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총선 승리가 절실하고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일말의 오해도 없어야 하며, 당의 화합과 단결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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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정리=김정수 기자]

◆'윤핵관' 권성동, 돌연 與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5일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어. 지난해 말부터 전국을 돌아다니며 당권주자로서 행보를 보였던 그가 갑자기 마음을 바꾼 이유는 뭘까.

-표면적으로는 '공천 잡음' 우려를 받아들였다고 해. 권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불출마 배경에 대해 "대통령 최측근이 지도부에 입성할 경우 당의 운영 및 총선 공천에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이라는 당원의 우려와 여론을 기꺼이 수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어. 또 "대통령과 논의할 사항이 아니고 제가 스스로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강조했어.

-권 의원의 말을 들으면 그럴듯해 보여. 그런데 사실 권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뜬금없긴 해. 왜냐하면 권 의원이 불출마 기자회견 전까지만 해도 여러 사람으로부터 출마 의사를 들은 바 있었기 때문이야. 심지어 모 관계자는 전화로 "권 의원 측으로부터 도움 요청을 받았는데 고심하고 있다"며 어떻게 할지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거든. 또 다른 관계자 역시 권 의원 출마와 관련해 이야기했어. 여권 내 유명한 인사를 통해서 권 의원의 선거를 돕기로 했다는 내용이었지. 이런 말들을 종합할 때 권 의원의 불출마는 개인의 결단 같으면서도 그렇지 않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

-당 안팎에서 친윤 진영 당권주자들 간 '교통정리'라는 해석에 힘이 실려.

-'교통정리' 해석이 전혀 무리는 아니라고 봐. 김기현 의원은 친윤 핵심 장제원 의원과 이른바 '김장연대'를 띄우며 '윤심' 마케팅에 적극적인 상황인데, 권 의원이 당권에 도전한다면 당원 투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야. 출마를 고심하는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상대적으로 친윤 색채가 옅다는 평가를 받아. 여기에 범친윤계로 분류되는 안철수·윤상현 의원도 호시탐탐 선두권 진입을 노리고 있어 친윤 후보 간 교통정리 필요성이 크다는 분석이 많아.

권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김기현 의원이 '윤심'에 근접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있다. 김 의원은 친윤 핵심인 장제원 의원과 이른바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를 형성했다. /이새롬 기자

-사실상 김 의원으로 친윤 단일화가 이뤄지는 모양새지?

-권 의원이 돌연 불출마하면서 현재로서는 그런 분위기야. 친윤 진영에서는 나 부위원장에게 불출마를 종용하는 모양새거든. 친윤계로 분류되는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6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와 인터뷰에서 나 의원을 향해 "인구문제에 집중해서 어떤 결과물을 내 윤석열 정부 성공에 큰 공헌을 했으면 한다"고 언급했어. 사실상 출마를 만류하는 말로 풀이돼.

-권 의원은 관망하겠다는 입장이야. 권 의원은 불출마 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누구를 지지할 생각은 없다"고 했어. 김 의원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말로 읽히거든. 물론 물밑에서 지원 사격해 줄 수는 있겠지만, 두 사람의 관계가 냉랭하다는 것을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야. 한 기자는 이렇게 말하더라고. "나름 권 의원이 친윤 핵심 인물인데 '친윤'을 자처하는 김 의원에게 '윤심'에서 밀렸다면, 좋은 기회를 잃은 것뿐 아니라 자존심까지 상하는 일이지 않겠냐"라고. 또 다른 기자는 '원조 친윤'이 '신윤(新尹)'에게 판정패 당한 것 아니냐고 평가하더라고.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가 한창인 가운데 최고위원 후보들도 출마를 선언하고 있어. 3월 8일 개최될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새 지도부가 어떤 인물들로 구성될지 궁금해. 갈수록 차기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질 텐데, 잘 지켜보자고.

윤석열 대통령은 계묘년 새해 첫날인 1일 기자회견이 아닌 신년사를 발표했다. 현직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하지 않고 신년사만 발표한 것은 전두환 씨와 윤 대통령뿐이다. /대통령실 제공

◆尹, 신년 기자회견 대신 이례적 '신년사'…알맹이는 조선일보 인터뷰에?

-윤 대통령이 지난 1일 대통령실 일부 참모만 배석한 자리에서 '신년사'를 발표했어. 취임 후 처음으로 맞는 새해인데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는 신년 기자회견 대신 신년사만 발표하는 건 이례적이지?

-윤 대통령은 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약 9분간 생중계로 신년사를 발표한 뒤 곧바로 자리를 떠났어.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은 박정희 대통령 집권기인 1968년 처음 시작됐는데, 이후 대통령이 1월에 꼭 하는 '대통령의 문화'로 자리를 잡았지.

-첫 신년 기자회견을 하지 않은 대통령(당선인)은 전두환 전 대통령과 윤 대통령이 '유이'해. 12월에 대선이 치러졌을 시기 당선된 이명박 전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이던 2008년 1월 신년 기자회견을 했지. 다만 집권 후 처음으로 맞은 2009년엔 신년 기자회견을 하지 않았는데 '불통'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상당했어.

-신년사 내용을 두고도 뒷말이 나왔어. 9분가량의 신년사에서 윤 대통령은 '수출로 복합위기 돌파', '스타트업 코리아 시대 개막', '노동·교육·연금 3대 개혁 본격화' 등을 집권 2년 차 국정 방향으로 제시했어.

-다음 날(2일) 윤 대통령이 조선일보와 12월 30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 기사가 조선일보 지면에 실렸어. 대통령이 9분간의 신년사에서 발표하지 않은 집권 2년 차 국정운영 계획이 이 인터뷰에 담겼지.

윤 대통령은 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일부 참모진만 배석한 가운데 첫 신년사를 발표했다. /대통령실 제공

-특히 △김건희 여사의 역할과 대통령 가족 수사 △새해 내각이나 대통령실 참모진 개편 계획 △야당과의 협치 △언론과의 소통 △윤핵관의 실체 △대북 전략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입장도 이 매체에 밝혔어. 다만 윤 대통령의 두루뭉술한 답변에 추가적인 질문은 없었고, 비판적인 질문도 거의 없었어. 그러다 보니 윤 대통령의 일방적인 주장이 비판 없이 전달됐지.

-일례로 윤 대통령은 '대통령 가족에 대한 수사가 미진하다는 지적도 있다'는 질문에 "수사는 제가 언급할 일도 아니고 또 처에 대한 일이니까 더더욱 그렇다. (검찰총장 시절) 조국 장관 내정자에 대한 수사가 개시된 이후에 몇 년이 넘도록 제 처와 처가에 대해서 전방위적으로 뭐라도 잡아내기 위해서 무슨 지휘권 배제라고 하는 식의 망신까지 줘가면서 수사를 진행했다"고 답했어.

-하지만 최근 대법원이 윤 대통령 장모 최은순 씨의 '잔고 증명서 위조' 책임을 인정한 판결을 하면서, 최 씨는 4억 9000만 원의 돈을 물어주게 됐어. 또 최 씨는 지난해 12월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을 부담 수급한 혐의에 대해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는데, 이례적으로 "검사의 증명 부족으로 무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을 수긍한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어. 검사의 최 씨의 혐의에 대한 증명이 왜 부족했는지는 각자가 짐작해 보면 될 것 같아.

-김 여사와 최 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깊게 연루된 정황도 관련 재판에서 속속 드러나고 있어. 이런 부분에 대한 추가 질문은 없었지.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시절 '지휘권 배제'로 망신까지 줘가면서 수사를 진행했는데도 사실상 별다른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식으로 답했는데, 수사 지휘권이 배제됐다고 해도 검찰총장 부인에 대한 수사를 당시 검찰이 제대로 했을지는 의문이야. 또 이후 재판 과정에서 김 여사와 최 씨의 주가조작 정황이 새롭게 드러나고 있는데도, 이 부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은 것은 선택적 정의, 선택적 답변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여.

-어쨌든 윤 대통령 신년사보다 조선일보 인터뷰에 윤 대통령이 말하고자 한 '알맹이'가 훨씬 더 많이 담긴 것은 분명해 보이네. 이번을 계기로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도 이런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였으면 해. 윤 대통령 스스로 '소통'을 강조한 만큼 실제 그런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어.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송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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