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불체포특권' 질문에 "경찰복 입고 강도 행각 벌인다면…"
입력: 2023.01.12 13:51 / 수정: 2023.01.12 13:51

이재명 "'사법 리스크-김건희 특검 연관짓기 부당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모두발언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모두발언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과 관련, 자신을 향한 구속영장이 청구됐을 때 불체포특권을 내려놓을 수 있는지를 묻자 "경찰의 적법한 권한 행사에 대해 우리가 당연히 수용해야겠지만, 경찰복을 입고 강도 행각을 벌이고 있다면 또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판단은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해당 질문에 "민주화 이후에 검찰이 수사·기소권을 이런 식으로 남용한 사례는 없다. 지금은 검찰이 그야말로 권력의 하수인이 됐다"며 "(이전엔 검찰이) 최소한이 기준과 합리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면 지금은 검찰 그 자체가 권력이 되면서 균형과 합리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수사·기소권을 남용해 수사가 아닌 정치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걸 고려해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이어 이 대표는 지난 10일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해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은 소회, 향후 검찰의 추가 조사에 응할 가능성 등 본인의 '사법 리스크' 질문을 받자 "가급적이면 '사법 리스크'가 아니라 '검찰 리스크'라고 질문해주길 바란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국민 한 사람으로서 매우 부당한 처사이긴 하지만 검찰의 소환 요구에 당당하게 임했다"며 "잘못한 일이 없기 때문에 조사에 임했지만 검찰의 이러한 요구들은 매우 부당하고 옳지 않은 처사라는 지적 다시 한번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검찰의 이 대표 수사에 맞서 '김건희 특검 TF(태스크포스)'를 띄웠다는 지적에 이 대표는 "두 사안을 연관 짓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관계가 없는 걸 관계지으면 제가 좀 억울하지 않겠나"라며 "저에 대한 검찰의 정치적 공격은 없는 사실을 지어내 이미 경찰이 무혐의 종결했던 사실을 억지로 만드는 걸로 판단했다. 김 여사와 관련한 부분은 명백한 증거가 많이 드러나고 있지 않나"라며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전 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구속과 관련해 본인이 유감 표명할 생각이 없냐'는 기자의 질문에 "검찰이 녹취록이라는 분명한 근거를 놔두고 그에 상치되는 '번복된 진술'에 의존하는 것은 매우 타당하지 않다"라고 반박했다. '구속은 검찰이 아닌 사법부 판단 아닌가'라는 이어진 질문에 이 대표는 "사법부의 판단은 검찰이 제시한 자료를 갖고 하는 것 아니겠나"라며 측근들의 구속 또한 검찰의 기획이라는 기존 주장을 견지했다.

이 대표는 이어 '검사 신상 공개법' 등 검찰권 남용 문제 개선을 위해 추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묻자 "사실 시스템을 아무리 잘 갖춰놔도, 운영하는 책임자의 의지에 따라 그 시스템은 순식간에 무너진다. 결국은 사람 문제"라고 답변했다. 결국 권력을 누가 가진 지에 따라서 검찰이 움직인다는 지적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모두발언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모두발언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이 대표는 이어 '검사 신상 공개법'과 관련해 "검사만 왜 자기들이 한 일을 공개하면 안 되나. 이미 다 공개된 사실들을 공개했다고 '조리돌림'이라는 표현까지 해가며 반발한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그게 왜 조리돌림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한 행위가 드러내는 게 조리돌림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부정·부당한 행위임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제대로 정당하게 했다면 자랑해야 한다. 고마워해야 한다. 저 같으면 그럴 것 같다"고 비꼬았다.

이 대표는 자신이 국회 입성 이후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시절 보였던 이른바 '사이다'(속 시원하게 말함) 면모를 일부분 잃은 것이 아쉽다고 털어놨다. 그는 "제가 성남시장으로 있을 때는 '왜 이렇게 오버하느냐' 이런 질문도 많이 받았다. 그때는 외면받고 아무도 봐주지 않으니 성과나 의지를 드러내기 위해 색다른 표현과 모양, 모습들을 취했었다"며 "(저를 두고) '사이다 맛 빠졌다' 그런 지적을 하시는데 제가 야당이지만 일국의 최다수당 대표로서 책임감과 무게 때문에 함부로 행동하기 어렵고 표현도 개인일 할 수 있는 것과는 많이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국회에 입성해) 하고 싶은 일이 많지만 당 안에서 개인적인 의지나 욕구를 그대로 드러낼 수는 없는 것이고 책임감때문에 많이 진중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 사실 많이 아쉽다"면서도 "(다만)제 맘속에 가진 더 나은 세상을 향한 꿈이나 의지는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린다"고 말했다.


manyzero@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