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왼쪽)은 국민의힘 당권 도전을 저울질 중인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겨냥해 "어느 한 자리에만 충실할 것을 권한다"고 비판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은 국민의힘 당권 도전을 저울질 중인 나경원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겨냥해 "어느 한 자리에만 충실할 것을 권한다"고 비판했다.

홍 시장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최근 윤 정권 저출산 대책 부위원장(나 위원장)이 대통령실과 조율 없이 좌파 포퓰리즘적 출산 장려 정책을 발표했다가 대통령실이 즉각 아니라고 부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정권이 포퓰리즘 정책을 배격한다고 선언한 것을 모르고 그런 정책을 발표했거나 한번 튀어보려고 혼자 생각하고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 정책 발표는 국회의원 때나 가능한 것이지, 정부 관료로서는 지극히 부적당하다. 정부 신뢰를 추락시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나 위원장은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아이를 낳을 경우 대출 원금을 탕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6일 "나 부위원장의 개인 의견일 뿐, 정부 정책과는 무관하다"며 즉각 선을 그었다.

이를 두고 나 부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대통령실이 견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나 부위원장은 여권 지지층을 상대로 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홍 시장은 나 부위원장에게 "대통령실의 경고를 새겨들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고 두 자리를 놓고 또 과거처럼 기회를 엿보면서 설치면 대통령실도 손절 절차에 들어갈 수도 있을 것이다. 어느 자리든 한자리에만 충실할 것을 권한다"고 언급했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도 전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부위원장은 장관급인데 다리는 공직에 걸쳐놓고 맨날 당 행사하는 모임에 가서 마이크나 잡고 그러면 임명권자를 욕보이는 것이다. 공직에 있는 동안에는 당에 얼씬도 안 한다고 하든지 해야지, 탕감 이야기를 하려면 사전에 물어보고 해야 하는데 정부랑 협의도 안 하고 불쑥 이야기 하면 그것도 말도 안 되는데"라며 "대통령실에서 일거에 '당신은 안 된다'라며 잘라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sejungki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