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부터 남다른 역대 대통령 설 선물은?
입력: 2023.01.21 00:00 / 수정: 2023.01.21 00:00

문재인·노무현 전 대통령은 '전통주'
김영삼 전 대통령은 멸치 애용으로 유명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지난 12일 취임 첫 설을 맞아 각계 인사 1만5000여 명에게 설 선물을 보냈다. 2023년 설 선물.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지난 12일 취임 첫 설을 맞아 각계 인사 1만5000여 명에게 설 선물을 보냈다. 2023년 설 선물. /대통령실 제공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대통령도 명절에 선물을 보낸다. 전 대통령과 5부요인, 정계원로, 정부 고위공직자, 종교·문화계 인사를 비롯해 국가에 헌신한 분들과 각종 재난·사고에서 의로운 일을 한 국민들도 포함된다. 일부에게만 전달된다는 점에서도 대통령의 명절 선물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의 행보에는 국정철학이 담기기 마련이다. 명절 선물도 예외는 아니다. 대통령의 명절 선물에는 당시의 시대 상황도 엿볼 수 있다. 대체로 대통령의 선물 품목은 지역 화합과 통합을 상징하는 전국 8도의 지역 특산품이다.

윤석열 대통령 지난 12일 취임 첫 설을 맞아 각계 인사 1만5000여 명에게 설 선물을 보냈다.

대통령실은 "국가와 사회발전을 위해 헌신한 각계 원로, 호국 영웅과 유가족 및 사회적 배려계층 등 1만5000여 명에게 각 지역 특산물이 담긴 설 명절선물과 메시지가 담긴 카드를 전달했다"면서 "종합 2위를 달성해 국민께 희망을 안겨준 국제기능올림픽 참가자와 국회 반도체특위 관계자들께도 발송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설 선물은 떡국 떡(경북 의성), 곱창김(전남 신안), 황태채(강원 인제), 표고채(충남 청양), 멸치(경남 통영), 홍새우(인천 옹진) 등 전국 특산품으로 구성됐다. 대통령실은 "쌀을 비롯한 농수산물의 소비를 촉진하고 각 지역 화합을 바라는 의미"라며 "설날 소중한 분들과 함께 떡국을 드시고 정과 덕담을 나누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재임시절인 2018년의 설 선물. /대통령 기록관
문재인 전 대통령 재임시절인 2018년의 설 선물. /대통령 기록관

직전 문재인 전 대통령은 전통주를 보냈다. 지난해 마지막 설 선물은 김포 문배주였다. 이와 함께 충남 부여 밤, 전남 광양 매실액, 경북 문경 오미자청 등 우리나라 각 지역의 특산물이 함께했다. 취임 첫 설인 2018년에는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기리는 의미에서 평창 서주를 선택했다. 이와 함께 서산 평강, 의령 유과, 포천 강정, 담양 약과를 함께 보냈다. 임기 중 보낸 전통주로는 경북 안동소주(2021), 전북 전주 이강주(2020), 경남 함양 솔송주(2019) 등이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우리나라 지역 특산품을 보냈다. 탄핵안이 가결된 후였던 2017년 설에는 선물을 보내지 않았다. 재임 중이던 2016년엔 충남 보은의 대추, 전남 장흥 표고버섯, 경남 통영 멸치 등이었다. 2015년에는 떡국 떡과 산청 곶감, 영동 호두 등이 담긴 '3종 우리 농산물 세트'를 선물했다. 산청은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신성범 의원의 지역구(경남 산청·함양·거창), 영동은 같은 당 박덕흠 의원의 지역구(충북 보은·옥천·영동)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전국 각 지역의 상품을 보냈는데 이 전 대통령은 '소비 활성화'에 방점을 두고 명절 선물을 선택했다. 임기 마지막 해인 2012년에는 장애인 생산품을 홍보하기 위해 사회적 기업에서 생산한 떡과 참기름, 참깨 등을 선물했다. 2011년엔 쌀 소비 증진을 위해 쌀국수와 잡곡세트를 보내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시절인 2006년 설 선물. /대통령 기록관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시절인 2006년 설 선물. /대통령 기록관

명절에 지역 특산품을 선택하는 건 노무현 전 대통령 때부터 시작됐다. 노 전 대통령은 특히 전통주를 애용했다. 임기 마지막해인 2007년에는 송화백일주를 보냈다. 2006년에는 쌀로 만든 가야곡왕주와 함께 전국 8도의 친환경 고품질 쌀을 선택했다. 직전해인 2005년 쌀 관세화 유예 협상 비준안 통과로 시름이 깊어진 농민들을 고려한 품목이었다. 2005년 설에는 이강주, 2004년 설에는 국화주를 보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고향인 전남의 특산품인 김과 한과를 자주 선물했다. 경남 거제 출신인 김영삼 전 대통령은 멸치를 애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거제도에서 멸치선단을 운영하던 부친이 보내준 멸치였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격려금을 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희·전두환 전 대통령은 인삼을 주로 선물했다. 봉황 무늬가 새겨진 나무상자에 인삼 10여 뿌리를 넣은 이른바 '봉황 인삼'이다.

외에도 전두환은 1983년엔 신문 집배원과 광부에게 방한외투를 지급했다. 외투 오른쪽 속주머니 윗부분에는 '임금이나 윗사람이 준 물품'을 뜻하는 '대통령각하 하사품'이라는 표시가 있다.

박 전 대통령은 해외 취업 노동자들에게 깻잎 통조림, 고추장, 김치, 마늘장아찌 등 식료품을 보냈는데 역시 상자에 '대통령각하 하사품'이라고 써 있다. 박 전 대통령은 또 명절을 포함한 특별한 날에 군 장병이나 어려운 국민에게 담배를 선물한 것으로 유명하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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