신 분들, 도아주신 분들과 밥 한 번 먹었다"고 말했어. 전대 불출마 결정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당을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답했지. 후회하거나 아쉽지는 않았느냐는 질의에는 "당을 사랑하는 마음"이라며 미소를 보였어. 또 "우리 당을 사랑하고 대한민국을 사랑한다. 감사하다"며 차량에 올랐지. 물어보고 싶은 게 참 많았지만 이날은 나 전 의원 모친의 기일이기도 했고 불출마 결정과 관련해 심경이 복잡했을 터라 질문을 더 하지는 못했어.

-나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여전히 '전대 최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던데?

-나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안철수 의원의 지지도가 직전 조사보다 두 배가량 급등했다고 해.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등에 업었다는 평가를 받는 김기현 의원은 1위를 기록했지만 안 의원과의 격차가 오차 범위 내로 좁혀졌고. 나 전 의원 지지층 상당수가 안 의원 쪽에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이 가능한 셈이지. 결국 나 전 의원이 어느 후보에 힘을 실어주느냐에 따라 전대 결과가 좌우될 수 있다는 거야. 나 전 의원은 불출마 선언 당시 기자회견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지원 여부에 선을 그었지만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이 있듯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거지.

-김 의원과 안 의원은 나 전 의원에게 넌지시 러브콜을 보내고 있어. 김 의원은 지난 25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나 전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과 관련해 "우리 당 어떤 분들이나 세력과도 연대하고 포용하고 탕평하겠다"고 답했어. 또 나 전 의원과 만날 용의가 있는지에 대해선 "지금 진행되는 것은 전혀 없다"면서도 "아직은 시기가 적절하지 않은 타이밍"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지. 안 의원은 나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날 취재진과 만나 "지금 아마 마음이 굉장히 힘드신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정말로 안타깝다"며 "적절한 시기에 한 번 만나 뵙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어. 나 전 의원이 전대 레이스에서는 중도 하차했지만 그 영향력은 오히려 더 커지는 형국이야. 나 전 의원의 추후 행보가 어떻게 될지 궁금하네.

지난 2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초선 강경파 모임 처럼회와 오찬 모임을 가졌다. 사진은 오찬 후 퇴장하는 이 대표의 모습. /뉴시스
지난 2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초선 강경파 모임 '처럼회'와 오찬 모임을 가졌다. 사진은 오찬 후 퇴장하는 이 대표의 모습. /뉴시스

◆이재명, 檢 출석 앞두고 '처럼회' 오찬…김남국 "처럼회, 강경파 아닌 합리파 평가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 관련 검찰 출석을 앞두고 지난 25일 당내 초선 강경파 모임인 '처럼회'와 오찬을 했다던데.

-이 대표와 처럼회의 오찬 일정이 알려졌지만 식사 장소는 따로 공지가 없어 기자들 사이에서는 이들이 어디서 식사를 하는지가 초미의 관심사였어. 당일 오전에는 여의도 근처 모 식당에서 오찬 회동이 이뤄질 거라는 소식이 기자들 사이에서 퍼지기 시작했어. 원래 오찬 장소는 거기가 맞았나 봐. 오찬 장소가 알려지자 이 대표와 처럼회 측은 장소를 여의도를 벗어난 마포 부근 한정식 식당으로 변경했어.

-이 자리에서 이 대표와 처럼회 의원들이 향후 검찰 조사 대응 전략을 나누는 것 아니겠냐는 추측들이 나오며 관심을 모았어. 이날 식사 자리에는 강민정·김남국·김용민·김의겸·민병덕·민형배·양이원영·이수진(동작)·장경태·정필모·최혜영·황운하 의원 등 처럼회 소속 의원들과 박찬대 최고위원이 참석했어. 김남국 의원에 따르면 식사 자리는 '특별한 의제를 가지고 논의하기 위해서 만든 자리는 아니고 현안에 대한 여러 의견을 두루 듣기 위해 편하게 만든 것'이라고 하네.

-이 대표는 식사를 하며 주로 의원들의 이야기를 경청했다고 해. 의원들은 이 대표에게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에 좀 더 강하게 맞서달라"는 설 민심을 전했다고 하네. 민병덕 의원은 오찬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당대표로서 역할을 많이 하시기로 하셨다"고 했어. 검찰 출석과 관련해 민 의원은 "출석과 관련해 들은 바가 없다"며 선을 긋기도 했어.

-이 대표는 오찬을 마치고 나온 뒤 '검찰 소환 관련 이야기를 나눴나?' '28일 이후 새벽조사 받을 계획이 있나?' '변호인은 한 분만 선임했나?' 등의 취재진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잘 먹고 간다. 고생하셨다"며 자리를 떠났어.

처럼회 소속 친명계 김남국 의원은 최근 처럼회를 향한 평가가 강경파 에서 합리파로 바뀌었다고 했다. /이새롬 기자
처럼회 소속 '친명계' 김남국 의원은 최근 처럼회를 향한 평가가 '강경파' 에서 '합리파'로 바뀌었다고 했다. /이새롬 기자

-이 대표가 처럼회 의원들과 오찬을 한 것을 두고 '검찰개혁'을 이끌었던 강경파를 중심으로 검찰을 향해 민주당 차원의 추가 행동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어. 이에 대해 민 의원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며 "검찰 독재를 수수방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에는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어.

-오찬 다음 날(26일) 처럼회 소속 '친명계' 김남국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처럼회 오찬 자리에서 이 대표가 검찰 출석 관련 의견을 나눴다는 관측에 대해 "소설"이라며 "민주당이 가져가야 될 민생과제, 의제 그리고 선거제도 개혁과 관련해서 의원들 한 분 한 분의 의견을 듣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러한 것들을 두루 폭넓게 편하게 이야기를 듣는 자리였다"고 했어.

-김 의원은 처럼회에 대한 평가가 최근 바뀌었다고 했다던데.

-김 의원은 "올해, 요즘 처럼회에 대한 평가가 바뀐 것 같다"며 "그전에는 초선의 강경파, 소신파 이런 평가가 좀 많았는데 요즘에는 합리파(라는 평가를 받는다)"라고 말했어. 진행자가 "누가 그렇게 평가하냐"는 질문에 김 의원은 "지금 검찰이 하는 걸 보니까 오히려 (처럼회는) 강경파가 아니라 합리파였고 더 했어야 하는데 부족했던 거 아니냐라는 그런 평가가 있다"며 "지금 윤석열 정부가 지금 처럼회 의원들에 대한 평가를 지금 굉장히 올려주고 있는 것 같다"고 답했어.

-처럼회 소속 의원들은 최근 국회 의원회관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풍자하는 그림들을 전시( '2023 굿바이전 인 서울')를 했다가 국회사무처가 뒤늦게 그림들을 철회한 일로 논란이 있었어. 처럼회 의원들은 철거 이후 작품의 원상 복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12월 계획했던 것을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이) 국회 상황을 이유로 부탁해 1월로 연기한 것"이라며 "지레짐작 자기검열"이라고 비판했어. '민주당 출신' 이 사무총장은 당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마친 뒤에 전시회를 하는 게 좋겠다는 민주당 내 많은 의원들의 공감대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현재 이 전시회는 장소를 옮겨 김어준 씨가 발행인을 맡고 있는 온라인 매체 '딴지일보'가 운영하는 한 카페에서 전시 중이야.

-처럼회를 향한 여론은 그렇게까지 바뀌진 않은 것 같은데...(웃음). 본인들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하니 그런 걸로.

한파와 함께 도시가스 난방비 고지서로 민심이 들끓고 있다. 1년 사이 도시가스 요금이 38% 넘게 오르면서 이른바 난방비 폭탄 비판이 정치권을 향하고 있다.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거리를 걷는 시민의 모습. /박헌우 기자
한파와 함께 도시가스 난방비 고지서로 민심이 들끓고 있다. 1년 사이 도시가스 요금이 38% 넘게 오르면서 이른바 '난방비 폭탄' 비판이 정치권을 향하고 있다.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거리를 걷는 시민의 모습. /박헌우 기자

◆'난방비 폭탄', 대책보다 먼저 나온 '네 탓'

-최근 한파와 함께 난방비 고지서로 난리지?

-맞아. 1년 사이에 가스 요금이 38% 넘게 올랐거든. 가스비 인상은 불가피했다고 해. 한국가스공사 적자(미수금)가 2021년 말 1조 8000억 원에서 지난해 말 9조 원으로 늘어났어. 일단 정부는 1분기까지 인상 계획이 없다고 했지만 2분기부터는 다시 올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어. 정부는 지난 26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에너지 바우처와 가스 요금 할인 폭을 지금보다 2배 확대하겠다는 긴급 대책을 내놓았어. 가스비는 계속 오를 텐데 올겨울에만 한한 대책이란 게 아쉬워. 그리고 지원 대상도 117만 가구와 사회적 배려 대상자 160만 가구에 불과해. 경호당 등 사회복지시설, 소상공인·자영업자는 대상에서 제외됐지.

-여당은 다음 주 당정협의를 열고 지원 대상을 확대할 수 있을지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야. 그런데 난방비가 정쟁거리가 됐다고?

-우선 여당은 그 책임을 이전 문재인 정부로 돌렸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포퓰리즘 폭탄'을 윤석열 정부와 서민이 뒤집어쓰고 있다"고 했지. 주 원내대표는 같은 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2020년 말부터 1년 사이에 LNG 값이 3배 정도 급등했다. 그런데 2020년 7월에 오히려 지난 정권에서 가스 요금을 11.2% 인하했다"며 "너무 인기영합 정책 때문에 이렇게 손 놓고 있다가 이런 결과가 왔다"고도 했어.

-여당은 문재인 정부로 화살을 돌렸지만, 가스비 급등의 가장 큰 이유는 국제가격 상승 때문이라고 봐야 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LNG 공급이 줄어들면서 국제가격이 급등했어.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LNG 도입 단가는 2021년 4월 톤당 385.5달러를 찍고 지난해 9월 톤당 1470.4달러까지 상승했어. 저점 대비 281%, 전년 동기 대비 157.5% 상승한 금액이지.

-문재인 정부가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 인상을 억제해온 건 사실이야. LNG 가격이 급등했는데 인상 시기를 놓쳤다고 볼 수 있어.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무능 탓"이라고 했지.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쟁이나 경제 상황 때문에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대체로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며 "현 정부는 대책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했다"고 비판했어.

주호영 원내대표(오른쪽)는 2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추경 편성을 촉구한 야당을 비판했다. /이새롬 기자
주호영 원내대표(오른쪽)는 2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추경 편성을 촉구한 야당을 비판했다. /이새롬 기자

-야당은 대상을 중산층 이상으로 확대하고 지원금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서민뿐 아니라 중산층도 난방비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으니까.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25일 7조 5000억 원 규모의 에너지·고물가 지원금 예산 편성을 정부에 제안했지. 기존에 제안한 5조 원 규모의 물가지원금을 확대한 방안이야.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횡재세'를 도입하자는 방안도 내놓았고.

-추경에 대해 여당은 불가하다는 입장이야. 주 원내대표는 2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난 정부가) 집권 5년 동안 무려 407조 원이나 국가부채를 늘렸다"면서 "올해 예산에도 58조 원의 적자 국채를 냈는데 여기 또다시 수십조 원의 국채를 내서 추경하자는 건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비판했어. 그러면서 "(추경이 필요한 이유로) 난방비 폭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당 대표 사법 리스크와 관련해 국민 시선을 돌려보려는 의도"라며 "조금의 책임감과 양심이 있다면 또다시 빚을 내서 재정을 풀자는 주장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지. 가스비는 계속 인상될 텐데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횡재세에 대해 "전혀 동의할 수 없다.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일축했어. 그는 "특정 기업이 특정 시기에 이익이 난다고 해서 횡재세 형태로 세금을 물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법으로 정한 법인세를 통해 세금을 납부하는 게 건강한 형태"라고 말이야.

-누구 탓인지가 국민에게 그렇게 중요할까. 그보단 가스비가 올랐다는 게 걱정이지. 가스비뿐만이 아니야. 지난해부터 고물가 행진이 이어지면서 올해도 전기 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이 줄줄이 예고돼 있어. 당장 12월보다 1월이 더 추웠는데, 다음 달 고지서가 걱정이야.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송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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